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8

몰딩과 봉지

와이어 본딩이나 플립칩 접속이 끝난 다이는 아직 맨몸이다. 지름 20 µm 남짓한 금선은 손끝만 스쳐도 눕고, 알루미늄 패드는 습기와 염소 이온을 만나면 부식한다. 봉지(Encapsulation)는 이 구조를 수지로 감싸 취급할 수 있는 부품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오늘날 패키지의 대부분은 실리카 가루를 가득 채운 에폭시, 곧 EMC(Epoxy Molding Compound)를 금형 안에서 녹여 흘려 넣고 굳혀서 만든다. 수지는 흐르는 동안에도 굳어 가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수십 초뿐이고, 그 흐름이 와이어를 민다. 이 장은 재료의 조성에서 출발해 충전·경화·휨·흡습까지를 계산한다.

왜 봉지하는가

봉지가 맡는 일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기계적 보호다. 다이와 와이어, 범프를 단단한 덩어리 안에 고정해 충격·진동·취급에서 지킨다. 둘째는 환경 차단이다. 습기와 이온성 오염물(Na⁺, Cl⁻ 등)이 금속 배선과 패드에 닿아 부식이나 누설을 일으키는 것을 늦춘다. 셋째는 형태다. 규격화된 외형을 만들어 테스트 소켓에 꽂고, 픽앤플레이스 장비가 집고, 표면에 마킹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더해 봉지재는 다이와 기판 사이의 열팽창 차이를 나눠 받는 구조재 역할도 한다.

환경 차단의 수준에 따라 패키지는 두 부류로 나뉜다. 기밀 패키지(Hermetic package)는 세라믹 본체나 금속 캔에 다이를 넣고 금속·유리로 뚜껑을 밀봉한다. 금속·세라믹·유리는 수증기를 사실상 통과시키지 않으므로 내부 공간이 건조한 상태로 수십 년 유지된다. 밀봉 품질은 헬륨 누설 시험으로 확인한다. 군수·우주·일부 광·MEMS 소자가 이 방식을 쓴다. 반면 비기밀 패키지(Non-hermetic package)인 플라스틱 봉지는 수지가 다이를 직접 감싼다. 고분자는 수증기를 투과시키므로 습기는 며칠에서 몇 주면 수지 속으로 스며든다. 그런데도 플라스틱 패키지가 신뢰성을 얻은 것은 수지의 이온 불순물을 수 ppm~수십 ppm 수준으로 낮추고, 칩 표면의 패시베이션과 수지–칩 계면의 접착을 개선해 왔기 때문이다. 물이 들어와도 고일 틈(박리)과 이온이 없으면 부식은 진행되지 않는다. 값이 싸고 가볍고 대량 생산에 맞아, 현재 생산되는 패키지의 절대 다수가 플라스틱 봉지다.

기밀 패키지 (Hermetic) 금속 리드 (솔더·용접 밀봉) 세라믹 본체 다이 주위는 건조한 빈 공간 비기밀 패키지 (플라스틱 봉지) EMC가 다이·와이어를 직접 감싼다 수지는 수증기를 천천히 투과시킨다
그림 8-1. 기밀 패키지는 세라믹·금속으로 빈 공간을 밀봉하고, 플라스틱 패키지는 수지로 속을 꽉 채운다. 플라스틱 쪽은 습기를 완전히 막지 못하지만 계면 접착과 낮은 이온 불순물로 부식을 억제한다.

EMC: 실리카를 가득 채운 에폭시

EMC는 이름과 달리 무게의 대부분이 에폭시가 아니다. 70~90 wt%가 실리카 필러(Silica filler)이고, 수지는 그 알갱이들을 묶는 결합재다. 에폭시 수지와 경화제(주로 페놀 노볼락)가 가교 반응으로 3차원 그물을 이루는 열경화성 재료라서, 한 번 굳으면 다시 녹지 않는다. 원료는 반응이 조금 진행된 B-스테이지 상태의 분말을 눌러 만든 원통형 태블릿이나 과립으로 공급되며, 반응이 진행되지 않게 저온(약 5 °C 이하) 보관한다.

성분대표 물질함량 (wt%, 대략)역할
필러용융 실리카(구형·파쇄형), 고방열용 알루미나70~90CTE·수축·흡습 감소, 탄성률·열전도도 증가
에폭시 수지크레졸 노볼락(OCN), 바이페닐, 다방향족계5~15결합재, 접착
경화제페놀 노볼락, 페놀 아랄킬3~10에폭시기와 가교
경화 촉진제포스핀(TPP)·이미다졸계< 1겔 타임·경화 속도 조절
커플링제실란< 1필러–수지, 수지–칩·리드프레임 계면 접착
난연제금속 수산화물·인계, 자체 난연 수지 (과거: 브롬화 에폭시 + Sb₂O₃)0~수UL 94 V-0 난연 등급
이형제왁스(카르나우바 등)< 1금형에서 떨어지게 함 (과하면 접착 저하)
착색제카본 블랙약 0.2~0.5차광, 레이저 마킹 대비
기타실리콘계 저응력제, 이온 포착제소량탄성률 완화, 이온 고정

필러를 이렇게 많이 넣는 가장 큰 이유는 열팽창 계수(CTE)다. 에폭시 수지만의 CTE는 약 60 ppm/°C로 실리콘(2.6)이나 구리 리드프레임(17)보다 훨씬 크다. 용융 실리카(Fused silica)는 CTE가 약 0.5 ppm/°C로 매우 작아, 이를 부피로 70% 넘게 채우면 컴파운드의 CTE가 8~15 ppm/°C까지 내려온다. 혼합 법칙(부피 분율 가중 평균)보다 실제 값이 더 낮게 나오는데, 단단한 필러가 무른 수지의 팽창을 구속하기 때문이다. 이 효과를 담은 것이 케르너(Kerner) 식이다.

$$\alpha_c = \alpha_m(1-\phi) + \alpha_f\,\phi - (\alpha_m-\alpha_f)\,\phi(1-\phi)\,\frac{1/K_m - 1/K_f}{(1-\phi)/K_m + \phi/K_f + 3/(4G_m)}$$
\(\phi\)는 필러 부피 분율, 아래 첨자 \(m\)은 수지(매트릭스), \(f\)는 필러, \(K\)는 체적 탄성률, \(G\)는 전단 탄성률. 앞의 두 항이 혼합 법칙이고 마지막 항이 구속에 의한 보정이다.

필러는 공짜가 아니다. 알갱이가 많아질수록 녹은 수지의 점도가 가파르게 오른다. 농후 현탁액의 점도는 크리거–도허티(Krieger–Dougherty) 식으로 근사한다.

$$\frac{\eta}{\eta_0} = \left(1-\frac{\phi}{\phi_m}\right)^{-[\eta]\,\phi_m}$$
\(\eta_0\)는 필러 없는 수지의 점도, \([\eta]\)는 고유 점도(구형 입자에서 2.5), \(\phi_m\)은 최대 충전 분율. 크기가 같은 구를 무작위로 채우면 \(\phi_m \approx 0.64\)지만, 큰 입자 사이를 작은 입자가 메우도록 입도 분포를 넓히면 0.85 이상으로 올라간다.

\(\phi\)가 \(\phi_m\)에 가까워지면 점도가 발산하므로, 고충전 EMC는 구형 실리카를 여러 크기로 섞어 \(\phi_m\)을 끌어올린다. 필러 설계가 EMC 기술의 절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탄성률과 열전도도도 필러와 함께 오른다. 용융 실리카 EMC의 열전도도는 약 0.7~1 W/m·K이고, 방열이 중요한 제품은 알루미나 필러로 3 W/m·K 이상을 얻는다(대신 CTE가 커지고 금형 마모가 심해진다).

SIMULATOR

필러 함량과 EMC 물성

필러 부피 분율 φ—
CTE α₁—
탄성률—
열전도도—
상대 점도 η/η₀—
해볼 것: ① 용융 실리카를 70 → 88 wt%로 올리면 CTE가 구리(17)를 지나 10 ppm/°C 아래로 내려가지만 상대 점도는 수십 배가 된다. ② φm을 0.64(단일 크기 구)로 낮추면 80 wt% 부근에서 곡선이 끊긴다. 그 이상은 흐르지 않아 성형할 수 없다는 뜻이다. ③ 알루미나로 바꾸면 열전도도가 몇 배 오르지만, 밀도가 커서 같은 wt%에서 부피 분율이 작고 CTE도 덜 내려간다. (CTE는 케르너 식, 점도는 크리거–도허티 식, 탄성률·열전도도는 루이스–닐센(Lewis–Nielsen) 식. 수지: 60 ppm/°C, 3 GPa, 0.2 W/m·K, 1.2 g/cm³로 가정한 Tg 아래 값)

EMC 물성표에서 CTE는 항상 두 값으로 적힌다. 가교 고분자는 유리 전이 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 Tg)를 넘으면 그물 사슬이 움직이기 시작해 유리 상태에서 고무 상태로 바뀐다. 그 아래의 CTE를 \(\alpha_1\), 위의 CTE를 \(\alpha_2\)라 하며 \(\alpha_2\)는 \(\alpha_1\)의 3~4배다. 탄성률도 Tg를 넘으면 한 자릿수 가까이 떨어진다. EMC의 Tg는 보통 110~180 °C 범위라, 175 °C 몰딩과 260 °C 리플로는 모두 Tg 위에서 일어난다. 패키지의 휨이 온도에 따라 방향까지 바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이 변화 ΔL/L 온도 25 °C Tg 175 °C 260 °C 상온 몰딩·PMC 리플로 α₁ ≈ 7~15 ppm/°C (유리 상태) α₂ ≈ 30~50 ppm/°C (고무 상태)
그림 8-2. 열기계 분석(TMA)으로 잰 EMC의 팽창 곡선. 기울기가 꺾이는 점이 Tg다. 몰딩 온도에서 상온으로 식는 동안 EMC는 \(\alpha_2\) 구간과 \(\alpha_1\) 구간을 차례로 지나며 수축한다.

성형성은 두 가지 시험값으로 관리한다. 스파이럴 플로(Spiral flow)는 나선형 홈이 파인 표준 금형(EMMI 1-66)에 175 °C, 정해진 압력으로 수지를 밀어 넣어 굳기 전까지 흘러간 길이로, 대략 80~150 cm 수준이다. 겔 타임(Gel time)은 175 °C 열판 위에서 수지가 끈적한 액체에서 흐르지 않는 겔로 바뀔 때까지의 시간으로 보통 20~40초다. 두 값 모두 저장 중 반응이 진행되면 줄어들기 때문에 입고·사용 전 점검 항목이 된다.

트랜스퍼 몰딩과 압축 몰딩

가장 오래 쓰여 온 방식은 트랜스퍼 몰딩(Transfer molding)이다. 약 175 °C로 달군 금형 사이에 리드프레임이나 기판 스트립을 끼우고, 포트(Pot)에 넣은 태블릿을 플런저(Plunger)로 밀어 올린다. 태블릿은 고주파 예열기에서 미리 80~90 °C로 데워 두어 포트 안에서 빠르게 녹는다. 녹은 수지는 러너(Runner)를 따라 흐르다 좁은 게이트(Gate)를 지나 캐비티(Cavity)를 채우고, 밀려난 공기는 반대편의 얕은 에어 벤트(깊이 수십 µm)로 빠져나간다. 충전이 끝나면 약 7~10 MPa의 압력을 유지한 채 60~120초 동안 굳힌 뒤 금형을 열고 이젝터 핀으로 밀어낸다. 포트 위에 남은 수지 덩어리(컬)와 러너는 게이트에서 꺾어 떼어 낸다(디게이트). 여러 개의 포트를 스트립 가까이에 나란히 둔 멀티 플런저 방식이 표준이다.

트랜스퍼 몰딩에서는 수지가 캐비티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수 cm를 흘러야 한다. 흐르는 내내 와이어를 옆으로 밀고, 흐르는 동안에도 경화가 진행되어 끝으로 갈수록 점도가 높아진다. 패키지가 얇아지고 몰드 면적이 넓어질수록 이 문제가 커진다. 압축 몰딩(Compression molding)은 순서를 바꾼다. 과립이나 액상 수지를 캐비티에 먼저 고르게 놓고, 녹인 뒤 다이가 붙은 기판을 그 안에 담그듯 눌러 준다. 수지가 움직이는 거리는 캐비티 두께 정도에 불과하다.

항목트랜스퍼 몰딩압축 몰딩
수지 형태태블릿과립, 액상, 시트
유동 거리캐비티 길이 (수 cm)캐비티 두께 수준 (1 mm 이하)
와이어 스윕크다 (긴 와이어·가는 와이어에 불리)작다
수지 손실컬·러너로 상당량 버림거의 없음 (정량 계량이 중요)
얇은 캡·대면적충전 불균형, 필러 분리 위험유리 (웨이퍼·패널 레벨 몰딩)
대표 용도리드프레임 패키지, 일반 BGA, MUF적층 메모리, 팬아웃 재구성 웨이퍼(10장)

압축 몰딩은 금형을 닫기 전에 캐비티를 진공으로 빼서 보이드를 줄이고, 캐비티 면에 이형 필름을 깔아 금형 오염과 이형 문제를 함께 푼다. 반면 수지량이 그대로 몰드 두께가 되므로 계량 편차가 곧 두께 편차다.

경화 반응과 충전 시간 창

열경화성 수지의 몰딩은 시간과의 경쟁이다. 금형에 닿아 온도가 오르면 점도가 먼저 떨어져 잘 흐르지만, 동시에 가교 반응이 진행되어 분자량이 커지고 점도가 다시 올라간다. 경화도(전환율) \(X\)가 어느 값 \(X_g\)에 이르면 그물이 시료 전체로 이어져 점도가 발산하는데, 이 점이 겔화(Gelation)다. 캐비티는 그 전에 다 채워야 한다.

EMC의 경화 속도는 반응 생성물이 반응을 다시 촉진하는 자기 촉매형이라, 카말(Kamal) 모델이 널리 쓰인다. 문헌에서는 경화도를 보통 \(\alpha\)로 쓰지만 여기서는 CTE와 구별하기 위해 \(X\)로 적는다.

$$\frac{dX}{dt} = \left(k_1 + k_2 X^{m}\right)(1-X)^{n},\qquad k_i = A_i \exp\!\left(-\frac{E_i}{RT}\right)$$
\(k_1\)은 촉매 없이 시작되는 반응, \(k_2\)는 자기 촉매 항. 지수 \(m, n\)과 활성화 에너지 \(E_i\)는 시차 주사 열량계(DSC)의 발열 곡선에서 맞춘다. 온도가 10 °C 오르면 반응 속도는 대략 1.5배가 된다.

점도는 온도와 경화도의 함수다. 몰드 유동 해석에서 표준처럼 쓰이는 것이 카스트로–마코스코(Castro–Macosko) 모델이다.

$$\eta(T, X) = \eta_0(T)\left(\frac{X_g}{X_g - X}\right)^{C_1 + C_2 X},\qquad \eta_0(T) = B\,\exp\!\left(\frac{T_b}{T}\right)$$
\(\eta_0\)는 반응 전 점도(온도가 높을수록 낮다), \(X_g\)는 겔화 경화도. \(X \to X_g\)에서 점도가 무한대로 간다.

두 식을 함께 풀면 금형 온도의 양면성이 드러난다. 온도를 올리면 처음 점도는 낮아지지만 겔화가 빨리 와서 충전 가능 시간 창이 좁아진다. 온도를 내리면 창은 넓어지지만 점도가 높아 와이어를 세게 밀고, 이형할 만큼 굳는 데 시간이 걸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SIMULATOR

경화도·점도와 충전 시간 창

초기 점도 η₀—
충전 가능 시간 (η < 200 Pa·s)—
겔 타임—
이형 시 경화도—
판정—
해볼 것: ① 175 °C에서 겔 타임이 20~30초, 충전 가능 시간이 그보다 짧게 나오는 것을 확인한다. 초록 띠가 충전 창이다. ② 온도를 190 °C로 올리면 초기 점도는 내려가지만 창이 절반 가까이 줄어, 이송 시간 10초가 창을 벗어난다. ③ 155 °C로 내리면 창은 넓지만 점도가 높고, 90초 뒤 경화도가 낮아 이형이 어렵다. 경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카말 모델 m = 0.7, n = 1.5, E = 70 kJ/mol, 카스트로–마코스코 Xg = 0.4인 가상의 EMC. 수지가 금형 온도에 즉시 도달한다고 가정한 등온 계산이며, 이형 가능 기준은 경화도 0.8로 두었다.)

몰딩 결함과 와이어 스윕

몰딩 결함의 대부분은 수지 유동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것을 표로 정리했다.

결함현상주 원인대책
와이어 스윕 (Wire sweep)와이어가 유동 방향으로 휘어 인접 와이어와 단락높은 점도·유속, 길고 가는 와이어이송 속도 프로파일, 게이트 위치, 저점도 수지, 압축 몰딩
미충전 (Incomplete fill)캐비티 끝이 비어 있음충전 전 겔화, 수지량 부족, 벤트 막힘온도·이송 시간 조정, 벤트 청소
보이드 (Void)내부·표면의 기포공기 갇힘, 다이 위·아래 유동 불균형(레이스 트래킹), 수분진공 몰딩, 게이트·벤트 설계, 보압
패들 시프트 (Paddle shift)다이 패드가 위아래로 밀려 기울어짐패드 위·아래 유동 압력 차상하 캐비티 두께 균형, 다운셋 설계
플래시 (Flash)파팅 라인이나 리드 사이로 수지가 새어 굳음클램프 압력 부족, 금형 마모, 저점도디플래시(화학·물분사), 금형 관리
박리 (Delamination)EMC와 다이·리드프레임·기판 계면이 떨어짐표면 오염·산화, 이형제 과다, 열응력플라즈마 세정, 표면 처리, 접착 촉진제
스티킹 (Sticking)성형품이 금형에 달라붙음경화 부족, 금형 오염금형 클리닝·컨디셔닝, 이형 필름

이 가운데 와이어 스윕은 와이어 본딩 패키지(6장)의 설계 한계를 정한다. 스윕의 크기는 와이어가 옆으로 밀린 최대 변위를 와이어 길이(본드 사이의 수평 거리)로 나눈 스윕률(%)로 나타내고, 보통 수 % 이내(예: 5~10% 이하)로 관리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점성 유체가 가는 원기둥을 가로질러 흐르면 항력이 생기고, 양 끝이 고정된 와이어는 그 분포 하중을 받는 보처럼 휜다.

$$f = \frac{4\pi\,\eta\,U}{\ln(7.4/\mathrm{Re})},\qquad \mathrm{Re} = \frac{\rho U d}{\eta},\qquad \delta_{\max} = \frac{f L^{4}}{384\,E I},\qquad I = \frac{\pi d^{4}}{64}$$
\(f\)는 와이어 단위 길이당 항력(램(Lamb)의 저레이놀즈 수 원기둥 해), \(\eta\)는 수지 점도, \(U\)는 와이어에 수직인 유속, \(d\)·\(L\)·\(E\)는 와이어의 지름·길이·탄성률. \(\delta_{\max}\)는 양단 고정 보가 균일 분포 하중을 받을 때 가운데 처짐이다.

식에서 바로 읽히는 것이 설계 규칙이 된다. 변위는 \(L^4/d^4\)에 비례하므로 와이어를 20% 길게 하면 처짐이 2배, 지름을 25 µm에서 20 µm로 줄이면 2.4배가 된다. 항력은 \(\eta U\)에 비례하므로 충전 후반에 점도가 오른 수지가 닿는 게이트 반대편 와이어가 가장 위험하다. 구리 와이어는 금보다 탄성률이 약 1.5배 커서 같은 조건에서 덜 휜다.

SIMULATOR

와이어 스윕과 단락 판정

단위 길이당 항력—
최대 변위 δ—
스윕률 δ/L—
인접 와이어 최소 간격—
판정—
해볼 것: ① 와이어 길이를 3 → 4.5 mm로 늘리면 변위가 약 5배(\(1.5^4\))가 되어 붉게 표시된 단락이 생긴다. ② 같은 조건에서 재료를 Cu로 바꾸거나 지름을 키워 단락이 풀리는지 본다. ③ 점도를 30 → 100 Pa·s로 올리면(충전이 늦어 경화가 진행된 경우) 스윕률이 거의 비례해 커진다. 위 그림은 다이 변을 위에서 본 모습으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와이어가 길고(왼쪽 끝은 최대 길이의 70%) 수지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른다. 긴 와이어가 더 많이 밀려 짧은 이웃을 따라잡는 최악의 방향이다. (와이어를 곧은 양단 고정 보로 본 선형 근사. 실제 루프는 높이 방향으로 솟아 있어 더 유연하고, 스윕률이 10%를 크게 넘으면 선형 가정이 맞지 않는다. 수지 밀도 1.9 g/cm³)

MUF: 몰딩으로 언더필까지

플립칩 패키지(7장)는 다이와 기판 사이의 좁은 틈을 모세관 언더필(CUF, Capillary Underfill)로 채운 다음, 필요하면 그 위를 다시 몰딩한다. MUF(Molded Underfill)는 이 두 단계를 하나로 합친다. 몰딩 수지가 다이 옆과 위를 덮으면서 범프 사이의 틈까지 한 번에 채운다. 디스펜스와 언더필 경화 공정이 빠져 스트립 단위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다이 가장자리의 언더필 필렛이 차지하던 면적도 줄어든다.

CUF + 오버몰드 언더필 디스펜스·경화 후 몰딩 (2공정) MUF 몰딩 수지가 범프 사이까지 채움 (1공정)
그림 8-3. 모세관 언더필은 다이 아래만 따로 채우고(하늘색), MUF는 미세 필러를 쓴 몰딩 수지 하나로 다이 위·옆·아래를 모두 채운다.

대신 재료와 공정의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일반 EMC의 필러는 평균 입경이 십수 µm이고 큰 알갱이는 50 µm를 넘어, 수십 µm 높이의 범프 틈에 걸린다. MUF용 수지는 필러의 최대 입경(톱 컷)을 틈의 1/3 이하 수준으로 잘라 낸 미세 필러를 쓰고, 좁은 틈을 흐르도록 점도를 낮춘다. 또 다이 아래는 다이 위보다 유동 저항이 훨씬 커서 수지가 다이 둘레를 먼저 돌아 나가며 가운데에 공기를 가두기 쉽다. 그래서 캐비티를 진공으로 빼는 진공 보조 몰딩과 기판의 벤트 홀 설계가 함께 쓰인다. 범프 피치가 좁아지고 다이가 커질수록 MUF의 난도는 올라간다. 칩을 여러 층 쌓은 뒤 층 사이 틈을 액상 수지로 한 번에 채우는 MR-MUF는 13장에서 다룬다.

몰딩 이후: PMC, 휨, 흡습, 마킹

금형 안의 1~2분으로는 가교가 끝나지 않는다. 금형에서는 이형할 수 있을 만큼만 굳히고, 스트립을 매거진에 담아 오븐에서 175 °C로 수 시간(보통 2~8시간) 더 굽는다. 이것이 PMC(Post Mold Cure)다. PMC를 거치면서 경화도가 완성되고 Tg와 탄성률, 접착력, 내습성이 최종값에 이른다. 스트립이 휘지 않도록 눌러 놓고 굽는 경우도 많다.

PMC 온도에서 상온으로 식으면 패키지는 휜다. 기판 위 한쪽 면만 몰딩한 BGA는 EMC와 기판이 붙은 두 겹 판이고, 두 층의 수축량이 다르면 바이메탈처럼 굽는다. EMC의 수축에는 열수축뿐 아니라 가교로 부피가 주는 경화 수축(대략 0.1~0.3% 수준)도 더해진다. 두 층의 곡률은 티모셴코(Timoshenko)의 바이메탈 식으로 추정한다.

$$\kappa = \frac{6\,\Delta\varepsilon\,(1+m)^2}{h\left[\,3(1+m)^2 + (1+mn)\left(m^2 + \dfrac{1}{mn}\right)\right]},\qquad w \approx \frac{\kappa L^2}{8}$$
\(\Delta\varepsilon = \Delta\alpha\,\Delta T\)(+ 경화 수축 차)는 두 층의 자유 수축 변형률 차, \(m = t_1/t_2\)는 두께 비, \(n = E_1/E_2\)는 탄성률 비, \(h = t_1 + t_2\)는 전체 두께, \(w\)는 길이 \(L\)에서의 휨. 두께와 탄성률이 같으면 \(\kappa = 1.5\,\Delta\varepsilon/h\)이다.

예를 들어 CTE 차가 5 ppm/°C, 온도 차가 150 °C이면 \(\Delta\varepsilon = 7.5\times10^{-4}\)이고, 전체 두께 1 mm인 대칭 조건에서 \(\kappa \approx 1.1\ \text{m}^{-1}\), 길이 15 mm에서 휨은 약 32 µm다. 수축이 큰 쪽이 오목한 면이 된다. EMC가 위에 있을 때 EMC가 더 수축하면 가장자리가 들리는 스마일, 기판이 더 수축하면 가장자리가 처지는 크라이 모양이다. 리플로 온도에서는 EMC가 Tg를 넘어 \(\alpha_2\)로 팽창하고 탄성률이 떨어지므로 휨의 방향이 뒤집히기도 한다. 그래서 EMC의 CTE·Tg·수축률은 기판과 다이 두께에 맞춰 고른다. 온도에 따른 휨과 그 허용 기준은 14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스마일: EMC 쪽이 더 수축 가장자리가 위로 (EMC 면이 오목) 크라이: 기판 쪽이 더 수축 가장자리가 아래로 (EMC 면이 볼록)
그림 8-4. 한쪽 면 몰딩 패키지의 휨(과장). 위층(어두운 색)이 EMC, 아래층(초록)이 기판이다. 어느 쪽이 되는지는 EMC의 CTE·경화 수축과 기판 CTE, 다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정한다.

플라스틱 패키지의 숙명인 흡습은 보드 실장 때 문제를 일으킨다. 대기 중에 놓인 패키지는 EMC와 기판, 다이 접착제(5장)에 수분을 머금는다. 무연 리플로의 피크 온도 260 °C에서 물의 포화 증기압은 약 4.7 MPa다. 계면에 작은 박리나 보이드가 있으면 그 안에서 수분이 기화해 압력을 만들고, Tg를 넘어 무르고 접착이 약해진 수지를 부풀리다 '퍽' 하고 찢는다. 이것이 팝콘 균열(Popcorn cracking)이다. 패키지가 수분에 얼마나 민감한지는 JEDEC J-STD-020의 MSL(Moisture Sensitivity Level)로 등급을 매긴다. 방습 포장을 뜯은 뒤 리플로까지 허용되는 시간(플로어 라이프)이 등급마다 정해져 있고, 넘기면 다시 베이크해야 한다. 시험 방법과 가속 모델은 15장에서 다룬다.

MSL플로어 라이프보관 조건
1무제한≤ 30 °C / 85% RH
21년≤ 30 °C / 60% RH
2a4주≤ 30 °C / 60% RH
3168시간≤ 30 °C / 60% RH
472시간≤ 30 °C / 60% RH
5 / 5a48시간 / 24시간≤ 30 °C / 60% RH
6라벨에 표시된 시간 (사용 전 베이크 필수)≤ 30 °C / 60% RH

마지막으로 패키지 윗면에 제품명·로트 번호·핀 1 표시 등을 새긴다. 예전에는 잉크를 찍었지만 지금은 레이저 마킹이 표준이다. 근적외선(1064 nm) 또는 녹색 레이저가 EMC 표면을 수~수십 µm 깊이로 태워 내면 카본 블랙이 날아가고 필러가 드러나 밝게 보인다. 얇은 패키지는 다이 위 몰드 두께가 100 µm 안팎까지 줄어들므로, 마킹 깊이와 열이 다이나 와이어 루프에 닿지 않도록 관리한다. 마킹이 끝난 스트립은 볼 어태치와 싱귤레이션(9장)으로 넘어간다.

몰딩 직전에는 보통 Ar/O₂ 또는 Ar/H₂ 플라즈마 세정을 한다. 기판과 다이 표면의 유기 오염을 없애고 표면 에너지를 높여 EMC 접착을 좋게 하면, 박리가 줄고 그만큼 MSL 등급에 여유가 생긴다.

핵심 정리

  1. 봉지는 기계적 보호, 습기·이온 차단, 취급 가능한 외형을 준다. 플라스틱 패키지는 비기밀이지만 저이온 수지와 계면 접착으로 신뢰성을 확보한다.
  2. EMC는 70~90 wt%가 실리카 필러다. 필러가 CTE를 수지의 약 60에서 8~15 ppm/°C로 낮추고 탄성률·열전도도를 높이지만, 점도는 \((1-\phi/\phi_m)^{-2.5\phi_m}\)으로 급증한다.
  3. Tg를 넘으면 CTE가 \(\alpha_1\)에서 \(\alpha_2\)(3~4배)로 커지고 탄성률이 떨어진다. 몰딩과 리플로는 Tg 위에서 일어난다.
  4. 트랜스퍼 몰딩은 플런저로 수지를 러너·게이트를 거쳐 캐비티에 밀어 넣는다. 압축 몰딩은 수지를 먼저 놓고 눌러 유동 거리가 짧아, 얇은 패키지와 웨이퍼·패널 레벨에 유리하다.
  5. 경화가 진행되면 점도가 급상승하므로 겔화 전에 충전을 끝내야 한다. 금형 온도를 올리면 초기 점도는 낮아지지만 충전 시간 창이 좁아진다.
  6. 와이어 스윕은 \(\delta \propto \eta U L^4/(E d^4)\)로 커진다. 몰딩 후에는 PMC로 가교를 완성하며, CTE·경화 수축 차이가 휨을, 흡습이 리플로 때 팝콘 균열을 만든다.

확인 퀴즈

EMC에 실리카 필러를 70~90 wt%나 넣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용융 실리카의 CTE는 약 0.5 ppm/°C로, 수지(약 60)의 CTE를 8~15 ppm/°C로 끌어내린다. 색은 카본 블랙이 내고, 필러는 점도를 오히려 크게 높인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와이어 길이를 2배로 하면, 양단 고정 보 모델에서 와이어의 최대 변위는 몇 배가 되는가?

\(\delta_{\max} = fL^4/(384EI)\)이므로 \(2^4 = 16\)배다. 변위를 길이로 나눈 스윕률은 8배가 된다.

압축 몰딩이 트랜스퍼 몰딩보다 와이어 스윕이 작은 이유는?

트랜스퍼 몰딩은 수지가 게이트에서 캐비티 끝까지 수 cm를 흐르지만, 압축 몰딩은 캐비티 두께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금형 온도는 비슷하고 필러도 똑같이 쓴다.

금형 온도를 175 °C에서 190 °C로 올렸을 때 일어나는 일로 옳은 것은?

\(\eta_0(T)\)는 온도가 오르면 내려가지만 반응 속도 상수가 아레니우스 식으로 커져 겔화가 빨리 온다. 이송 시간이 창을 벗어나면 미충전과 심한 와이어 스윕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