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과 부분 간섭성
3장은 파장과 NA가 정해지면 찍을 수 있는 피치의 한계가 정해진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렌즈, 같은 파장으로도 마스크를 어느 방향에서 비추느냐에 따라 그 한계가 두 배까지 달라진다. 렌즈는 그대로 두고 빛이 들어오는 각도만 바꾸는 것이므로 가장 값싼 해상도 향상 기술이다. 이 장에서는 광원점 하나를 손으로 끌어 보는 데서 시작해, 점을 여러 개 모아 조명 모양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광원을 한 칸씩 직접 칠해서 패턴에 맞는 조명을 찾는다.
- 빛을 기울이면 왜 더 촘촘한 피치가 찍히는지 동공 그림으로 설명한다.
- 쾰러 조명에서 광원점마다 만든 상이 세기로 더해진다는 아베의 생각을 말한다.
- 부분 간섭성 \(\sigma\)를 정의하고 차단 피치 \(\lambda/(\mathrm{NA}(1+\sigma))\)를 유도한다.
- 원형·환형·쌍극·사중극 조명의 장단점과 금지 피치를 구분한다.
- 주어진 피치에서 극의 이상적 위치 \(\sigma = \lambda/(2p\,\mathrm{NA})\)를 계산하고, 그 자리가 초점에 강한 이유를 설명한다.
- 자유형 광원과 광원-마스크 최적화(SMO), 동공 채움 비율이 무엇인지 안다.
빛을 기울이면 생기는 일
2장의 결론은 두 가지였다. 마스크의 주기 무늬는 빛을 띄엄띄엄한 방향의 회절 차수(Diffraction order)로 쪼갠다. 그리고 웨이퍼에 무늬가 생기려면 그 차수 가운데 적어도 두 개가 렌즈를 통과해 다시 만나야 한다. 0차 하나만 지나가면 웨이퍼는 고르게 밝을 뿐이다.
마스크를 정면에서 수직으로 비추면 0차는 렌즈 한가운데로, +1차와 −1차는 좌우로 같은 각도만큼 벌어져 나간다. 피치 \(p\)가 작을수록 벌어지는 각이 커지고(\(\sin\theta = \lambda/p\)), 어느 순간 ±1차가 한꺼번에 렌즈 가장자리 밖으로 나간다. 그때가 수직 조명의 한계다.
여기서 생각을 바꾼다. 무늬에 필요한 것은 차수 두 개이지 세 개가 아니다. ±1차를 둘 다 넣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빛을 비스듬히 넣으면 0차, +1차, −1차가 한 덩어리로 옆으로 밀린다. 0차가 렌즈의 한쪽 끝으로 가면 반대쪽 1차 하나가 렌즈 안으로 들어온다.
옆에서 본 그림은 직관적이지만 계산하기에는 불편하다. 노광 엔지니어는 렌즈를 위에서 내려다본 그림, 곧 동공(Pupil) 그림을 쓴다. 동공은 반지름이 1인 원이다. 원의 가장자리가 렌즈가 받아들이는 가장 큰 각(\(\sin\theta = \mathrm{NA}\))이고, 원 안의 한 점은 빛 한 줄기의 방향이다. 이 좌표에서 피치 \(p\)인 격자의 차수 사이 간격은 \(\lambda/(p\,\mathrm{NA})\)다. 피치 28 nm이면 1.46이므로 반지름 1인 원 안에 차수 두 개를 겨우 넣을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가운데 손잡이가 0차, 곧 조명이 들어오는 방향이다. 처음에는 한가운데(수직 조명)에 있고 ±1차는 원 밖에 있다. 손잡이를 옆으로 끌어 보자.
광원점 하나를 끌어 본다
차수 간격이 1.46이면 원의 지름 2보다 작으니 둘은 들어가고, 셋(간격 2.92)은 못 들어간다. 광원점이 동공 좌표 \(\sigma\)만큼 옆으로 비켜나 있을 때 0차는 \(\sigma\)에, −1차는 \(\sigma - \lambda/(p\,\mathrm{NA})\)에 놓인다. 둘 다 원 안에 있으려면
쾰러 조명: 광원점 하나가 평면파 하나
실제 스캐너의 광원은 점이 아니라 넓은 면이다. 그런데도 앞 절처럼 "광원점 하나"를 따로 떼어 생각해도 되는 까닭은 조명계가 쾰러 조명(Köhler illumination)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쾰러 조명에서는 광원면을 집광 렌즈의 초점에 둔다. 그러면 광원의 한 점에서 나온 빛은 마스크 전체를 덮는 평면파 하나가 되고, 점의 위치는 그 평면파가 기울어진 각도로 바뀐다. 광원의 밝기 얼룩은 마스크 위의 얼룩이 되지 않고, 마스크의 모든 곳이 똑같은 각도 분포의 빛을 받는다.
여기에 한 가지 사실을 더한다. 광원의 서로 다른 점에서 나온 빛은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위상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노광 시간 동안 평균하면 간섭 항이 사라진다. 그래서 전체 상을 구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광원점 하나하나에 대해 앞 절처럼 상의 세기를 구하고, 그 세기를 그냥 더한다. 에른스트 아베가 현미경을 설명하면서 쓴 방법이라 아베 결상(Abbe imaging)이라 부른다.
LT.aerial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이 식이다.직접 점을 찍어 보자. 동공의 빈 곳을 누르면 광원점이 하나 생긴다. 옅게 칠한 잎 모양 두 개는 "여기에 놓인 점은 1차 하나를 동공에 넣는다"는 영역이다. 피치는 LB-28의 28 nm로 고정했다.
광원점을 하나씩 더한다
본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피치 28 nm에서 광원점은 두 종류뿐이다. 잎 안에 있어서 대비 0.91짜리 무늬를 만드는 점과, 잎 밖에 있어서 평평한 배경(세기 0.25)만 보태는 점이다. 합친 상의 대비는 두 종류의 비율이 정한다. 배경만 보태는 빛은 웨이퍼에 닿기는 하지만 무늬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대비만 깎는다. 조명 설계란 결국 "무늬를 만들지 못하는 광원점을 어떻게 없앨까"의 문제다.
부분 간섭성 σ: 광원의 크기
가장 단순한 조명은 광축을 중심으로 한 원판이다. 이것을 원형 조명(Conventional illumination)이라 하고, 원판의 반지름을 동공 반지름으로 나눈 값을 부분 간섭성 인자(Partial coherence factor) \(\sigma\)라 한다.
"간섭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이렇다. 광원이 점이면 마스크의 이웃한 두 구멍을 지나는 빛은 위상이 완전히 묶여 있다(간섭성). 광원이 넓어지면 여러 방향의 평면파가 섞여서 멀리 떨어진 두 점 사이의 위상 관계가 흐려진다. \(\sigma\)가 클수록 서로 간섭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
아래에서는 광원 원판(가운데)과 그것이 회절되어 생긴 ±1차 원판을 함께 그렸다. 광원점 하나가 0차 한 점과 ±1차 한 점씩을 만들기 때문에, 광원이 원판이면 차수도 같은 크기의 원판이 된다. 오른쪽은 피치에 따른 대비다. 그래프 위의 손잡이를 끌어 피치를 바꾸고, 슬라이더로 \(\sigma\)를 바꾼다.
σ를 키우면 절벽이 비탈이 된다
\(\sigma\)를 키우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분명하다. 찍을 수 있는 가장 작은 피치는 \(\lambda/(\mathrm{NA}(1+\sigma))\)로 줄어든다. 그 대신 큰 피치에서는 원판의 일부가 ±1차를 한쪽만 넣거나 하나도 못 넣어서 대비가 떨어진다. 점광원의 절벽(전부 아니면 전무)이 완만한 비탈로 바뀐다.
| σ | EUV 0.33 NA의 차단 피치 | ArF 액침 1.35 NA의 차단 피치 | 비고 |
|---|---|---|---|
| 0 (점광원) | 40.9 nm | 143 nm | 간섭성 한계 λ/NA |
| 0.3 | 31.5 nm | 110 nm | 위상 변이 마스크와 함께 쓰던 작은 σ |
| 0.5 | 27.3 nm | 95.3 nm | |
| 0.8 | 22.7 nm | 79.4 nm | 원형 조명의 흔한 큰 값 |
| 1.0 | 20.5 nm | 71.5 nm | 이론 한계 λ/(2NA) |
표를 보면 LB-28(피치 28 nm)은 \(\sigma\)가 0.46보다 커야 겨우 찍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뮬레이터에서 봤듯이 \(\sigma\) = 0.9인 원형 조명의 대비는 0.32쯤이다. 원판의 한가운데 부분은 여전히 배경만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절은 그 가운데를 도려낸다.
가운데를 비운다: 환형, 쌍극, 사중극
촘촘한 피치에서 광원의 가운데 부분은 쓸모가 없다. 그렇다면 아예 가운데를 비우고 바깥쪽에서만 빛을 넣으면 된다. 이것이 사입사 조명(Off-axis illumination, OAI)이다. 1990년대 초에 실용화되어 지금은 모든 미세 층의 기본이 되었다. 비우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 환형(Annular): 가운데만 도려낸 고리. 안쪽·바깥쪽 반지름 \(\sigma_{in}, \sigma_{out}\)으로 나타낸다. 모든 방향의 선에 똑같이 듣는다.
- 쌍극(Dipole): 마주 보는 두 조각만 남긴다. 한 방향의 선에는 가장 강하고, 수직인 방향에는 쓸모가 없다.
- 사중극(Quadrupole): 네 조각. 대각선에 놓으면 퀘이사(Quasar), 가로·세로 축 위에 놓으면 축 사중극(C-quad)이라 부른다.
아래에서 모양을 바꿔 가며 피치에 따른 대비를 비교한다. 실선은 초점이 맞았을 때, 점선은 초점이 60 nm 어긋났을 때다.
조명 모양과 피치별 대비
| 조명 | 피치 28 nm 대비 | 동공 채움 비율 | 잘하는 것 | 못하는 것 |
|---|---|---|---|---|
| 원형 σ 0.8 | 0.28 | 약 64% | 큰 피치, 고립 패턴 | 한계 근처의 촘촘한 피치 |
| 환형 0.55~0.9 | 0.46 | 약 50% |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 | 어느 방향도 최고는 아니다 |
| 쌍극(x) 0.55~0.9, 70° | 0.91 | 약 19% | 한 방향의 가장 촘촘한 선 | 수직 방향 선, 중간 피치의 초점 여유 |
| 퀘이사 40° | 0.37 | 약 22% | 가로·세로가 섞인 중간 피치, 홀 배열 | 한계 피치, 45° 방향 선 |
| 축 사중극 40° | 0.53 | 약 24% | 가로·세로 모두 촘촘한 층 | 극의 절반은 늘 배경 |
숫자는 이 책 엔진의 스칼라 모델로 계산한 값이다(EUV 0.33 NA, 바이너리 격자). 순서는 실제와 같다. 한 방향의 한계 피치에서는 쌍극이 압도적이고, 대가로 빛의 면적이 5분의 1로 준다.
쌍극 조명은 방향을 가린다
세로 선(피치가 x 방향)은 빛을 x 방향으로 회절시킨다. 그래서 무늬를 만드는 광원점은 동공의 좌우 잎 안에 있어야 한다. 가로 선은 빛을 y 방향으로 회절시키므로 위아래 잎이 필요하다. 피치 28 nm에서는 두 잎이 겹치지 않는다. 한 광원점이 세로 선과 가로 선을 동시에 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아래 마스크에는 같은 피치 28 nm의 세로 선 묶음과 가로 선 묶음이 함께 있다. 동공의 손잡이를 잡고 쌍극을 돌려 보자.
쌍극을 돌린다
쌍극 조명의 성능은 "한 방향만"이라는 조건과 맞바꾼 것이다. 이 사실이 칩 설계를 바꿨다. 최소 피치 층에서는 선을 한 방향으로만 긋도록 설계 규칙이 강제된다(단방향 레이아웃). 꺾인 배선이 필요하면 위아래 층을 번갈아 가로·세로로 쓰고 비아로 잇는다. 로직의 금속 층이 M1은 세로, M2는 가로 하는 식으로 번갈아 놓이는 까닭이다(17장). ArF 액침 시절에는 가로 선과 세로 선을 마스크 두 장에 나눠 각각 다른 쌍극으로 찍는 이중 쌍극 노광도 썼다(16장).
극을 어디에 둘 것인가
쌍극을 쓰기로 했다면 다음 질문은 극의 위치다. 잎 안이면 어디든 무늬는 생긴다. 그런데 그중 한 자리가 특별하다. 0차와 1차가 광축을 사이에 두고 정확히 대칭이 되는 자리다. 오른쪽 극의 0차가 \(+\sigma_c\)에 있을 때 −1차는 \(\sigma_c - \lambda/(p\,\mathrm{NA})\)에 있다. 이것이 \(-\sigma_c\)와 같아지는 조건은
왜 대칭이 좋은가. 초점이 어긋나면 동공의 각 점을 지나는 빛에 위상 오차가 생기는데, 그 크기는 동공 중심에서의 거리에만 달려 있다(5장). 두 빔이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으면 같은 위상 오차를 받으므로 둘 사이의 위상차는 그대로다. 무늬가 움직이지도 흐려지지도 않는다. 대칭이 깨지면 두 빔의 위상차가 초점에 따라 변하고 무늬가 옆으로 밀린다. 왼쪽 극과 오른쪽 극이 만든 무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리므로, 둘을 더하면 대비가 떨어진다.
아래에서 오른쪽 극을 좌우로 끌어 본다. 왼쪽 극은 거울처럼 따라 움직인다. 작은 원은 각 극이 만든 1차 회절광이다.
극의 위치와 초점 여유
이상 위치에서 초점에 따른 대비 곡선이 평평해지는 것은 모델의 과장이 아니다. 대칭인 두 빔 간섭은 원리적으로 초점에 둔감하다. 실제로는 극에 크기가 있어서 극의 가장자리 점들은 대칭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마스크의 두께와 레지스트의 두께도 한계를 만든다. 그래도 수직 조명의 세 빔 간섭과 비교하면 초점 심도가 몇 배 넓다. 사입사 조명은 해상도만이 아니라 초점 심도도 함께 늘린다. 초점 이야기는 5장에서 이어진다.
자유형 광원과 SMO
지금까지의 조명은 원, 고리, 부채꼴처럼 이름 붙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2절에서 봤듯이 상은 광원점마다의 상을 더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동공을 잘게 나눠 놓고 칸마다 켤지 끌지를 패턴에 맞춰 정하면 된다. 이것이 자유형 광원(Freeform source)이고, 광원 모양과 마스크 모양(OPC)을 함께 최적화하는 것을 광원-마스크 최적화(Source-mask optimization, SMO)라 한다.
아래 왼쪽은 동공을 13 × 13칸으로 나눈 것이다. 칸을 누르거나 끌어서 칠하면 그 칸이 광원이 된다. 오른쪽은 웨이퍼 위의 상이고, 점수는 두 가지 대비 가운데 낮은 쪽에 100을 곱한 것이다. 타깃 LB-28에서는 선과 간격의 대비, 그리고 선이 끊긴 자리(끝-끝)가 얼마나 또렷이 열리는지를 본다.
광원을 직접 칠한다
칠해 보면 두 가지를 알게 된다. 첫째, 가장 좋은 광원은 패턴이 정한다. 한 방향 선뿐인 LB-28에는 좌우의 잎이 답이고, 가로·세로가 섞이면 답이 달라지며 점수의 상한 자체가 낮아진다. 둘째, 점수를 올리는 길은 대개 칸을 끄는 것이다. 배경만 보태는 칸을 끌수록 대비는 오르고 빛은 줄어든다. 실제 SMO는 메모리 셀이나 로직 표준 셀에서 가장 어려운 클립 수십 개를 골라, 그 전부의 공정 윈도(10장)가 가장 넓어지는 광원을 찾고, 그 광원에 맞춰 칩 전체의 OPC(7장)를 돌린다. 광원은 층마다 하나씩 정해져 레시피로 저장된다.
스캐너는 조명 모양을 어떻게 만드는가
가장 단순한 방법은 광원면에 구멍 뚫린 판(조리개)을 놓아 필요 없는 부분을 가리는 것이다. 초기의 사입사 조명은 그렇게 했다. 문제는 빛을 버린다는 점이다. 쌍극의 면적이 동공의 20%라면 빛의 80%가 판에 막힌다. 노광 시간이 다섯 배가 되고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그 뒤의 조명계는 빛을 가리지 않고 옮기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 회절 광학 소자(Diffractive optical element, DOE): 표면에 미세한 무늬를 새긴 판이다. 레이저 빔을 회절시켜 원하는 모양(고리, 쌍극)으로 다시 나눠 준다. 모양마다 DOE 한 장이 필요하고 교환 장치에 여러 장을 넣어 둔다. 줌 렌즈와 원뿔 렌즈(액시콘)를 함께 써서 \(\sigma_{in}, \sigma_{out}\)을 연속으로 조절한다.
- 마이크로미러 배열: 각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는 작은 거울 수천 개로 빔을 조각내어 동공의 원하는 자리로 보낸다. 임의의 자유형 광원을 몇 분 안에 바꿔 만들 수 있어서 SMO가 양산에 쓰이게 되었다. ArF 액침 스캐너에 2010년 무렵 도입되었다.
- EUV의 면 거울: EUV는 투과 소자를 쓸 수 없다. 대신 조명계의 거울 하나가 수백 개의 작은 면(field facet)으로 나뉘어 있고, 각 면이 두 번째 면 거울(pupil facet)의 어느 조각으로 빛을 보낼지를 바꾼다. 면 하나가 광원점 하나에 해당한다.
광원이 동공 면적의 몇 %를 채우는지를 동공 채움 비율(Pupil fill ratio, PFR)이라 한다. 극이 작을수록 대비는 좋지만 거울로 빛을 모으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좁은 영역에 빛을 너무 몰아넣으면 광학 부품이 받는 부하가 커지고, 조각 수가 모자라 빛을 다 보낼 수 없게 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근의 EUV 스캐너는 채움 비율 약 20%까지 빛의 손실 없이 조명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가릴 것인가, 옮길 것인가
조명을 고르는 일은 대비와 빛의 양 사이의 흥정이다. 극을 좁히면 상은 또렷해지지만 처리량이 줄거나 광학계가 감당하지 못한다. 극을 넓히면 빛은 넉넉하지만 배경이 늘어난다. EUV에서는 빛이 워낙 귀하므로(13장) 이 흥정이 특히 빡빡하다.
수직 조명으로는 찍히지 않는다
LB-28은 피치 28 nm의 세로 선이다. EUV 0.33 NA에서 차수 사이의 동공 간격은 \(\lambda/(p\,\mathrm{NA})\) = 1.46이다. 광원이 \(\sigma\) < 0.46 안에만 있으면 1차는 하나도 동공에 들어오지 못하고 대비는 정확히 0이다(엔진으로 \(\sigma\) = 0.2 원형 조명을 넣으면 대비 0.000). \(\sigma\) = 0.9인 원형 조명도 대비는 0.32에 그친다.
그래서 x 방향 쌍극 조명을 쓴다. LT.LB28.euv의 광원은 \(\sigma\) 0.55~0.9, 벌림각 70°인 쌍극이다. 이 광원으로 1D 격자의 공간상 대비는 약 0.79이고, 극을 잎 안으로만 좁히면(벌림각 60° 이하) 0.91까지 오른다. 극의 이상적 위치는 \(\sigma_c = \lambda/(2p\,\mathrm{NA})\) ≈ 0.73으로, 0.55~0.9의 한가운데다. 동공 채움 비율은 약 20%다.
핵심 정리
- 무늬를 만드는 데는 회절 차수 두 개면 된다. 빛을 기울이면 0차와 1차 하나가 동공에 함께 들어와, 수직 조명으로는 불가능한 피치가 찍힌다.
- 쾰러 조명에서 광원점 하나는 기울어진 평면파 하나다. 광원점들은 서로 간섭하지 않으므로 전체 상은 점마다의 상을 세기로 더한 것이다(아베 결상).
- \(\sigma\)는 동공 반지름에 대한 광원의 크기다. 찍을 수 있는 최소 피치는 \(\lambda/(\mathrm{NA}(1+\sigma))\)이고, \(\sigma\) = 1에서 \(\lambda/(2\mathrm{NA})\), 곧 \(k_1\) = 0.25가 된다.
- 1차를 동공에 넣지 못하는 광원점은 배경만 보태 대비를 깎는다. 가운데를 비운 환형·쌍극·사중극 조명이 그 점들을 없앤다.
- 쌍극은 한 방향의 한계 피치에 가장 강하고 수직 방향에는 쓸모가 없다. 최소 피치 층이 단방향 레이아웃을 쓰는 이유다.
- 극의 이상적 위치는 \(\sigma_c = \lambda/(2p\,\mathrm{NA})\)다. 0차와 1차가 광축에 대칭이 되어 초점이 어긋나도 무늬가 흐려지지 않는다. 다른 피치에서는 대칭이 깨져 금지 피치가 생긴다.
- 자유형 광원은 동공의 칸마다 켜고 끄는 조명이고, SMO는 광원과 마스크를 패턴에 맞춰 함께 최적화한다. 스캐너는 빛을 가리지 않고 거울이나 회절 소자로 옮겨서 모양을 만들며, 동공 채움 비율이 작을수록 대비와 빛의 양이 맞선다.
확인 퀴즈
1. EUV 0.33 NA(λ = 13.5 nm)에서 피치 28 nm의 선/간격을 \(\sigma\) = 0.3인 원형 조명으로 비췄다. 웨이퍼 위의 상은?
2. 광원점 두 개가 각각 만든 상을 합칠 때 진폭이 아니라 세기를 더하는 이유는?
3. ArF 액침(λ = 193 nm, NA 1.35)으로 피치 90 nm의 세로 선을 찍으려 한다. 쌍극 조명의 극 중심으로 가장 알맞은 \(\sigma\)는?
4. x 방향 쌍극 조명으로 피치가 같은 세로 선과 가로 선을 한 번에 노광했다. 결과로 맞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