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7

플립칩

와이어 본딩은 다이의 둘레에서만 신호를 꺼낸다. I/O가 수천 개로 늘고 전원 전류가 수십~수백 A에 이르면 둘레만으로는 모자란다. 플립칩(Flip Chip)은 다이를 뒤집어 회로면 전체에 깔린 범프로 기판에 직접 붙인다. 1960년대 IBM이 메인프레임용으로 개발한 C4(Controlled Collapse Chip Connection)가 출발점이고, 지금은 CPU·GPU·모바일 AP는 물론 2.5D·3D 적층의 기본 접속 방식이다. 이 장은 솔더가 녹는 몇 초 동안 벌어지는 일(붕괴와 자기 정렬), 틈을 메우는 언더필의 유동, 그리고 실리콘과 기판의 열팽창 차이가 범프를 어떻게 피로시키는지를 계산한다.

뒤집어서 면으로 붙인다

6장의 와이어 본딩에서 다이는 회로면을 위로 두고, 둘레의 패드에서 가는 금속선을 뽑아 기판에 잇는다. 플립칩은 반대다. 회로면의 패드 위에 미리 범프(Bump)를 만들어 두고(3장), 다이를 뒤집어 범프를 기판 패드에 맞댄 뒤 솔더를 녹여 한꺼번에 접합한다. 접속점이 다이 둘레의 한 줄이 아니라 면 전체의 격자(Area array)가 된다는 것이 본질적인 차이다.

와이어 본딩 회로면이 위 I/O는 다이 둘레에만 경로 1~5 mm · 약 1 nH/mm 플립칩 열 (뒷면으로) I/O는 면 전체 격자 경로 약 0.05~0.1 mm · 0.1 nH 이하
그림 7-1. 와이어 본딩(왼쪽)과 플립칩(오른쪽). 플립칩은 회로면이 기판을 향하고, 범프가 전기 접속과 기계적 고정을 겸한다. 다이와 기판 사이의 틈은 언더필로 채운다. 실리콘 뒷면이 위로 드러나므로 그 위에 열 계면 재료와 히트 스프레더를 바로 올릴 수 있다.

면 배열은 네 가지 이점을 준다. 첫째, I/O 수가 둘레 길이가 아니라 면적에 비례한다. 10 mm 다이에 150 µm 피치 격자를 깔면 범프가 약 4,400개 들어간다. 같은 다이의 둘레에 50 µm 피치로 패드를 한 줄 놓으면 약 800개다. 둘째, 접속 길이가 범프 높이인 수십~100 µm로 줄어 인덕턴스가 와이어의 수십 분의 일이 된다. 셋째, 전원·접지 범프를 회로 블록 바로 아래에 촘촘히 둘 수 있어 다이 안쪽까지 가는 긴 배선의 IR 강하가 줄어든다(14장). 넷째, 실리콘 뒷면이 드러나 방열 경로가 짧다.

대가도 있다. 웨이퍼 단계에서 범핑 공정이 추가되고, 범프 피치에 맞는 미세 배선 기판(9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리콘과 기판이 짧고 굵은 범프로 단단히 묶이기 때문에, 유연한 와이어가 흡수하던 열팽창 차이가 전부 범프와 다이 배선층의 응력으로 돌아온다. 이 장의 뒤쪽 절반은 이 문제를 다룬다.

항목와이어 본딩플립칩
접속 배치주변 배열(둘레 1~3줄)면 배열(격자), 주변 배열도 가능
대표 피치패드 40~60 µm솔더 범프 130~200 µm, 구리 필러 40~130 µm, 마이크로 범프 20~40 µm
접속 길이·인덕턴스1~5 mm, 1~5 nH0.05~0.1 mm, 약 0.1 nH 이하
접속 방식한 가닥씩 순차전체 범프 동시(리플로) 또는 칩 단위(TCB)
방열다이 뒷면 → 접착층 → 기판·리드프레임다이 뒷면 → TIM → 히트 스프레더(직접)
추가 비용와이어 재료(금·구리)웨이퍼 범핑, 미세 피치 기판, 언더필
열응력와이어가 변형을 흡수범프와 저유전막에 집중 → 언더필 필수
설계 변경와이어 배치만 바꾸면 됨(유연)범프 맵과 기판을 함께 설계
C4라는 이름. IBM은 1960년대 중반 세라믹 기판 위에 납 함량이 높은(약 95~97% Pb) 솔더 범프를 녹여 붙였다. 녹은 솔더가 패드 밖으로 흘러 무너지지 않도록 젖는 영역을 제한해 범프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한 것이 "제어된 붕괴(controlled collapse)"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값싼 유기 기판과 언더필이 결합하면서 플립칩이 PC용 프로세서로 퍼졌고, 2000년대 중반 이후 무연 솔더(SnAg, SAC)와 구리 필러로 넘어갔다.

매스 리플로 조립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매스 리플로(Mass Reflow, MR)다. 칩을 기판 스트립 위에 차례로 올려 두기만 하고, 스트립 전체를 컨베이어식 리플로 오븐에 통과시켜 모든 칩의 모든 범프를 한 번에 녹인다. 접합 자체는 오븐이 하므로 칩을 올리는 장비(플립칩 본더)는 빠르게 놓기만 하면 된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한 단계씩 넘겨 보자.

플럭스(Flux)는 두 가지 일을 한다. 솔더와 패드 표면의 산화막을 환원해 젖음이 일어나게 하고, 끈적임(tack)으로 리플로 전까지 칩이 미끄러지지 않게 붙든다. 범프 끝만 얇은 플럭스 막에 찍는 디핑 방식이 일반적이며, 막 두께는 보통 범프 높이의 절반 안팎으로 맞춘다. 플럭스가 너무 많으면 잔사가 범프 사이에 남아 언더필의 접착과 유동을 방해하고, 너무 적으면 젖지 않는 범프(non-wet)가 생긴다.

25150200245 온도 (°C)시간 → (전체 약 4~6분) 액상선 약 217~221 °C (SAC·SnAg) 피크 240~260 °C TAL45~90 s 예열 소킹 리플로 냉각 1~3 °C/s 플럭스 활성화온도 균일화 2~4 °C/s
그림 7-2. 무연 솔더의 대표적인 리플로 프로파일. 예열에서 용제를 날리고, 소킹(150~200 °C)에서 플럭스가 산화막을 제거하며 기판 전체 온도가 고르게 된다. 액상선 위에 머무는 시간(TAL, Time Above Liquidus)이 너무 짧으면 젖음이 부족하고, 너무 길면 금속간 화합물이 두꺼워진다. 냉각 속도는 솔더 결정립 크기와 다이에 걸리는 응력을 함께 정한다. 수치는 대표 범위이며 실제 값은 솔더 페이스트·플럭스 제조사의 권장 프로파일을 따른다.

리플로는 산화를 막기 위해 보통 질소 분위기(산소 수십~수백 ppm)에서 한다. 리플로 뒤에는 플럭스 잔사를 용제나 수계 세정액으로 씻어 내거나, 잔사가 거의 남지 않는 무세정(no-clean) 플럭스를 쓴다. 범프 간격이 좁아질수록 좁은 틈 안의 잔사를 씻어 내기 어려워져, 미세 피치에서는 세정 자체가 공정 한계가 된다.

자기 정렬과 스탠드오프

솔더가 녹으면 접합부는 액체 방울이 되고, 액체는 표면적을 줄이려 한다. 칩이 옆으로 어긋나 있으면 솔더 기둥이 비스듬히 늘어나 표면적이 커진 상태이므로, 표면 장력은 칩을 패드 바로 위로 끌어당긴다. 이것이 자기 정렬(Self-alignment)이다. 칩 탑재 장비가 ±10 µm 정도로만 놓아도 리플로를 거치면 수 µm 이내로 맞는다. 범프가 상대 패드에 닿아 젖기만 하면 되므로, 패드 지름의 수십 %(대략 30~50%)까지 어긋나도 돌아온다.

반지름 \(a\), 높이 \(h\)인 솔더 기둥의 윗면이 \(x\)만큼 옆으로 밀렸다고 하자. 옆면 넓이 \(A(x)\)가 늘어난 만큼 표면 에너지 \(\gamma A\)가 커지고, 복원력은 그 기울기다.

$$F(x) = \gamma\,\frac{dA}{dx} \;\approx\; \pi a \gamma\,\frac{x}{h}\quad (x \ll h)$$
\(\gamma\)는 용융 솔더의 표면 장력(SnAg계에서 약 0.4~0.5 N/m). 작은 변위에서는 용수철처럼 변위에 비례하고, 스탠드오프 \(h\)가 낮을수록(솔더 부피가 작을수록) 강하다. 지름 100 µm 패드에서 10 µm 어긋나면 범프 하나가 약 10 µN을 낸다. 범프 하나가 떠받치는 실리콘의 무게는 1 µN에도 못 미치므로, 이 크기의 세계에서는 중력보다 표면 장력이 지배한다.

스탠드오프 높이(Standoff height)는 리플로 뒤 다이와 기판 사이의 간격이다. 솔더 부피 \(V\)와 위아래 젖음 패드의 반지름 \(a\)가 정해지면, 접합부를 위아래가 잘린 구로 근사해 \(V = \tfrac{\pi h}{6}(6a^2 + h^2)\)에서 \(h\)가 나온다. 같은 부피라도 패드가 넓으면 솔더가 퍼져 낮아지고, 패드가 좁으면 배가 불룩한 높은 접합이 된다. 스탠드오프가 높으면 열응력 변형이 줄고 언더필이 잘 흐르지만, 접합부가 옆으로 불룩해져 이웃 범프와 붙을(브리지) 위험이 커진다.

SIMULATOR

자기 정렬: 솔더 형상과 복원력

스탠드오프 h—
접합 최대 지름 / 피치—
복원력 (범프당)—
고유 진동수 (실제)—
해볼 것: ① 오프셋을 30%로 두고 재생하면 칩이 감쇠 진동하며 패드 위로 돌아온다. 실제 진동은 수백 Hz여서 화면은 수백 배 느리게 보여 준다. ② 솔더 부피를 줄이면 스탠드오프가 낮아지고 복원력 곡선의 기울기가 커진다. ③ 패드를 60 µm로 줄이고 부피를 130 µm로 키우면 접합이 배불뚝이가 되어 이웃과 닿는다(브리지 경고). ④ 큰 오프셋에서는 복원력이 포화한다(실선이 점선의 선형 근사에서 벗어남). (가정: 접합부를 반지름 a의 기울어진 원기둥으로 보고 옆면 넓이의 변화에서 힘을 구함, γ = 0.45 N/m, 스탠드오프는 정렬 중 일정, 피치 = 패드 지름의 2배, 다이 두께 0.75 mm, 애니메이션의 감쇠비 0.15는 보기 위한 임의 값)

기판 쪽 패드를 어떻게 여는지도 접합 형상을 바꾼다. SMD(Solder Mask Defined) 패드는 솔더 레지스트 개구가 구리 패드보다 작아 레지스트가 젖음 영역을 정한다. NSMD(Non-Solder Mask Defined) 패드는 개구가 패드보다 커서 구리 패드 자체가 젖음 영역을 정하고, 솔더가 패드 옆면까지 감싼다.

SMD 레지스트 개구가 접합 지름을 정한다 패드 밀착 강함 · 개구 모서리에 응력 집중 NSMD 구리 패드가 접합 지름을 정한다 치수 정밀 · 옆면까지 젖음 · 패드 박리에 약함
그림 7-3. SMD와 NSMD 패드. 구리 식각의 치수 정밀도가 레지스트 개구보다 좋아서 NSMD가 접합 크기를 더 고르게 만들고, 솔더가 패드 옆면을 감싸 목 부분의 응력 집중이 덜하다. SMD는 레지스트가 패드 가장자리를 눌러 주어 패드가 뜯기는 불량에 강하다. 어느 쪽을 쓸지는 피치와 기판 설계 규칙에 따라 정한다.

열압착 본딩과 그 밖의 방식

매스 리플로는 싸고 빠르지만 두 가지 조건에서 한계에 닿는다. 하나는 미세 피치다. 피치가 대략 100 µm 아래로 내려가면 구 모양 솔더 범프 대신 구리 필러(Cu pillar) 끝에 얇은 솔더 캡을 얹은 구조를 쓴다(3장). 솔더 양이 적어 자기 정렬력이 약하고, 허용 오차도 수 µm로 줄어든다. 다른 하나는 휨이다. 100 µm 이하로 얇게 간 다이와 얇은 기판은 리플로 온도에서 서로 다르게 휘어, 가장자리나 가운데 범프가 닿지 않거나(non-wet) 눌려서 붙는다.

열압착 본딩(TCB, Thermo-Compression Bonding)은 칩을 한 개씩 본딩 헤드로 집어, 정밀하게 정렬해 누른 채로 헤드를 급속 가열(초당 100 °C 이상)해 솔더를 녹이고, 누른 채로 식혀 굳힌다. 헤드와 스테이지가 다이와 기판을 평평하게 펴 잡고 있으므로 휨의 영향을 받지 않고, 헤드 높이를 제어해 솔더가 옆으로 짜여 나오는 양까지 조절한다. 정렬 정확도는 ±1~3 µm 수준이다. 대신 칩마다 가열·냉각 사이클을 돌아야 해서 처리량이 매스 리플로용 본더의 수 분의 일에서 십분의 일 수준으로 떨어지고, 장비도 비싸다.

방식가열정렬적합한 조건약점
매스 리플로 (MR)오븐에서 전체를 수 분간탑재 ±5~10 µm + 자기 정렬피치 약 100 µm 이상, 두꺼운 다이휨에 의한 미접합, 미세 피치 브리지
열압착 (TCB)헤드로 칩 하나씩, 수 초±1~3 µm, 가압으로 평탄 유지피치 수십 µm, 얇은 다이, 적층낮은 처리량, 장비 비용
레이저 보조 (LAB)근적외선 레이저로 다이 면을 1초 안팎탑재 정밀도 + 자기 정렬얇은 기판, 열 이력을 줄여야 할 때다이 크기별 빔 성형, 균일 가열

TCB에서는 범프 사이가 너무 좁아 접합 뒤에 언더필을 흘려 넣기 어렵다. 그래서 접합 전에 절연 수지를 미리 깔아 두는 선도포 방식을 함께 쓴다. 기판에 페이스트를 찍어 두면 NCP(Non-Conductive Paste), 웨이퍼 범프 면에 필름을 미리 붙여 두면 NCF(Non-Conductive Film)다. 헤드가 누르는 동안 수지가 밀려나며 범프가 맞닿고, 같은 열로 수지가 경화된다. 이 방식은 얇은 다이를 여러 장 쌓는 메모리 적층의 핵심이며 13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레이저 보조 본딩(LAB, Laser-Assisted Bonding)은 균일하게 편 근적외선 레이저를 다이 뒷면에 쬐어 실리콘을 통해 범프만 짧게 가열한다. 기판 전체가 뜨거워지지 않으므로 휨과 열 이력이 작고, 한 칩에 걸리는 시간도 TCB보다 짧다.

언더필: 틈을 메우는 유동

리플로를 마친 플립칩은 범프만으로 기판에 매달려 있다. 이 틈(보통 50~80 µm)에 실리카 필러를 섞은 에폭시를 채워 굳힌 것이 언더필(Underfill)이다. 가장 흔한 모세관 언더필(CUF, Capillary Underfill)은 80~110 °C로 데운 기판 위에서 다이의 한 변 또는 두 변(L자)을 따라 수지를 짜 놓으면, 표면 장력이 수지를 틈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펌프 없이 모세관 압력만으로 흐른다.

간격 \(h\)인 두 평행판 사이에서 접촉각이 \(\theta\)이면 선단의 모세관 압력은 \(\Delta p = 2\gamma\cos\theta / h\)다. 이 압력이 선단까지의 길이 \(x\)에 걸친 점성 저항(평행판 푸아죄유 유동, 평균 속도 \(h^2 \Delta p / 12\mu x\))과 균형을 이루므로 선단은 갈수록 느려진다. 적분하면 워시번 식(Washburn equation)이 나온다.

$$x^2 = \frac{h\,\gamma\cos\theta}{3\mu}\,t \qquad\Longrightarrow\qquad t_{\text{fill}} = \frac{3\mu L^2}{h\,\gamma\cos\theta}$$
\(\mu\)는 점도, \(\gamma\)는 언더필의 표면 장력, \(L\)은 흘러야 할 길이(다이 변 길이). 충전 시간은 길이의 제곱에 비례하고 간극에 반비례한다. 다이가 두 배 커지면 네 배, 간극이 절반이 되면 두 배 오래 걸린다. 큰 다이와 낮은 범프가 동시에 오면 CUF가 급격히 어려워지는 이유다.
SIMULATOR

모세관 언더필의 유동 시간

충전 시간—
절반 지점 도달—
모세관 압력—
해볼 것: ① 재생하면 선단이 처음에는 빠르게, 뒤로 갈수록 느리게 나아간다(x ∝ √t). 절반 지점까지는 전체 시간의 1/4밖에 걸리지 않는다. ② 다이 길이를 15 → 30 mm로 늘리면 시간이 4배가 된다. ③ 간극을 줄이면 모세관 압력은 커지지만 점성 저항이 더 빨리 커져 결국 느려진다. ④ 접촉각이 커지면(표면이 플럭스 잔사로 오염되면) cos θ가 줄어 느려지고, 90°에 가까워지면 흐르지 않는다. (가정: 범프가 없는 평행판, 뉴턴 유체, 일정 점도. 실제로는 범프 배열이 유로를 막고 필러가 간극에서 걸러지며 수지가 겔화하므로 이보다 느리다. 단면은 개략도)

언더필 수지에는 지름 1 µm 안팎에서 수 µm인 구형 실리카 필러가 무게로 50~70% 들어 있다. 필러는 열팽창 계수를 순수 에폭시의 60~70 ppm/K에서 25~35 ppm/K로 낮춰 솔더(약 22~25 ppm/K)에 가깝게 맞추고 탄성률을 높인다. 대신 점도가 올라가고, 필러 최대 지름이 간극의 1/3 정도보다 크면 범프 사이에 걸려 필러만 걸러지는 현상이 생긴다. 흐름이 범프 열을 돌아 나가며 양쪽에서 만나면 공기가 갇혀 보이드가 남는다. 보이드에 인접한 범프는 언더필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이웃 범프로 솔더가 밀려 나오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다이 둘레로 흘러나와 옆면을 타고 오른 부분을 필렛(Fillet)이라 하며, 다이 모서리의 응력 집중을 완화하고 박리의 시작점을 막는다. 주입 뒤에는 150~165 °C에서 수십 분~2시간 경화한다.

몰드 언더필(MUF). 모바일 패키지처럼 다이가 작고 수가 많은 제품은 CUF의 주입·경화 시간이 아깝다. 필러를 더 잘게 만든 몰딩 컴파운드를 몰딩 압력으로 다이 아래 틈까지 밀어 넣어 봉지와 언더필을 한 번에 끝내는 것이 MUF(Molded Underfill)다. 모세관 힘이 아니라 금형 압력으로 흐르므로 워시번 식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8장에서 다룬다.

CTE 불일치와 솔더 피로

실리콘의 열팽창 계수(CTE)는 약 2.6~3 ppm/K이고, 유기 기판은 면 방향으로 약 15~17 ppm/K다. 온도가 \(\Delta T\)만큼 변하면 기판이 다이보다 더 많이 늘거나 줄어든다. 다이 중심은 움직이지 않는 중립점이고, 중심에서 멀수록 위아래 패드의 어긋남이 커진다. 이 거리를 DNP(Distance from Neutral Point)라 한다. 범프가 이 어긋남을 전단 변형으로 모두 받아 낸다고 보면,

$$\Delta\gamma = \frac{\text{DNP}\cdot\Delta\alpha\cdot\Delta T}{h}$$
\(\Delta\alpha\)는 기판과 다이의 CTE 차, \(h\)는 스탠드오프. 10 mm 정사각 다이의 모서리 범프는 DNP ≈ 7.1 mm다. \(\Delta\alpha\) = 14 ppm/K, \(\Delta T\) = 100 °C, \(h\) = 70 µm이면 어긋남이 약 10 µm, 전단 변형은 약 14%에 이른다. 솔더의 탄성 한계를 훨씬 넘는 소성 변형이다.

전원을 켜고 끌 때마다, 낮과 밤이 바뀔 때마다 이 변형이 되풀이되면 솔더는 저주기 피로(Low-cycle fatigue)로 균열이 자란다. 소성 변형 진폭과 수명의 관계는 코핀–맨슨 식(Coffin–Manson relation)으로 나타낸다.

$$N_f = \frac{1}{2}\left(\frac{\Delta\gamma}{2\varepsilon_f'}\right)^{1/c}$$
\(N_f\)는 파단까지의 사이클 수, \(\varepsilon_f'\)는 피로 연성 계수(공정 SnPb 솔더에서 \(2\varepsilon_f' \approx 0.65\)), \(c\)는 피로 연성 지수로 약 −0.4~−0.5. \(1/c \approx -2.3\)이므로 변형이 절반이 되면 수명은 약 5배 늘어난다.
엥겔마이어 모델. Engelmaier는 솔더가 고온에서 크리프로 응력을 푸는 효과를 지수에 넣었다. \(c = -0.442 - 6\times10^{-4}\,\bar T_s + 1.74\times10^{-2}\ln(1 + 360/t_D)\). \(\bar T_s\)는 사이클 평균 솔더 온도(°C), \(t_D\)는 고온 유지 시간(분)이다. 평균 온도가 높고 유지 시간이 길수록 \(|c|\)가 커져 수명이 짧아진다. 이 식의 상수는 SnPb 솔더에서 맞춘 것이며, 무연 SAC 솔더는 상수가 다르고 변형 에너지 밀도를 쓰는 모델(Darveaux 등)과 유한 요소 해석을 함께 쓴다. 여기서는 경향을 읽는 용도로만 쓴다.

식에서 세 가지가 바로 읽힌다. 첫째, 모서리 범프가 먼저 깨진다. DNP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 네 모서리에는 신호 대신 더미 범프를 두거나 범프를 비워 둔다. 둘째, 기판 재료가 수명을 정한다. 초기 C4가 쓴 알루미나 세라믹 기판은 CTE가 약 7 ppm/K로 실리콘과의 차이가 4 ppm/K 남짓이어서 언더필 없이도 버텼다. 유기 기판은 차이가 3배 이상이어서 같은 조건이면 수명이 수십 분의 일이 된다. 셋째, 스탠드오프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언더필은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꾼다. 굳은 언더필이 다이와 기판을 면 전체로 붙들면 둘은 따로 미끄러지지 못하고 바이메탈처럼 함께 휜다. 범프 하나하나에 몰리던 전단 변형이 언더필 층 전체로 분산되어 범프의 변형이 수 분의 일로 줄고, 수명은 한 자릿수 이상(보통 10~100배) 늘어난다. 유기 기판 플립칩이 가능해진 것은 언더필 덕분이다. 대가는 휨이다. 변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패키지 전체의 굽힘과 다이 응력으로 옮겨 간 것이다(14장).

SIMULATOR

범프별 전단 변형과 피로 수명

모서리 범프 DNP—
모서리 전단 변형 Δγ—
Nf (언더필 없음)—
Nf (언더필 있음)—
해볼 것: ① 위 그림은 다이 대각선 단면이다. 가운데(중립점) 범프는 초록, 모서리로 갈수록 붉어진다. 기울어짐은 과장해 그렸다. ② 기판 CTE를 17(유기) → 7(세라믹)로 낮추면 수명이 수십 배 늘어난다. ③ 다이를 10 → 20 mm로 키우면 수명이 약 1/5이 된다. ④ 언더필을 켜면 모든 범프의 변형이 줄어 색이 초록 쪽으로 돌아오고 수명 곡선이 한 자릿수 이상 올라간다. ⑤ ΔT = 165 °C(−40 ↔ 125 °C 온도 사이클 시험 조건)로 올려 보라. (가정: 범프가 어긋남을 모두 전단으로 받음, 실리콘 CTE 2.8 ppm/K, 2εf′ = 0.65, c = −0.44, 언더필이 있으면 범프 변형이 1/4로 줄어든다고 둔 교육용 근사. 실제 수명은 솔더 조성·크리프·접합 형상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 밖의 신뢰성 문제

전자 이동(Electromigration). 범프 하나에 흐르는 전류는 수백 mA에 이를 수 있다. 솔더는 녹는점이 낮아 동작 온도에서도 원자 확산이 활발하므로, 배선용 구리·알루미늄이 106 A/cm² 수준에서 문제가 되는 것과 달리 약 104 A/cm² 수준에서 전자 이동이 일어난다. 더구나 전류는 얇은 배선에서 넓은 범프로 들어가는 모서리에 몰리는데, 이 전류 집중(Current crowding) 때문에 국소 전류 밀도는 평균의 몇 배가 되고 그 자리에서 보이드가 생겨 접합면을 따라 퍼진다. UBM을 두껍게 하거나 구리 필러를 써서 전류가 솔더에 닿기 전에 고르게 퍼지게 하는 것이 대책이다. 가속 모델(블랙 식)은 15장에서 다룬다.

범프 크랙과 화이트 범프. 무연 솔더와 구리 필러는 예전의 고연(high-Pb) 솔더보다 단단해서, 리플로 뒤 식는 동안 생기는 열응력을 범프가 흡수하지 못하고 다이 쪽으로 넘긴다. 범프 바로 아래의 저유전막(low-k, ELK)은 기계적으로 약해 이 응력에 층간이 벌어진다. 초음파 현미경(C-SAM)에서 박리된 범프 자리가 하얗게 보여 화이트 범프(White bump)라 부른다. 언더필을 넣기 전, 리플로 냉각 구간에서 주로 생기므로 냉각 속도를 늦추고, 기판 CTE를 낮추고, 범프 아래에 폴리이미드 완충층을 두어 줄인다. 이것을 칩과 패키지의 상호 작용(CPI, Chip-Package Interaction) 문제라 한다.

이 밖에 접합 계면의 금속간 화합물 성장과 커켄달 보이드(3장), 언더필 박리와 흡습에 의한 팝콘 불량, 휨에 의한 미접합이 있다. 조립 뒤에는 X선으로 범프 브리지·보이드를, 초음파 현미경으로 언더필 보이드와 박리를 검사한다(15장).

핵심 정리

  1. 플립칩은 다이를 뒤집어 면 배열 범프로 접속한다. I/O 수가 면적에 비례하고, 경로가 짧아 인덕턴스가 낮으며, 전원 분배와 뒷면 방열에 유리하다. 대가는 범핑·기판 비용과 열응력이다.
  2. 매스 리플로는 플럭스 → 탑재 → 리플로 → 세정 → 언더필 → 경화 순서다. 무연 솔더는 액상선 약 217~221 °C, 피크 240~260 °C다.
  3. 녹은 솔더의 표면 장력이 칩을 패드 위로 끌어당긴다. 복원력은 작은 변위에서 \(\pi a\gamma x/h\)이고 중력보다 훨씬 크다. 스탠드오프는 솔더 부피와 패드 지름이 정한다.
  4. 미세 피치·얇은 다이에는 칩을 하나씩 가열·가압하는 TCB를 쓴다. 정밀하고 휨에 강하지만 느리다. NCP·NCF 선도포와 짝을 이룬다.
  5. 모세관 언더필의 충전 시간은 \(t = 3\mu L^2/(h\gamma\cos\theta)\). 다이가 크고 간극이 좁을수록 급격히 길어진다.
  6. 범프의 전단 변형은 \(\Delta\gamma = \text{DNP}\cdot\Delta\alpha\cdot\Delta T/h\)이고 수명은 코핀–맨슨 식을 따른다. 모서리 범프가 먼저 깨지며, 언더필이 변형을 분산해 수명을 한 자릿수 이상 늘린다.

확인 퀴즈

한 변이 10 mm인 정사각 다이에서, 열응력으로 가장 먼저 피로 파괴될 가능성이 큰 범프와 그 DNP는?

중립점(중심)에서 가장 먼 곳은 모서리이고, 거리는 대각선의 절반인 10/√2 ≈ 7.1 mm다. 전단 변형이 DNP에 비례하므로 모서리 범프의 수명이 가장 짧다.

모세관 언더필에서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두고 다이 길이를 2배, 간극을 1/2로 바꾸면 충전 시간은?

워시번 식에서 t ∝ L²/h다. 길이 2배로 4배, 간극 절반으로 다시 2배가 되어 8배다. 큰 다이에 낮은 범프를 쓰면 CUF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리플로 중 어긋나게 놓인 칩이 스스로 패드 위로 돌아오는 힘의 근원은?

어긋난 접합부는 솔더 표면적이 더 크다. 표면 에너지를 줄이는 방향, 즉 패드가 마주 보는 위치로 복원력이 생긴다. 범프당 복원력은 칩 무게의 수십 배다.

40 µm 피치 구리 필러를 가진 두께 50 µm 다이를 접합할 때 매스 리플로 대신 열압착 본딩(TCB)을 쓰는 주된 이유는?

TCB는 헤드가 다이를 평평하게 잡은 채 가열·가압하므로 휨에 의한 미접합이 없고 정렬 정확도가 높다. 처리량과 장비 비용은 오히려 불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