해상도: 파장, NA, k₁
노광기가 찍을 수 있는 가장 작은 무늬는 식 하나로 정해진다. 선폭 = k₁ × 파장 ÷ NA. 반도체 산업은 50년 동안 이 식의 세 글자를 차례로 깎아 왔다. 파장을 436 nm에서 13.5 nm로 줄였고,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물을 채워 NA를 1 위로 올렸고, k₁을 이론이 허락하는 바닥 0.25 근처까지 밀어붙였다. 이 장에서는 세 글자를 하나씩 직접 돌려 보며 무늬가 언제 생기고 언제 사라지는지 본다.
- 두 빔 조건에서 레일리 식 \(\mathrm{CD} = k_1 \lambda / \mathrm{NA}\)를 유도하고, \(k_1\)의 바닥이 0.25인 이유를 설명한다.
- NA = n·sinθ가 무엇을 재는 수인지, 왜 공기 중에서는 1을 넘지 못하고 물을 채우면 1.35까지 가는지 말한다.
- g선에서 High-NA EUV까지 일곱 세대의 파장·NA·최소 half-pitch를 계산한다.
- 주어진 패턴의 \(k_1\)을 구해 한 번의 노광으로 가능한지, 어떤 보조 기술이 필요한지 판단한다.
- NA를 키운 대가로 초점 심도가 \(\lambda/\mathrm{NA}^2\)로 줄어드는 것을 설명한다.
두 빔이 만나야 무늬가 생긴다
노광 단계는 마스크의 무늬를 렌즈로 줄여 웨이퍼 위 레지스트에 비추는 일이다(1장). 2장에서 본 것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피치 \(p\)인 격자 마스크는 빛을 회절 차수로 쪼개고, 그 차수들은 \(\sin\theta_m = m\lambda/p\)인 방향으로 퍼진다. 렌즈는 그중 자기 안으로 들어온 것만 모아 웨이퍼에 다시 겹친다. 웨이퍼 위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생기려면 차수가 적어도 두 개 만나야 한다. 0차 하나만으로는 어디나 똑같이 밝은 빛이 될 뿐이다.
그러면 "얼마나 촘촘한 무늬까지 찍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1차 회절광이 렌즈 안으로 들어오는가"라는 질문과 같다. 피치가 줄면 회절각이 커지고, 어느 순간 1차가 렌즈 가장자리 밖으로 나간다. 아래 그림에서 직접 확인한다. +1차 광선 끝의 손잡이를 좌우로 끌면 피치가 바뀐다. 먼저 수직 조명에서 1차가 렌즈를 벗어나는 순간을 찾고, 그다음 조명을 기울여 같은 일을 다시 해 본다.
1차 회절광을 렌즈 안에 넣기
수직 조명에서는 0차가 렌즈 한가운데를 지나고 ±1차가 좌우 대칭으로 벌어진다. 1차가 렌즈 가장자리에 걸리는 조건은 \(\sin\theta_1 = \lambda/p = \mathrm{NA}\)다. 여기서 NA는 렌즈가 받아들이는 가장 가파른 광선의 사인값이다(다음 절에서 다룬다). 따라서 수직 조명의 한계 피치는 \(\lambda/\mathrm{NA}\)다.
조명을 기울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0차를 렌즈 왼쪽 끝(\(\sin\theta = -\mathrm{NA}\))에 놓으면 +1차는 \(-\mathrm{NA} + \lambda/p\)에 온다. 이것이 오른쪽 끝 \(+\mathrm{NA}\)를 넘지 않으면 된다. 렌즈 지름 전체를 두 빔 사이의 간격으로 쓰는 셈이다.
선과 간격의 폭이 같다면 선폭은 피치의 절반, 곧 half-pitch다. 한계 half-pitch는 \(p_{\min}/2 = 0.25\,\lambda/\mathrm{NA}\)다. 실제 공정은 이 한계에 꼭 붙어서 일하지 않으므로 앞의 0.25를 일반적인 계수 \(k_1\)로 바꿔 쓴다. 이것이 레일리 식(Rayleigh criterion)이다.
식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더 작게 찍으려면 길은 셋뿐이다. 파장을 줄인다. NA를 키운다. \(k_1\)을 낮춘다. 이 장의 나머지는 이 세 길을 차례로 걷는다. 조명을 어떻게 기울이는지, 그 모양을 어떻게 고르는지는 4장의 주제다.
NA는 무엇을 재는 수인가
렌즈의 성능을 지름으로 말하지 않고 개구수(Numerical aperture, NA)로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해상도를 정하는 것은 렌즈의 크기가 아니라 빛이 웨이퍼 위 한 점으로 모일 때의 각도다. 한 점에 모이는 빛다발은 원뿔 모양이고, 그 원뿔의 반각을 \(\theta\)라 하면
앞 절의 두 빔 조건을 웨이퍼 쪽에서 다시 보면 뜻이 분명해진다. 두 빔이 각도 \(2\theta\)로 벌어져 만나면 간섭무늬의 주기는 \(\lambda/(2n\sin\theta)\)다. 더 비스듬히 만날수록 무늬가 촘촘하다. NA는 렌즈가 두 빔을 얼마나 비스듬히 만나게 할 수 있는지를 잰다.
아래 그림에서 렌즈 가장자리의 손잡이를 끌어 원뿔의 반각을 바꿔 본다. 아래쪽 곡선은 그 원뿔이 한 점에 모였을 때 생기는 빛 점의 세기 분포다. 원뿔이 넓어질수록 점이 가늘어지는 것, 그리고 각도가 90°에 가까워질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본다.
빛 원뿔의 반각과 NA
공기 중에서는 \(\sin\theta\)가 1을 넘지 못하므로 NA도 1을 넘지 못한다. 게다가 1에 가까워질수록 값이 비싸다. 반각 60°면 NA 0.87인데, 0.93을 얻으려면 68°가 필요하고 렌즈는 훨씬 커진다. 건식 ArF 스캐너의 NA가 0.93에서 멈춘 까닭이다. 그 위로 가려면 식의 다른 글자 \(n\)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뒤에서 볼 액침이다.
빛 점의 크기를 \(0.61\lambda/\mathrm{NA}\)라고 한 것은 레일리가 원래 망원경의 두 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쓴 값이다. 점 두 개를 가르는 기준에서는 계수가 0.61, 격자의 half-pitch를 가르는 기준에서는 0.25~0.5다. 계수는 "무엇을 구분하는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lambda/\mathrm{NA}\)라는 뼈대는 같다. 노광에서 이 계수를 \(k_1\)이라는 조절 가능한 수로 남겨 둔 이유다.
파장, NA, 피치를 직접 돌려 본다
이제 레일리 식의 세 글자를 한 화면에 놓는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선폭이 피치의 절반인 격자 마스크를 주어진 파장과 NA로 비췄을 때 웨이퍼 위에 생기는 빛의 세기 분포, 곧 공간상(Aerial image)을 계산한다. 가운데 곡선이 공간상이고 점선은 레지스트의 문턱값이다. 세기가 문턱보다 낮은 곳에 레지스트 선이 남는다(맨 아래 띠).
함께 나오는 두 수를 눈여겨본다. 대비(Contrast)는 \((I_{\max} - I_{\min})/(I_{\max} + I_{\min})\)으로,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얼마나 뚜렷이 갈리는지를 나타낸다. NILS(Normalized image log-slope)는 선 가장자리에서 세기가 얼마나 가파르게 변하는지를 선폭으로 정규화한 값이다. NILS가 클수록 노광량이 조금 흔들려도 선폭이 덜 변한다. 경험상 2 이상이면 편하고 1.5 아래로 내려가면 양산이 힘들다(10장).
레일리 식 탐색기
세 슬라이더가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상을 정하는 것은 \(k_1 = \mathrm{hp}\cdot\mathrm{NA}/\lambda\) 하나다. 파장을 반으로 줄이면서 피치도 반으로 줄이면 곡선의 모양은 그대로이고 가로축의 눈금만 반이 된다. 광학은 \(\lambda/\mathrm{NA}\)라는 자로 길이를 잰다.
이 시뮬레이터의 조명에서는 \(k_1\)이 0.29쯤에서 선이 붙어 버린다. 대비가 0이 되는 것은 0.26 근처지만, 대비가 조금 남아 있어도 문턱을 넘나들 만큼 세기가 출렁이지 않으면 레지스트에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 이론의 벽 0.25와 실제로 찍을 수 있는 한계 사이에는 틈이 있고, 그 틈을 좁히는 것이 조명(4장), 마스크(6장), OPC(7장), 레지스트(8장)의 일이다.
일곱 세대의 노광기
레일리 식의 \(\lambda\)와 NA는 장비를 살 때 정해진다. 양산에 쓰인 노광기는 광원에 따라 크게 일곱 세대로 나뉜다. 수은 램프의 g선과 i선, 엑시머 레이저인 KrF와 ArF, 물을 채운 ArF 액침, 그리고 주석 플라스마에서 나오는 EUV와 그 High-NA 판이다.
| 세대 | 광원 | 파장 (nm) | NA (대표) | λ/NA (nm) | 이론 한계 hp 0.25λ/NA | 실용 한계 hp (k₁) | 양산 시기 |
|---|---|---|---|---|---|---|---|
| g선 | 수은 램프 | 436 | 0.45 | 969 | 242 | 약 580 (0.6) | 1980년대 |
| i선 | 수은 램프 | 365 | 0.60 | 608 | 152 | 약 300 (0.5) | 1990년 전후~ |
| KrF | 엑시머 레이저 | 248 | 0.80 | 310 | 77.5 | 약 110 (0.35) | 1990년대 후반~ |
| ArF 건식 | 엑시머 레이저 | 193 | 0.93 | 208 | 51.9 | 약 62 (0.3) | 2000년대 초~ |
| ArF 액침 | 엑시머 레이저 + 물 | 193 | 1.35 | 143 | 35.7 | 약 40 (0.28) | 2007년께~ |
| EUV 0.33 | 주석 플라스마 | 13.5 | 0.33 | 40.9 | 10.2 | 약 12 (0.3) | 2019년께~ |
| EUV High-NA | 주석 플라스마 | 13.5 | 0.55 | 24.5 | 6.1 | 약 7.4 (0.3) | 2025년께 도입 |
표의 "실용 한계"는 각 세대가 성숙했을 때 양산에서 도달한 대표적인 \(k_1\)을 넣어 계산한 값이다. 세대가 뒤로 갈수록 \(k_1\)이 작아진다. 장비를 바꾸는 것보다 \(k_1\)을 깎는 것이 싸기 때문에, 한 세대의 장비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 온 흔적이다.
숫자로만 보면 감이 오지 않는다. 아래에서는 같은 시험 패턴을 세대를 바꿔 가며 찍어 본다. 패턴에는 밀집선 네 줄, 끝과 끝이 마주 보는 선, 홀로 선 선, ㄱ자 꺾임, 네모 기둥 아홉 개가 들어 있다. 점선이 설계한 모양이고 색칠된 부분이 실제로 남는 레지스트다. half-pitch 슬라이더는 패턴 전체를 같은 비율로 줄이고 늘린다.
같은 패턴을 일곱 세대로 찍기
패턴이 망가지는 순서에는 규칙이 있다. \(k_1\)이 0.6을 넘으면 설계한 모양이 거의 그대로 나온다. 0.4 근처로 내려가면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선 끝이 짧아지고, 작은 기둥은 설계보다 훨씬 작게 남거나 사라진다. 0.3 근처에서는 밀집선만 겨우 남고, 그 아래에서는 그마저 한 덩어리로 붙는다. 2차원 모양은 1차원 선보다 먼저 무너진다. 이 점은 이 장의 마지막 절에서 다시 다룬다.
액침: 물 한 겹으로 NA를 1 위로
ArF 건식의 NA는 0.93에서 멈췄다. 그런데 표의 다음 줄은 같은 193 nm 파장으로 NA 1.35다. 바뀐 것은 렌즈 맨 아래 면과 웨이퍼 사이 약 1 mm 틈에 든 것뿐이다. 공기 대신 초순수를 채웠다. 이것이 액침 노광(Immersion lithography)이다.
왜 물 한 겹이 NA를 바꾸는지는 스넬의 법칙이 말해 준다. 빛이 굴절률이 다른 매질의 경계를 지날 때 \(n\sin\theta\)는 변하지 않는다.
렌즈 유리 안에서는 \(n\sin\theta\)가 1보다 큰 광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그 광선이 유리를 빠져나올 때다. 틈이 공기라면 \(\sin\theta_{\text{틈}} = n\sin\theta / 1.00\)이 1을 넘어야 하는데, 그런 각도는 없다. 광선은 유리 면에서 전반사(Total internal reflection)되어 되돌아간다. 아래 그림에서 유리 안의 광선을 끌어 각도를 키워 보고, 틈을 공기에서 물로 바꿔 같은 광선이 어떻게 되는지 본다.
렌즈, 틈, 레지스트를 지나는 광선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는다. 물이 광선을 "더 꺾어서"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 통과만 한다면 레지스트 안에서의 각도는 틈에 무엇이 있든 같다. \(n\sin\theta\)가 보존되기 때문이다. 물이 하는 일은 공기라면 유리 면에서 되돌아갔을 가파른 광선을 살려 내는 것이다. 두 빔이 레지스트 안에서 더 비스듬히 만나게 되고, 그만큼 무늬가 촘촘해진다.
같은 이야기를 파장으로 말할 수도 있다. 물속에서 193 nm 빛의 파장은 \(193/1.44 \approx 134\) nm다. 액침은 광원을 바꾸지 않고 파장을 134 nm로 줄인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숫자가 뒤에서 볼 157 nm 노광의 운명을 정했다.
액침에는 공짜가 아닌 것들이 따라온다. 웨이퍼가 초당 수백 mm로 움직이는 동안 물방울을 렌즈 아래에 붙잡아 둬야 하고, 물에 기포가 생기면 그대로 결함이 되며, 레지스트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오지 않게 톱코트나 물에 강한 레지스트를 써야 한다(8장). 그래도 광원과 마스크, 레지스트 화학을 그대로 둔 채 해상도를 45% 높인 값으로는 쌌다.
k₁: 얼마나 어려운 패턴인가
레일리 식을 뒤집으면 \(k_1 = \mathrm{CD}\cdot\mathrm{NA}/\lambda\)다. 찍고 싶은 half-pitch와 가진 장비를 넣으면 숫자 하나가 나온다. 노광 엔지니어는 이 숫자를 난이도 눈금으로 쓴다. 패턴의 크기를 nm가 아니라 \(\lambda/\mathrm{NA}\)라는 자로 잰 값이기 때문에, 세대가 다른 장비 사이에서도 같은 뜻을 가진다.
| k₁ | 난이도 | 필요한 것 |
|---|---|---|
| 0.6 이상 | 여유 | 평범한 원형 조명과 바이너리 마스크로 충분하다. 설계한 모양이 거의 그대로 찍힌다. |
| 0.4 ~ 0.6 | 보정 필요 | 환형 조명, OPC(7장)가 기본이 된다. 모서리 둥글어짐과 선 끝 줄어듦을 마스크에서 미리 보정한다. |
| 0.25 ~ 0.4 | 강한 RET | 쌍극·사중극 조명과 광원-마스크 최적화(4장), 위상 변이 마스크와 SRAF(6장), 한 방향으로만 뻗는 설계 규칙. 공정 윈도가 좁다(10장). |
| 0.25 미만 | 한 번에는 불가능 | 두 번째 회절광이 렌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러 번 나눠 찍거나(16장) 파장이 더 짧은 장비로 옮긴다. |
조명, 마스크, OPC처럼 \(k_1\)을 낮추는 기술을 통틀어 해상도 향상 기술(Resolution enhancement technique, RET)이라 한다. 경계의 숫자는 칼같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패턴 종류와 공정 여유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지만, 0.25만은 움직이지 않는다. 물리의 벽이다.
아래 눈금은 일곱 세대의 장비를 가로축 half-pitch 위에 나란히 놓은 것이다. 세로선을 좌우로 끌면 그 half-pitch가 각 장비에서 얼마나 어려운지 한 번에 보인다.
k₁ 난이도 눈금
눈금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장비 세대를 바꾸면 \(k_1\)이 올라간다. ArF 액침으로 0.28에서 버티던 패턴을 EUV로 옮기면 같은 half-pitch가 0.98이 된다. 새 장비는 "더 작게 찍는 능력"만 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쉽게 찍는 여유"를 준다. 그 여유를 다시 깎아 쓰는 것이 다음 십 년의 일이 된다.
파장이 선폭을 따라가지 못한 30년
세 글자가 어떤 순서로 깎였는지를 연도로 펼쳐 본다. 아래 그래프의 계단선은 그해 최첨단 양산에 쓰인 노광 파장이고, 매끄러운 선은 양산된 가장 작은 half-pitch다. 점선은 그해 장비로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이론 한계 \(0.25\lambda/\mathrm{NA}\)다. 세로축은 로그 눈금이다. 연도 손잡이를 끌어 본다.
파장과 최소 선폭의 연표
연표는 네 시기로 읽힌다.
- 1995년 이전: 파장보다 큰 무늬. \(k_1\)이 0.6을 넘는다. 마스크에 그린 대로 찍혔고, 더 작게 찍고 싶으면 수은 램프의 더 짧은 스펙트럼선으로 옮기면 됐다.
- 1995~2012년: 파장보다 작은 무늬. 선폭이 파장 아래로 내려간 뒤로 둘 사이의 틈은 해마다 벌어졌다. 이 틈을 서브파장 간극(Sub-wavelength gap)이라 부른다. 193 nm 빛으로 40 nm를 찍었으니 파장의 5분의 1이다. 이 틈을 메운 것이 NA의 상승(0.6 → 1.35)과 \(k_1\)의 하락(0.6 → 0.28), 곧 OPC와 위상 변이 마스크, 변형 조명이다.
- 2012~2018년: 벽 아래. ArF 액침의 한계는 half-pitch 약 36 nm다. 그 아래는 한 번의 노광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half-pitch는 20 nm 아래까지 내려갔다. 한 층을 두 번, 네 번에 나눠 찍는 멀티 패터닝 덕분이다(16장). 공정 수와 마스크 수가 그만큼 늘었다.
- 2019년 이후: 다시 파장만 한 무늬. EUV가 들어오면서 파장이 단번에 14분의 1이 됐다. 20여 년 만에 선폭이 파장과 비슷한 크기로 돌아왔고 \(k_1\)은 0.4 근처로 올라섰다. 다만 NA가 0.33으로 작아서 여유는 금방 소진됐다. 지금은 half-pitch가 다시 파장 바로 아래에 있고 \(k_1\)은 0.3 근처다.
파장의 계단을 보면 436 → 365 → 248 → 193 다음에 올 숫자가 있었다. 불소(F₂) 엑시머 레이저의 157 nm다. 2000년대 초까지 업계의 로드맵은 157 nm를 다음 세대로 적어 놓았고, 장비와 재료 개발에 큰돈이 들어갔다. 그러나 157 nm 스캐너는 양산에 쓰이지 않았다.
걸림돌은 재료였다. 157 nm에서는 용융 석영이 빛을 흡수하므로 렌즈를 형석(CaF₂) 결정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큰 결정을 균일하게 기르기 어렵고 결정 자체에 복굴절이 있었다. 공기 중의 산소와 수증기도 빛을 흡수해서 광로 전체를 질소로 채워야 했다. 기존 레지스트와 펠리클 재료는 너무 불투명했다.
결정타는 액침이었다. 193 nm에 물을 채우면 유효 파장이 134 nm로, 157 nm보다 짧아진다. 렌즈 재료도, 레이저도, 레지스트 화학도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다. 2003년께 주요 업체들이 157 nm를 접고 193 nm 액침으로 방향을 틀었다. 파장을 줄이는 길이 막히자 NA를 키우는 길로 돌아간 것이다. 그다음 파장의 계단은 193에서 13.5로 곧바로 떨어진다(13장).
NA의 대가: 얕아지는 초점
레일리 식만 보면 NA는 클수록 좋다. 그런데 NA를 키우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다. 빛이 가파른 원뿔로 모일수록 초점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상이 흐려진다. 상이 쓸 만하게 유지되는 초점 범위를 초점 심도(Depth of focus, DOF)라 하고, 레일리의 두 번째 식이 그 크기를 준다.
해상도는 NA에 반비례하는데 초점 심도는 NA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NA를 두 배로 키우면 선폭은 반이 되지만 초점 심도는 4분의 1이 된다. 파장을 줄일 때는 둘 다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 그래서 같은 해상도를 얻는다면 NA를 키우는 것보다 파장을 줄이는 쪽이 초점에는 유리하다.
아래 그림의 위쪽은 격자의 공간상을 초점 방향으로 펼친 것이다. 가로축이 초점 어긋남, 세로축이 웨이퍼 위 위치다. 가운데(초점 0)에서는 줄무늬가 선명하고 양옆으로 갈수록 흐려진다. 아래 곡선은 각 초점에서의 대비다. NA를 키우면 줄무늬는 촘촘해지지만 선명한 구간은 좁아진다. 패턴의 half-pitch는 NA에 맞춰 \(0.8\lambda/\mathrm{NA}\)로 따라 움직이게 했다. 난이도(\(k_1\))를 같게 두고 초점 심도만 비교하기 위해서다.
NA를 키우면 초점이 얕아진다
대표값을 넣어 보면 추세가 뚜렷하다. \(\lambda/\mathrm{NA}^2\)는 KrF NA 0.6에서 약 690 nm, ArF 건식 0.93에서 약 220 nm, EUV 0.33에서 약 120 nm, High-NA 0.55에서는 약 45 nm다. 웨이퍼 표면의 굴곡, 레지스트 두께, 스캐너의 초점 제어 오차가 모두 이 안에 들어가야 한다. 수백 nm이던 예산이 수십 nm가 됐다. 웨이퍼를 화학 기계 연마로 평탄하게 갈아야 하는 이유의 절반은 여기에 있다. 초점이 어긋날 때 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수차가 거기에 무엇을 더하는지는 5장에서 다룬다.
액침은 이 점에서도 득을 봤다. 같은 NA라면 물속의 광선은 공기 중보다 덜 가파르다(\(\sin\theta = \mathrm{NA}/n\)). 그래서 건식 NA 0.93을 그대로 액침으로 바꾸기만 해도 식으로 계산한 초점 심도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액침이 처음 양산에 들어온 명분은 해상도보다 이 초점 여유였다.
초점만이 대가는 아니다. 앞의 원뿔 그림에서 봤듯이 반각이 커지면 렌즈가 급격히 커진다. ArF 액침 스캐너의 투영 렌즈는 석영 렌즈와 거울 수십 장을 쌓은 높이 1 m 남짓, 무게 1 t 안팎의 기둥이고, 면 하나하나를 원자 몇 층 수준으로 다듬는다. High-NA EUV에서는 거울 지름이 약 1 m에 이르고, 마스크 쪽 각도를 감당하지 못해 한 방향의 축소 배율을 4배에서 8배로 바꿨다. 한 번에 찍는 면적이 반으로 줄었다(14장). 장비 값도 따라 올랐다. 공개된 보도 기준으로 ArF 액침 스캐너가 대당 약 1억 달러 안쪽, EUV 0.33이 약 2억 달러 안팎, High-NA가 약 4억 달러 수준이다.
홀은 선보다 어렵다
지금까지의 한계 \(k_1 = 0.25\)는 한 방향으로 뻗은 밀집선에 대한 것이었다. 칩에는 선만 있지 않다. 층과 층을 잇는 콘택트 홀(Contact hole)과 비아, 선의 끝, 꺾이는 모서리 같은 2차원 모양이 있고, 이것들은 같은 half-pitch에서도 선보다 훨씬 어렵다.
이유는 둘이다. 첫째, 2차원 격자는 빛을 x와 y 두 방향으로 회절시킨다. 선은 조명을 한 방향으로만 기울이면 되지만, 홀은 두 방향의 회절광을 함께 렌즈에 넣어야 한다. 둘째, 빛의 양이 적다. 어두운 마스크에 뚫린 작은 구멍은 면적의 4분의 1만 빛을 통과시키고, 그나마 회절로 잃는다. 홀 한가운데의 세기가 맑은 곳의 몇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아래에서 같은 half-pitch의 밀집선과 홀 배열을 같은 장비, 같은 노광량으로 나란히 찍어 본다. 흰 윤곽이 레지스트가 열리는 경계다.
같은 half-pitch의 선과 홀
선과 홀을 한 장의 마스크, 한 번의 노광량으로 함께 찍기 어렵다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실제 칩에서는 선으로 된 층과 홀로 된 층을 따로 두고, 층마다 조명과 노광량을 따로 맞춘다. 홀 층은 같은 장비에서도 선 층보다 큰 \(k_1\)에서 일한다. 대략 밀집선이 0.28~0.3까지 내려갈 때 밀집 홀은 0.35~0.45에서 멈춘다. 선을 먼저 찍고 다른 마스크로 잘라 내는 방식(컷 마스크, 16장)이 널리 쓰이는 것도 2차원 모양을 1차원 두 번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EUV에서는 여기에 빛의 알갱이 문제가 겹친다. 홀 하나에 들어오는 광자 수가 적어서 어떤 홀은 우연히 덜 열리거나 아예 막힌다(14장). 해상도 식이 "찍힌다"고 말해도 모든 홀이 찍힌다는 보장은 아니다.
k₁로 장비를 고른다
2장에서 피치 28 nm 격자의 1차 회절각을 구했다. 이번에는 같은 것을 난이도 눈금으로 읽는다. 선폭 14 nm에 대해 \(k_1 = \mathrm{CD}\cdot\mathrm{NA}/\lambda\)를 세 장비로 계산한다.
| 장비 | k₁ (CD 14 nm) | 최소 피치 λ/(2NA) | 판정 |
|---|---|---|---|
| ArF 액침 (193 nm, NA 1.35) | 0.098 | 71.5 nm | 한 번에는 불가능 |
| EUV (13.5 nm, NA 0.33) | 0.342 | 20.5 nm | 가능, 강한 RET 영역 |
| EUV High-NA (13.5 nm, NA 0.55) | 0.570 | 12.3 nm | 여유 |
ArF 액침의 0.098은 벽 0.2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피치 28 nm는 이 장비의 최소 피치 71.5 nm의 0.39배이므로, 한 번에 찍은 무늬를 적어도 세 번은 나눠야 한다(16장에서 다시 본다). EUV 0.33 NA는 0.342로 벽 위에 있지만 여유가 크지 않다. High-NA라면 0.57로 편하지만 장비가 귀하고 초점 심도가 얕다. 이 책은 EUV 0.33 NA 한 번으로 가는 길을 택한다.
핵심 정리
- 무늬가 생기려면 회절 차수 두 개가 렌즈를 지나야 한다. 조명을 기울여 렌즈 지름 전체를 쓰면 한계 피치는 \(\lambda/(2\mathrm{NA})\), 한계 half-pitch는 \(0.25\lambda/\mathrm{NA}\)다.
- 레일리 식 \(\mathrm{CD} = k_1\lambda/\mathrm{NA}\). 더 작게 찍는 길은 파장을 줄이거나, NA를 키우거나, \(k_1\)을 낮추는 것 셋뿐이다. 상의 품질은 \(k_1\) 하나로 정해진다.
- NA = n·sinθ는 빛이 한 점에 모이는 원뿔의 반각을 잰다. 공기 중에서는 1을 넘지 못하고, 실용 한계는 0.93이었다.
- 액침은 틈을 물(n ≈ 1.44)로 채워 유리 면에서 전반사되던 가파른 광선을 살린다. NA 1.35, 유효 파장 134 nm. 157 nm 노광을 밀어낸 것이 이 숫자다.
- \(k_1\)은 난이도 눈금이다. 0.6 이상은 여유, 0.4~0.6은 OPC, 0.25~0.4는 강한 RET, 0.25 미만은 한 번의 노광으로 불가능하다.
- 선폭은 1995년께 파장 아래로 내려갔고, 2012년께부터는 ArF 액침의 벽 아래를 멀티 패터닝으로 찍었다. EUV(13.5 nm)가 선폭을 다시 파장만 한 크기로 돌려놓았다.
- 초점 심도는 \(k_2\lambda/\mathrm{NA}^2\). NA를 키우면 해상도보다 초점이 더 빨리 나빠진다. 렌즈 크기와 장비 값도 함께 오른다.
- 홀과 선 끝 같은 2차원 모양은 빛이 적게 들어오고 두 방향의 회절광이 모두 필요해서, 밀집선보다 큰 \(k_1\)이 필요하다.
확인 퀴즈
1. ArF 건식 스캐너(λ = 193 nm, NA = 0.93)로 half-pitch 65 nm인 밀집선을 찍으려 한다. \(k_1\)은 약 얼마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2. 액침 노광에서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물을 채우면 NA가 1을 넘을 수 있는 이유로 가장 정확한 것은?
3. 파장은 그대로 두고 NA를 0.6에서 0.9로 키웠다. 같은 \(k_1\), \(k_2\)에서 해상도(half-pitch)와 초점 심도는 각각 어떻게 되는가?
4. 2015년께 ArF 액침(λ = 193 nm, NA = 1.35)만으로 half-pitch 약 22 nm의 배선이 양산되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