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4

조명과 부분 간섭성

3장은 파장과 NA가 정해지면 찍을 수 있는 피치의 한계가 정해진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렌즈, 같은 파장으로도 마스크를 어느 방향에서 비추느냐에 따라 그 한계가 두 배까지 달라진다. 렌즈는 그대로 두고 빛이 들어오는 각도만 바꾸는 것이므로 가장 값싼 해상도 향상 기술이다. 이 장에서는 광원점 하나를 손으로 끌어 보는 데서 시작해, 점을 여러 개 모아 조명 모양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광원을 한 칸씩 직접 칠해서 패턴에 맞는 조명을 찾는다.

빛을 기울이면 생기는 일

2장의 결론은 두 가지였다. 마스크의 주기 무늬는 빛을 띄엄띄엄한 방향의 회절 차수(Diffraction order)로 쪼갠다. 그리고 웨이퍼에 무늬가 생기려면 그 차수 가운데 적어도 두 개가 렌즈를 통과해 다시 만나야 한다. 0차 하나만 지나가면 웨이퍼는 고르게 밝을 뿐이다.

마스크를 정면에서 수직으로 비추면 0차는 렌즈 한가운데로, +1차와 −1차는 좌우로 같은 각도만큼 벌어져 나간다. 피치 \(p\)가 작을수록 벌어지는 각이 커지고(\(\sin\theta = \lambda/p\)), 어느 순간 ±1차가 한꺼번에 렌즈 가장자리 밖으로 나간다. 그때가 수직 조명의 한계다.

$$p_{\min}^{\,\text{수직}} = \frac{\lambda}{\mathrm{NA}}$$
EUV 0.33 NA(\(\lambda\) = 13.5 nm)에서는 40.9 nm다. 이 책의 타깃 LB-28은 피치가 28 nm이므로 수직 조명으로는 0차만 남는다.

여기서 생각을 바꾼다. 무늬에 필요한 것은 차수 두 개이지 세 개가 아니다. ±1차를 둘 다 넣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빛을 비스듬히 넣으면 0차, +1차, −1차가 한 덩어리로 옆으로 밀린다. 0차가 렌즈의 한쪽 끝으로 가면 반대쪽 1차 하나가 렌즈 안으로 들어온다.

수직 조명 0차 −1차+1차 렌즈마스크웨이퍼 0차 하나뿐: 무늬 없음 기울인 조명 0차−1차 +1차 두 빔이 만난다: 무늬가 생긴다
빛을 기울이면 차수 묶음이 통째로 옮겨 간다. 왼쪽은 ±1차가 둘 다 렌즈를 벗어났다. 오른쪽은 +1차를 포기하는 대신 0차와 −1차가 렌즈의 양 끝을 지난다. 각도는 과장해서 그렸다.

옆에서 본 그림은 직관적이지만 계산하기에는 불편하다. 노광 엔지니어는 렌즈를 위에서 내려다본 그림, 곧 동공(Pupil) 그림을 쓴다. 동공은 반지름이 1인 원이다. 원의 가장자리가 렌즈가 받아들이는 가장 큰 각(\(\sin\theta = \mathrm{NA}\))이고, 원 안의 한 점은 빛 한 줄기의 방향이다. 이 좌표에서 피치 \(p\)인 격자의 차수 사이 간격은 \(\lambda/(p\,\mathrm{NA})\)다. 피치 28 nm이면 1.46이므로 반지름 1인 원 안에 차수 두 개를 겨우 넣을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가운데 손잡이가 0차, 곧 조명이 들어오는 방향이다. 처음에는 한가운데(수직 조명)에 있고 ±1차는 원 밖에 있다. 손잡이를 옆으로 끌어 보자.

SIMULATOR

광원점 하나를 끌어 본다

동공 안의 손잡이(0차)를 끈다
광원점 위치 (σx, σy)—
웨이퍼 쪽 입사각—
동공을 지난 차수—
상의 대비—
해볼 것: ① 피치 28 nm에서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천천히 끈다. σx가 0.46을 넘는 순간 −1차가 원 안으로 들어오고 오른쪽 그래프에 무늬가 솟는다. ② 손잡이를 위아래로도 움직여 본다. 세로 선 무늬에서는 좌우 위치만 중요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원의 폭이 좁아져 차수가 다시 빠진다. ③ 피치를 45 nm로 키우고 가운데에 둔다. ±1차가 모두 들어온 세 빔 간섭이다. ④ 피치 20 nm에서는 어디에 두어도 무늬가 없다. (스칼라 결상, 얇은 마스크, 선폭과 간격이 같은 바이너리 격자, EUV 0.33 NA)

차수 간격이 1.46이면 원의 지름 2보다 작으니 둘은 들어가고, 셋(간격 2.92)은 못 들어간다. 광원점이 동공 좌표 \(\sigma\)만큼 옆으로 비켜나 있을 때 0차는 \(\sigma\)에, −1차는 \(\sigma - \lambda/(p\,\mathrm{NA})\)에 놓인다. 둘 다 원 안에 있으려면

$$\frac{\lambda}{p\,\mathrm{NA}} - \sigma \le 1 \quad\Longrightarrow\quad p \ge \frac{\lambda}{\mathrm{NA}\,(1+\sigma)}$$
\(\sigma\) = 0(수직)이면 \(\lambda/\mathrm{NA}\), \(\sigma\) = 1(동공 끝)이면 \(\lambda/(2\mathrm{NA})\)다. 3장에서 본 \(k_1\) = 0.25의 한계가 바로 이 식에서 나온다. 조명을 아무리 기울여도 0차는 동공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빔의 세기가 다르면 대비는 1이 못 된다시뮬레이터에서 두 빔 간섭의 대비는 0.91에서 멈춘다. 선폭과 간격이 같은 바이너리 마스크는 0차 진폭이 0.5, 1차 진폭이 \(1/\pi\) ≈ 0.32로 서로 다르다. 두 빔 간섭의 대비는 \(2a_0a_1/(a_0^2+a_1^2)\)이므로 0.91이 된다. 0차를 일부러 약하게 만들어 둘을 맞추는 것이 6장의 감쇠 위상 변이 마스크다.

쾰러 조명: 광원점 하나가 평면파 하나

실제 스캐너의 광원은 점이 아니라 넓은 면이다. 그런데도 앞 절처럼 "광원점 하나"를 따로 떼어 생각해도 되는 까닭은 조명계가 쾰러 조명(Köhler illumination)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쾰러 조명에서는 광원면을 집광 렌즈의 초점에 둔다. 그러면 광원의 한 점에서 나온 빛은 마스크 전체를 덮는 평면파 하나가 되고, 점의 위치는 그 평면파가 기울어진 각도로 바뀐다. 광원의 밝기 얼룩은 마스크 위의 얼룩이 되지 않고, 마스크의 모든 곳이 똑같은 각도 분포의 빛을 받는다.

광원면 집광 렌즈 마스크 투영 렌즈의 동공 축 위의 점축에서 벗어난 점 점마다 기울기가 다른 평면파 0차는 광원점의상이 맺히는 자리 → 웨이퍼로
쾰러 조명. 광원면과 투영 렌즈의 동공은 서로 상이 맺히는 켤레 면이다. 그래서 "동공 안에서 0차가 놓이는 자리"와 "광원에서 빛이 나오는 자리"는 같은 그림이다. 조명 모양을 동공 원 안에 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한 가지 사실을 더한다. 광원의 서로 다른 점에서 나온 빛은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위상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노광 시간 동안 평균하면 간섭 항이 사라진다. 그래서 전체 상을 구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광원점 하나하나에 대해 앞 절처럼 상의 세기를 구하고, 그 세기를 그냥 더한다. 에른스트 아베가 현미경을 설명하면서 쓴 방법이라 아베 결상(Abbe imaging)이라 부른다.

$$I(x) = \sum_{s} w_s \left| \sum_{m} a_m\, P\!\left(\rho_m + \sigma_s\right) e^{\,i 2\pi m x / p} \right|^2$$
\(s\)는 광원점, \(w_s\)는 그 점의 밝기(합이 1), \(a_m\)은 \(m\)차 회절광의 진폭, \(\rho_m = m\lambda/(p\,\mathrm{NA})\)는 수직 조명일 때 그 차수의 동공 좌표, \(P\)는 동공 함수(원 안이면 1, 밖이면 0)다. 안쪽 합은 진폭으로 더하고(간섭), 바깥 합은 세기로 더한다(간섭하지 않음). 이 책의 엔진 LT.aerial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이 식이다.

직접 점을 찍어 보자. 동공의 빈 곳을 누르면 광원점이 하나 생긴다. 옅게 칠한 잎 모양 두 개는 "여기에 놓인 점은 1차 하나를 동공에 넣는다"는 영역이다. 피치는 LB-28의 28 nm로 고정했다.

SIMULATOR

광원점을 하나씩 더한다

모든 점을 합친 상잎 안의 점 하나가 만든 상잎 밖의 점 하나가 만든 상
빈 곳을 눌러 점을 더하고, 점을 끌어 옮긴다
광원점 수—
무늬를 만드는 점—
합친 상의 대비—
해볼 것: ① 가운데 점 하나만 남기면 상은 평평하다. 잎 안에 점을 하나 더하면 무늬가 생기지만 대비는 절반쯤이다. 가운데 점이 배경만 보태기 때문이다. ② "점 12개 뿌리기"를 몇 번 눌러 동공을 고르게 채운다. 대비는 잎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쯤에서 멈춘다. ③ "잎 밖의 점 빼기"를 누른다. 배경이 사라지고 대비가 0.91로 뛴다. 이것이 다음 절들의 결론을 미리 본 것이다. (초점이 맞을 때 잎 안의 점들은 모두 똑같은 무늬를 만든다. 초점이 어긋나면 달라진다)

본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피치 28 nm에서 광원점은 두 종류뿐이다. 잎 안에 있어서 대비 0.91짜리 무늬를 만드는 점과, 잎 밖에 있어서 평평한 배경(세기 0.25)만 보태는 점이다. 합친 상의 대비는 두 종류의 비율이 정한다. 배경만 보태는 빛은 웨이퍼에 닿기는 하지만 무늬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대비만 깎는다. 조명 설계란 결국 "무늬를 만들지 못하는 광원점을 어떻게 없앨까"의 문제다.

부분 간섭성 σ: 광원의 크기

가장 단순한 조명은 광축을 중심으로 한 원판이다. 이것을 원형 조명(Conventional illumination)이라 하고, 원판의 반지름을 동공 반지름으로 나눈 값을 부분 간섭성 인자(Partial coherence factor) \(\sigma\)라 한다.

$$\sigma = \frac{\mathrm{NA}_{\text{조명}}}{\mathrm{NA}_{\text{투영}}} = \frac{\text{동공에 맺힌 광원 상의 반지름}}{\text{동공의 반지름}}$$
두 NA는 같은 쪽(마스크 쪽)에서 잰다. \(\sigma \to 0\)은 점광원, 곧 간섭성 조명이다. \(\sigma\) = 1이면 광원이 동공을 가득 채운다. 그 사이가 부분 간섭성 조명이고 실제 스캐너는 모두 여기에 있다. 앞 절까지 써 온 광원점의 좌표 \(\sigma_x, \sigma_y\)와 같은 눈금이다.

"간섭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이렇다. 광원이 점이면 마스크의 이웃한 두 구멍을 지나는 빛은 위상이 완전히 묶여 있다(간섭성). 광원이 넓어지면 여러 방향의 평면파가 섞여서 멀리 떨어진 두 점 사이의 위상 관계가 흐려진다. \(\sigma\)가 클수록 서로 간섭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

아래에서는 광원 원판(가운데)과 그것이 회절되어 생긴 ±1차 원판을 함께 그렸다. 광원점 하나가 0차 한 점과 ±1차 한 점씩을 만들기 때문에, 광원이 원판이면 차수도 같은 크기의 원판이 된다. 오른쪽은 피치에 따른 대비다. 그래프 위의 손잡이를 끌어 피치를 바꾸고, 슬라이더로 \(\sigma\)를 바꾼다.

SIMULATOR

σ를 키우면 절벽이 비탈이 된다

지금의 σ점광원 (σ → 0)동공에 들어온 1차
그래프의 손잡이를 좌우로 끌어 피치를 고른다
차단 피치 λ/(NA(1+σ))—
고른 피치—
무늬를 만드는 광원 비율—
대비—
해볼 것: ① σ를 0.05로 줄인다. 피치 40.9 nm를 경계로 대비가 1에서 0으로 뚝 떨어진다. 절벽이다. ② σ를 1까지 키운다. 차단 피치는 20.5 nm까지 내려가지만, 그 근처의 대비는 아주 낮다. 1차 원판의 가장자리만 동공에 걸치기 때문이다. ③ 피치를 28 nm에 두고 σ를 0.3 → 0.5 → 0.9로 올린다. 0.46을 넘어야 무늬가 생기고, 0.9에서도 대비는 0.3 남짓이다. ④ 반대로 피치 60 nm에서는 σ가 작을수록 대비가 높다. (원형 조명, 선폭 = 간격인 바이너리 격자, 초점 맞음)

\(\sigma\)를 키우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분명하다. 찍을 수 있는 가장 작은 피치는 \(\lambda/(\mathrm{NA}(1+\sigma))\)로 줄어든다. 그 대신 큰 피치에서는 원판의 일부가 ±1차를 한쪽만 넣거나 하나도 못 넣어서 대비가 떨어진다. 점광원의 절벽(전부 아니면 전무)이 완만한 비탈로 바뀐다.

σEUV 0.33 NA의 차단 피치ArF 액침 1.35 NA의 차단 피치비고
0 (점광원)40.9 nm143 nm간섭성 한계 λ/NA
0.331.5 nm110 nm위상 변이 마스크와 함께 쓰던 작은 σ
0.527.3 nm95.3 nm
0.822.7 nm79.4 nm원형 조명의 흔한 큰 값
1.020.5 nm71.5 nm이론 한계 λ/(2NA)

표를 보면 LB-28(피치 28 nm)은 \(\sigma\)가 0.46보다 커야 겨우 찍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뮬레이터에서 봤듯이 \(\sigma\) = 0.9인 원형 조명의 대비는 0.32쯤이다. 원판의 한가운데 부분은 여전히 배경만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절은 그 가운데를 도려낸다.

가운데를 비운다: 환형, 쌍극, 사중극

촘촘한 피치에서 광원의 가운데 부분은 쓸모가 없다. 그렇다면 아예 가운데를 비우고 바깥쪽에서만 빛을 넣으면 된다. 이것이 사입사 조명(Off-axis illumination, OAI)이다. 1990년대 초에 실용화되어 지금은 모든 미세 층의 기본이 되었다. 비우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아래에서 모양을 바꿔 가며 피치에 따른 대비를 비교한다. 실선은 초점이 맞았을 때, 점선은 초점이 60 nm 어긋났을 때다.

SIMULATOR

조명 모양과 피치별 대비

초점 맞음초점 60 nm 어긋남
피치 28 nm 대비—
동공 채움 비율—
초점이 어긋날 때 약한 피치—
해볼 것: ① 원형 → 환형 → 쌍극 순으로 누르며 피치 28 nm(세로 점선)의 대비를 본다. 0.28 → 0.46 → 0.91로 오른다. ② 쌍극에서 점선(초점 어긋남)을 본다. 피치 30 nm 근처는 실선과 거의 붙어 있지만 50~75 nm에서는 크게 벌어진다. ③ 퀘이사는 28 nm에서 환형보다도 못하다. 극이 대각선에 있어 좌우 방향 성분이 작기 때문이다. 대신 40 nm 근처에서는 가장 좋다. ④ 축 사중극은 위아래 극이 세로 선에는 배경만 보태 대비가 쌍극의 절반 남짓이다. (원형 σ 0.8, 나머지는 σ 0.55~0.9. 세로 선 격자, 선폭 = 간격)
조명피치 28 nm 대비동공 채움 비율잘하는 것못하는 것
원형 σ 0.80.28약 64%큰 피치, 고립 패턴한계 근처의 촘촘한 피치
환형 0.55~0.90.46약 50%방향을 가리지 않는다어느 방향도 최고는 아니다
쌍극(x) 0.55~0.9, 70°0.91약 19%한 방향의 가장 촘촘한 선수직 방향 선, 중간 피치의 초점 여유
퀘이사 40°0.37약 22%가로·세로가 섞인 중간 피치, 홀 배열한계 피치, 45° 방향 선
축 사중극 40°0.53약 24%가로·세로 모두 촘촘한 층극의 절반은 늘 배경

숫자는 이 책 엔진의 스칼라 모델로 계산한 값이다(EUV 0.33 NA, 바이너리 격자). 순서는 실제와 같다. 한 방향의 한계 피치에서는 쌍극이 압도적이고, 대가로 빛의 면적이 5분의 1로 준다.

금지 피치사입사 조명은 특정 피치 하나에 맞춘 것이다. 쌍극 조명의 극은 피치 28 nm에서 0차와 1차가 광축에 대칭이 되도록 놓였다. 그런데 같은 마스크에 피치 60 nm인 선이 함께 있으면, 그 피치에서는 차수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지나가므로 초점이 조금만 어긋나도 대비가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조명과 궁합이 맞지 않아 공정 여유가 꺼지는 피치 구간을 금지 피치(Forbidden pitch)라 한다. 해결책은 셋이다. 설계 규칙에서 그 피치를 아예 금지하거나, 빈 자리에 인쇄되지 않는 보조 패턴(SRAF, 7장)을 넣어 촘촘한 격자처럼 보이게 하거나, 조명 자체를 여러 피치에 맞게 다시 짠다.

쌍극 조명은 방향을 가린다

세로 선(피치가 x 방향)은 빛을 x 방향으로 회절시킨다. 그래서 무늬를 만드는 광원점은 동공의 좌우 잎 안에 있어야 한다. 가로 선은 빛을 y 방향으로 회절시키므로 위아래 잎이 필요하다. 피치 28 nm에서는 두 잎이 겹치지 않는다. 한 광원점이 세로 선과 가로 선을 동시에 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아래 마스크에는 같은 피치 28 nm의 세로 선 묶음과 가로 선 묶음이 함께 있다. 동공의 손잡이를 잡고 쌍극을 돌려 보자.

SIMULATOR

쌍극을 돌린다

세로 선을 살리는 영역가로 선을 살리는 영역레지스트 윤곽(문턱 0.335)
동공의 손잡이를 끌어 극을 돌린다
극의 방향—
세로 선 대비—
가로 선 대비—
해볼 것: ① 극이 0°(좌우)일 때 세로 선은 또렷하고 가로 선 묶음은 한 덩어리로 붙는다. ② 90°로 돌리면 정확히 뒤바뀐다. ③ 45°에서는 둘 다 흐릿하다. 극이 어느 잎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다. ④ 축 사중극과 환형은 둘 다 찍기는 하지만 대비가 0.4~0.5에 그친다. 빛의 절반이 늘 상대편 무늬의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윤곽선은 문턱 모델. 묶음 가장자리의 선이 안쪽 선과 다르게 찍히는 것은 근접 효과이고 7장에서 고친다)

쌍극 조명의 성능은 "한 방향만"이라는 조건과 맞바꾼 것이다. 이 사실이 칩 설계를 바꿨다. 최소 피치 층에서는 선을 한 방향으로만 긋도록 설계 규칙이 강제된다(단방향 레이아웃). 꺾인 배선이 필요하면 위아래 층을 번갈아 가로·세로로 쓰고 비아로 잇는다. 로직의 금속 층이 M1은 세로, M2는 가로 하는 식으로 번갈아 놓이는 까닭이다(17장). ArF 액침 시절에는 가로 선과 세로 선을 마스크 두 장에 나눠 각각 다른 쌍극으로 찍는 이중 쌍극 노광도 썼다(16장).

편광까지 맞춘다이 책의 엔진은 빛을 스칼라로 다루지만, NA가 1을 넘는 ArF 액침에서는 편광이 대비를 크게 좌우한다. 두 빔이 큰 각도로 만날 때 전기장이 선과 나란한 편광(TE)은 완전히 간섭하고, 수직인 편광(TM)은 간섭이 약해진다. 그래서 x 방향 쌍극에는 y 방향 선편광을 함께 쓴다. EUV 0.33 NA는 각도가 작아 이 효과가 작지만 High-NA(0.55)에서는 다시 문제가 된다.

극을 어디에 둘 것인가

쌍극을 쓰기로 했다면 다음 질문은 극의 위치다. 잎 안이면 어디든 무늬는 생긴다. 그런데 그중 한 자리가 특별하다. 0차와 1차가 광축을 사이에 두고 정확히 대칭이 되는 자리다. 오른쪽 극의 0차가 \(+\sigma_c\)에 있을 때 −1차는 \(\sigma_c - \lambda/(p\,\mathrm{NA})\)에 있다. 이것이 \(-\sigma_c\)와 같아지는 조건은

$$\sigma_c = \frac{\lambda}{2\,p\,\mathrm{NA}}$$
피치 28 nm, EUV 0.33 NA이면 \(\sigma_c\) = 13.5/(2 × 28 × 0.33) ≈ 0.73이다. 이때 오른쪽 극의 −1차는 왼쪽 극 바로 위에, 왼쪽 극의 +1차는 오른쪽 극 바로 위에 포개진다.

왜 대칭이 좋은가. 초점이 어긋나면 동공의 각 점을 지나는 빛에 위상 오차가 생기는데, 그 크기는 동공 중심에서의 거리에만 달려 있다(5장). 두 빔이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으면 같은 위상 오차를 받으므로 둘 사이의 위상차는 그대로다. 무늬가 움직이지도 흐려지지도 않는다. 대칭이 깨지면 두 빔의 위상차가 초점에 따라 변하고 무늬가 옆으로 밀린다. 왼쪽 극과 오른쪽 극이 만든 무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리므로, 둘을 더하면 대비가 떨어진다.

아래에서 오른쪽 극을 좌우로 끌어 본다. 왼쪽 극은 거울처럼 따라 움직인다. 작은 원은 각 극이 만든 1차 회절광이다.

SIMULATOR

극의 위치와 초점 여유

극(0차)반대편 극에서 온 1차지금 위치의 대비이상 위치의 대비
오른쪽 극의 손잡이를 좌우로 끈다
이상 위치 λ/(2p·NA)—
지금 극의 위치 σ—
초점에서 대비—
대비 0.5 이상인 초점 범위—
해볼 것: ① 극을 0.5 근처에 둔다. 초점에서는 대비가 높지만 초점이 60 nm만 어긋나도 무너진다. ② 극을 점선(이상 위치 0.73)까지 끈다. 1차의 작은 원이 반대편 극 위에 포개지는 순간 곡선이 거의 평평해진다. ③ 더 바깥(0.9)으로 끌면 다시 나빠진다. 좋은 자리는 "바깥일수록"이 아니라 "대칭인 곳"이다. ④ 극을 0.4 아래로 끌면 1차가 동공을 벗어나 대비가 0이 된다. ⑤ 피치를 바꾸면 점선이 옮겨 간다. 극 하나는 피치 하나에만 맞는다. (극은 반지름 0.07의 작은 원, 스칼라 모델. 큰 초점 오차에서 대비가 되살아나는 것은 극이 작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상 위치에서 초점에 따른 대비 곡선이 평평해지는 것은 모델의 과장이 아니다. 대칭인 두 빔 간섭은 원리적으로 초점에 둔감하다. 실제로는 극에 크기가 있어서 극의 가장자리 점들은 대칭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마스크의 두께와 레지스트의 두께도 한계를 만든다. 그래도 수직 조명의 세 빔 간섭과 비교하면 초점 심도가 몇 배 넓다. 사입사 조명은 해상도만이 아니라 초점 심도도 함께 늘린다. 초점 이야기는 5장에서 이어진다.

자유형 광원과 SMO

지금까지의 조명은 원, 고리, 부채꼴처럼 이름 붙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2절에서 봤듯이 상은 광원점마다의 상을 더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동공을 잘게 나눠 놓고 칸마다 켤지 끌지를 패턴에 맞춰 정하면 된다. 이것이 자유형 광원(Freeform source)이고, 광원 모양과 마스크 모양(OPC)을 함께 최적화하는 것을 광원-마스크 최적화(Source-mask optimization, SMO)라 한다.

아래 왼쪽은 동공을 13 × 13칸으로 나눈 것이다. 칸을 누르거나 끌어서 칠하면 그 칸이 광원이 된다. 오른쪽은 웨이퍼 위의 상이고, 점수는 두 가지 대비 가운데 낮은 쪽에 100을 곱한 것이다. 타깃 LB-28에서는 선과 간격의 대비, 그리고 선이 끊긴 자리(끝-끝)가 얼마나 또렷이 열리는지를 본다.

SIMULATOR

광원을 직접 칠한다

칸을 누르거나 끌어서 켜고 끈다
점수—
선/간격 대비—
끝-끝 대비—
동공 채움 비율—
해볼 것: ① 처음 상태(원형 0.5)는 LB-28의 선이 전부 붙어 있다. 지우고 좌우 끝에 몇 칸만 칠해 본다. ② "쌍극 x"에서 시작해 칸을 하나씩 더하거나 빼며 점수 78을 넘겨 본다. ③ "자동 탐색"을 누른다. 대칭인 칸 묶음을 하나씩 뒤집어 보며 점수가 오르는 쪽으로 간다. LB-28에서는 2절의 잎 모양이 나온다. ④ 패턴을 "가로·세로 섞임"으로 바꾼다. 방금 찾은 광원은 가로 선을 전혀 못 찍는다. 다시 탐색하면 다른 모양이 나오고, 점수는 45 근처를 넘기 어렵다. 손으로 자동 탐색을 이겨 볼 수도 있다. (64 × 64 격자의 공간상, 레지스트 번짐 없음. 자동 탐색은 채움 비율 20% 아래로는 가지 않는다. 실제 SMO는 초점·노광량 여유와 마스크 모양까지 함께 최적화한다)

칠해 보면 두 가지를 알게 된다. 첫째, 가장 좋은 광원은 패턴이 정한다. 한 방향 선뿐인 LB-28에는 좌우의 잎이 답이고, 가로·세로가 섞이면 답이 달라지며 점수의 상한 자체가 낮아진다. 둘째, 점수를 올리는 길은 대개 칸을 끄는 것이다. 배경만 보태는 칸을 끌수록 대비는 오르고 빛은 줄어든다. 실제 SMO는 메모리 셀이나 로직 표준 셀에서 가장 어려운 클립 수십 개를 골라, 그 전부의 공정 윈도(10장)가 가장 넓어지는 광원을 찾고, 그 광원에 맞춰 칩 전체의 OPC(7장)를 돌린다. 광원은 층마다 하나씩 정해져 레시피로 저장된다.

스캐너는 조명 모양을 어떻게 만드는가

가장 단순한 방법은 광원면에 구멍 뚫린 판(조리개)을 놓아 필요 없는 부분을 가리는 것이다. 초기의 사입사 조명은 그렇게 했다. 문제는 빛을 버린다는 점이다. 쌍극의 면적이 동공의 20%라면 빛의 80%가 판에 막힌다. 노광 시간이 다섯 배가 되고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그 뒤의 조명계는 빛을 가리지 않고 옮기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광원이 동공 면적의 몇 %를 채우는지를 동공 채움 비율(Pupil fill ratio, PFR)이라 한다. 극이 작을수록 대비는 좋지만 거울로 빛을 모으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좁은 영역에 빛을 너무 몰아넣으면 광학 부품이 받는 부하가 커지고, 조각 수가 모자라 빛을 다 보낼 수 없게 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근의 EUV 스캐너는 채움 비율 약 20%까지 빛의 손실 없이 조명 모양을 만들 수 있다.

SIMULATOR

가릴 것인가, 옮길 것인가

동공 채움 비율—
웨이퍼에 닿는 빛—
피치 28 nm 대비—
해볼 것: ① "조리개로 가린다"에서 벌림각을 줄인다. 대비는 0.91까지 오르지만 빛은 채움 비율만큼만 남는다. ② "거울로 옮긴다"로 바꾼다. 같은 모양인데 점(빛 조각)이 모두 극 안으로 모이고 빛은 100% 남는다. ③ 거울 방식에서도 벌림각을 70° 아래로 줄이면 채움 비율이 20% 밑으로 내려가 빛이 줄기 시작한다. ④ 벌림각을 140°까지 키우면 빛은 넉넉하지만 극의 끝이 잎 밖으로 나가 대비가 0.6 아래로 떨어진다. (쌍극 σ 0.55~0.9. 점 하나가 빛 조각 하나. 20% 한계는 공개 자료의 대표값을 단순화한 것)

조명을 고르는 일은 대비와 빛의 양 사이의 흥정이다. 극을 좁히면 상은 또렷해지지만 처리량이 줄거나 광학계가 감당하지 못한다. 극을 넓히면 빛은 넉넉하지만 배경이 늘어난다. EUV에서는 빛이 워낙 귀하므로(13장) 이 흥정이 특히 빡빡하다.

TARGET LB-28타깃 파일 · 4장

수직 조명으로는 찍히지 않는다

LB-28은 피치 28 nm의 세로 선이다. EUV 0.33 NA에서 차수 사이의 동공 간격은 \(\lambda/(p\,\mathrm{NA})\) = 1.46이다. 광원이 \(\sigma\) < 0.46 안에만 있으면 1차는 하나도 동공에 들어오지 못하고 대비는 정확히 0이다(엔진으로 \(\sigma\) = 0.2 원형 조명을 넣으면 대비 0.000). \(\sigma\) = 0.9인 원형 조명도 대비는 0.32에 그친다.

그래서 x 방향 쌍극 조명을 쓴다. LT.LB28.euv의 광원은 \(\sigma\) 0.55~0.9, 벌림각 70°인 쌍극이다. 이 광원으로 1D 격자의 공간상 대비는 약 0.79이고, 극을 잎 안으로만 좁히면(벌림각 60° 이하) 0.91까지 오른다. 극의 이상적 위치는 \(\sigma_c = \lambda/(2p\,\mathrm{NA})\) ≈ 0.73으로, 0.55~0.9의 한가운데다. 동공 채움 비율은 약 20%다.

이 장에서 정한 것조명은 x 방향 쌍극, σ 0.55~0.9. 극의 중심 0.73에서 0차와 1차가 광축에 대칭이 된다.
아직 남은 문제선이 끊긴 자리(끝-끝 24 nm)는 y 방향 회절광으로 만들어지는데, x 쌍극은 y 방향에 약하다.
다음 단계초점이 어긋나면 선/간격과 끝-끝이 각각 얼마나 버티는가(5장).

핵심 정리

  1. 무늬를 만드는 데는 회절 차수 두 개면 된다. 빛을 기울이면 0차와 1차 하나가 동공에 함께 들어와, 수직 조명으로는 불가능한 피치가 찍힌다.
  2. 쾰러 조명에서 광원점 하나는 기울어진 평면파 하나다. 광원점들은 서로 간섭하지 않으므로 전체 상은 점마다의 상을 세기로 더한 것이다(아베 결상).
  3. \(\sigma\)는 동공 반지름에 대한 광원의 크기다. 찍을 수 있는 최소 피치는 \(\lambda/(\mathrm{NA}(1+\sigma))\)이고, \(\sigma\) = 1에서 \(\lambda/(2\mathrm{NA})\), 곧 \(k_1\) = 0.25가 된다.
  4. 1차를 동공에 넣지 못하는 광원점은 배경만 보태 대비를 깎는다. 가운데를 비운 환형·쌍극·사중극 조명이 그 점들을 없앤다.
  5. 쌍극은 한 방향의 한계 피치에 가장 강하고 수직 방향에는 쓸모가 없다. 최소 피치 층이 단방향 레이아웃을 쓰는 이유다.
  6. 극의 이상적 위치는 \(\sigma_c = \lambda/(2p\,\mathrm{NA})\)다. 0차와 1차가 광축에 대칭이 되어 초점이 어긋나도 무늬가 흐려지지 않는다. 다른 피치에서는 대칭이 깨져 금지 피치가 생긴다.
  7. 자유형 광원은 동공의 칸마다 켜고 끄는 조명이고, SMO는 광원과 마스크를 패턴에 맞춰 함께 최적화한다. 스캐너는 빛을 가리지 않고 거울이나 회절 소자로 옮겨서 모양을 만들며, 동공 채움 비율이 작을수록 대비와 빛의 양이 맞선다.

확인 퀴즈

1. EUV 0.33 NA(λ = 13.5 nm)에서 피치 28 nm의 선/간격을 \(\sigma\) = 0.3인 원형 조명으로 비췄다. 웨이퍼 위의 상은?

차단 피치는 13.5/(0.33 × 1.3) = 31.5 nm다. 28 nm는 그보다 작아서 어느 광원점도 1차를 동공에 넣지 못한다. 0차만 지나가므로 세기가 고른 배경만 남는다. 무늬가 생기려면 \(\sigma\)가 0.46을 넘어야 한다.

2. 광원점 두 개가 각각 만든 상을 합칠 때 진폭이 아니라 세기를 더하는 이유는?

광원의 서로 다른 점은 서로 비간섭성이다. 한 광원점에서 나온 평면파의 회절 차수끼리는 간섭하지만(진폭 합), 다른 광원점이 만든 상과는 세기로만 더해진다. 이것이 아베 결상의 뼈대다.

3. ArF 액침(λ = 193 nm, NA 1.35)으로 피치 90 nm의 세로 선을 찍으려 한다. 쌍극 조명의 극 중심으로 가장 알맞은 \(\sigma\)는?

\(\sigma_c = \lambda/(2p\,\mathrm{NA})\) = 193/(2 × 90 × 1.35) = 0.79다. 이 자리에서 0차와 1차가 광축에 대칭이 되어 초점에 가장 둔감하다. 1.59는 차수 사이의 간격 \(\lambda/(p\,\mathrm{NA})\)이고 동공 밖이다.

4. x 방향 쌍극 조명으로 피치가 같은 세로 선과 가로 선을 한 번에 노광했다. 결과로 맞는 것은?

세로 선은 빛을 x 방향으로 회절시키므로 좌우에 놓인 극이 0차와 1차를 함께 동공에 넣는다. 가로 선의 회절광은 y 방향으로 나가는데 극이 x축 위에 있어서 1차가 동공을 벗어난다. 그래서 한계 피치 층은 선을 한 방향으로만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