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 증폭기
칩 안의 신호선은 깨끗하지 않다. 전원선이 출렁이고, 옆의 디지털 회로가 기판을 흔들고, 클록이 선마다 똑같이 스며든다. 신호를 선 하나에 싣고 접지를 기준으로 읽으면 이 간섭이 모두 신호가 된다. 선 두 개에 신호를 반대 방향으로 싣고 두 선의 차이만 읽으면, 두 선에 똑같이 들어온 간섭은 빼기에서 사라진다. 이 빼기를 트랜지스터 두 개와 전류원 하나로 해내는 회로가 차동 쌍(Differential Pair)이고, 거의 모든 연산 증폭기·비교기·센스 앰프의 입구에 있다.
- 차동 신호가 공통 간섭과 짝수 고조파를 지우는 이유를 파형과 스펙트럼으로 설명한다.
- 꼬리 전류가 두 가지로 나뉘는 대신호 특성과 완전 전환 전압 \(\sqrt2 V_{ov}\), 선형 범위와 \(g_m\)의 맞바꿈을 말한다.
- 반쪽 회로와 꼬리 마디의 가상 접지로 차동 이득 \(g_m R_D\)를 계산한다.
- 공통 모드 입력 범위(ICMR)의 위·아래 한계를 어떤 소자가 정하는지 말한다.
- 꼬리 출력 저항과 부하 부정합이 CMRR을 어떻게 정하는지 계산한다.
- 능동 부하 5트랜지스터 OTA의 이득 \(g_{m1}(r_{o2}\parallel r_{o4})\)를 손으로 구하고 엔진으로 확인한다(AB-1 1단).
왜 차동인가
센서 브리지의 출력은 두 단자 사이의 ±10 mV다. 두 단자는 모두 약 0.9 V 근처에 떠 있고, 그 위에 전원 잡음·기판 결합·50/60 Hz 험이 거의 똑같이 얹힌다. 한 단자만 접지 기준으로 증폭하면 간섭이 신호와 함께 40배로 커진다. 두 단자의 차이를 증폭하면 같은 크기로 들어온 간섭은 빼기에서 지워진다.
그래서 신호를 두 성분으로 나눠 부른다. 두 입력의 차이 \(v_{id} = v_{+} - v_{-}\)가 차동 모드(Differential Mode), 두 입력의 평균 \(v_{cm} = (v_{+} + v_{-})/2\)가 공통 모드(Common Mode)다. 좋은 차동 증폭기는 앞의 것을 크게, 뒤의 것을 거의 0으로 증폭한다.
먼저 회로 없이 신호만 보자. 두 선에 반대 방향의 신호를 싣고, 그 위에 똑같은 간섭을 얹는다. 간섭을 키우면 각 선의 파형은 알아보기 어려워지지만 차이 파형은 그대로다. 두 선에 들어가는 간섭이 조금 다르면(결합 불균형) 그 차이만큼이 새어 나온다.
두 선의 같은 간섭은 빼기에서 사라진다
차동의 이득은 하나 더 있다. 트랜지스터는 비선형이어서 큰 신호를 넣으면 고조파가 생긴다. 두 공통 소스 증폭기를 반대 위상으로 몰면, 각 출력의 2차 고조파는 같은 부호로 생기고(제곱 항은 입력의 부호를 따지지 않는다) 기본파는 반대 부호로 생긴다. 차이를 취하면 기본파는 두 배가 되고 짝수 고조파는 지워진다.
짝수 고조파는 어디로 갔나
두 시뮬레이터에서 본 것은 같은 원리다. 두 경로가 대칭이면 두 경로에 같은 부호로 나타나는 것(공통 간섭, 짝수 고조파, 전원 잡음)은 차이에서 사라진다. 대칭이 깨지는 정도가 곧 제거 능력의 한계다.
대신호: 꼬리 전류를 나눠 갖는다
차동 쌍의 핵심은 \(I_{D1} + I_{D2} = I_{SS}\)라는 제약이다. 두 게이트 전압이 같으면 전류는 반씩 나뉜다. \(v_{id}\)를 키우면 한쪽이 더 많이 가져가고, 어느 순간 한쪽이 전부를 가져가 다른 쪽은 꺼진다. 그 뒤로는 \(v_{id}\)를 아무리 키워도 출력이 더 움직이지 않는다. 차동 쌍은 저절로 출력 전류를 \(\pm I_{SS}\)로 제한하는 회로다.
꼬리 전류는 어느 쪽으로 흐르나
제곱 법칙으로 이 곡선을 식으로 쓸 수 있다. \(I_D = \tfrac12 \mu_n C_{ox}\tfrac WL (V_{GS}-V_{TH})^2\)를 두 소자에 쓰고 \(V_{GS1}-V_{GS2}=v_{id}\), \(I_{D1}+I_{D2}=I_{SS}\)를 풀면 다음을 얻는다.
원점에서 이 곡선의 기울기가 차동 쌍의 상호 컨덕턴스다. \(\partial \Delta I_D/\partial v_{id}|_0 = \sqrt{\mu_nC_{ox}(W/L)I_{SS}} = g_m\)(한 소자의 \(g_m\)). 같은 \(I_{SS}\)에서 W/L을 키우면 \(V_{ov}\)가 줄어 \(g_m\)은 커지지만 선형 범위 \(\sqrt2V_{ov}\)는 좁아진다. 전류를 늘리지 않는 한 이득과 선형 범위는 맞바꿈이다. \(g_m = 2I_D/V_{ov}\)이므로 \(g_m \cdot \sqrt2V_{ov} \approx \sqrt2 I_{SS}\)로 곱이 고정된다.
gm을 얻으면 선형 범위를 잃는다
입력 쌍을 약반전 쪽(\(g_m/I_D\) 큼)에 두면 같은 전류로 큰 \(g_m\)과 낮은 잡음을 얻지만 수십 mV만 넘어도 꺼진다. 증폭기 안의 입력 쌍은 피드백 덕분에 \(v_{id}\)가 수 mV를 넘지 않으므로 대개 이쪽을 고른다(3장의 결론 gm/ID ≈ 15~20). 큰 입력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회로(피드백 없는 트랜스컨덕터, 비교기 앞단의 선형 구간)는 반대로 \(V_{ov}\)를 키운다.
소신호: 반쪽 회로와 가상 접지
작은 \(v_{id}\)에서 M1 전류가 \(+g_m v_{id}/2\)만큼 늘면 M2 전류는 정확히 같은 만큼 준다. 꼬리 전류원으로 흘러가는 합은 변하지 않으므로 꼬리 마디 P의 전압도 변할 이유가 없다. 차동 신호에 대해 P는 가상 접지(Virtual Ground)다. 그러면 회로를 반으로 잘라, 소스가 접지된 공통 소스 증폭기 하나로 볼 수 있다.
공통 모드 신호에서는 사정이 반대다. 두 게이트가 같이 올라가면 두 소스도 같이 올라가려 하고, 꼬리 전류원이 이상적이면 전류가 변하지 않으므로 출력도 변하지 않는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두 입력 모드를 바꿔 가며 꼬리 마디 P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자.
꼬리 마디는 언제 가만히 있나
차동 입력에서 P는 정말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남는 작은 흔들림은 2배 주파수인데, 제곱 법칙의 짝수 항이 두 가지에 같은 부호로 생겨 꼬리로 모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본 "짝수 고조파는 공통 모드로 간다"와 같은 현상이다. 손 계산 \(g_m(R_D\parallel r_o)\)는 엔진 값과 몇 % 안에서 맞는다.
공통 모드 입력 범위
공통 모드 전압 \(V_{CM}\)은 출력에 나타나지 않지만, 아무 값이나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소자가 포화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V_{CM}\)의 구간이 공통 모드 입력 범위(ICMR, Input Common-Mode Range)다. 능동 부하 5트랜지스터 OTA(6절)를 예로 들면 두 한계는 서로 다른 소자가 정한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AB-1 1단과 같은 크기의 5T OTA에서 \(V_{CM}\)을 끌며 매 점의 동작점과 AC 이득을 엔진으로 푼다. 두 한계 밖에서 무엇이 무너지는지가 다르다는 데 주목하자.
VCM을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나
아래 한계에서는 이득 숫자보다 전류가 먼저 죽는다. 이득만 보고 "아직 괜찮다"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다. 위 한계에서는 이득 자체가 무너진다. AB-1의 센서 신호 \(V_{CM}\) 0.9 V는 아래 한계(약 0.79 V)에 가까운 편이다. 입력 공통 모드를 더 낮게 받아야 한다면 PMOS 입력 쌍으로 뒤집거나, NMOS·PMOS 쌍을 나란히 두는 레일 투 레일 입력을 쓴다.
CMRR: 공통 모드가 차동으로 새는 길
꼬리 전류원이 완벽하면 공통 모드 입력은 출력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실제 전류원에는 유한한 출력 저항 \(R_{SS}\)(MOSFET 하나면 \(r_{o5}\))와 기생 커패시턴스 \(C_{SS}\)가 있다. 공통 모드 입력이 \(v_{cm}\)만큼 오르면 P도 따라 오르고 \(R_{SS}\)를 통해 전류 \(v_{cm}/R_{SS}\)가 더 흐른다. 이 전류는 두 가지로 반씩 나뉘어 두 출력을 같이 끌어내린다.
두 가지가 완벽히 같다면 이 흔들림도 공통 모드로 남아 차동 출력에는 0이다. 그러나 두 \(R_D\)가 \(\Delta R_D\)만큼 다르거나 두 \(g_m\)이 다르면 같은 전류가 다른 전압을 만들어 공통→차동 변환(CM-to-DM Conversion)이 일어난다. 차동 이득과 이 변환 이득의 비가 공통 모드 제거비(CMRR)다.
CMRR은 무엇이 정하나
CMRR을 높이는 손잡이는 두 개다. 꼬리 전류원의 출력 저항을 키우거나(긴 L, 캐스코드), 두 가지를 더 닮게 만든다(큰 면적, 공통 중심 배치). 앞의 것은 5장의 전류원 기법이고 뒤의 것은 12장의 주제다. 고주파 CMRR은 결국 \(C_{SS}\)가 정하므로 꼬리 마디에 달린 커패시턴스(입력 소자의 소스 접합, 배선)를 작게 유지해야 한다.
능동 부하: 5트랜지스터 OTA
저항 부하 차동 쌍의 이득은 \(g_mR_D\)로 10 안팎이다. 4장에서 본 대로 저항을 키우면 직류 전압 강하가 커져 소자가 선형으로 빠진다. 저항 대신 PMOS 전류 미러를 달면 두 문제가 함께 풀린다. 미러의 출력 저항 \(r_{o4}\)는 수 MΩ이고, 직류 강하는 \(|V_{GS}|\) 하나뿐이다. 이 회로가 5트랜지스터 OTA(Five-Transistor OTA)다.
미러는 이득만 올리는 것이 아니다. 차동 신호를 단일 출력으로 바꾼다. M1의 신호 전류 \(+g_m v_{id}/2\)가 다이오드 M3로 들어가고, 미러 M4가 같은 전류를 출력 마디로 복사한다. 출력 마디에서는 M2가 \(-g_m v_{id}/2\)를 빼 간다. 두 전류가 같은 방향으로 더해져 출력에는 \(g_m v_{id}\) 전체가 흐른다. 저항 부하 쌍에서 한쪽 출력만 쓰면 절반을 버리는 것과 대조된다.
아래 회로도는 AB-1 1단 그 자체다. 회로도 아래의 막대를 끌어 입력 차동 전압을 바꾸면 엔진이 동작점을 다시 풀고, 마디 전압·가지 전류·소자 영역이 따라 움직인다. 소자를 누르면 그 소자의 \(g_m\)·\(r_o\)·영역이 아래 상자에 뜬다.
AB-1 1단: 살아 있는 5T OTA
소자를 눌러 보자
M1~M5를 누르면 동작점(전류, gm, ro, gm/ID, 영역)과 이 회로에서 맡은 역할이 나온다.
vid = 0에서 출력 직류 전압은 다이오드 M3의 드레인 전압과 거의 같다(약 1.12 V). 대칭이므로 M3와 M4의 \(V_{DS}\)가 같아 미러가 정확히 복사하기 때문이다. 이 점이 9장의 2단 설계에서 시스템적 오프셋을 없애는 조건의 출발점이 된다. 반대로 vid가 몇 mV만 되어도 출력이 레일로 달려가므로, 5T OTA는 거의 언제나 피드백 안에서 쓴다.
| 항목(AB-1 1단, VCM 0.9 V) | 손 계산 | 엔진 | 비고 |
|---|---|---|---|
| gm1 | ≈ 237 µS(제곱 법칙 \(\sqrt{2\mu C_{ox}\tfrac WL I_D}\)) | 169 µS | 중간 반전이라 제곱 법칙이 과대 추정 |
| gm1/ID | ≈ 23.7(= 2/Vov) | 17.3 V⁻¹ | 3장의 입력 쌍 목표 15~20 안 |
| ro2, ro4 | ≈ 1/(λID) = 1.25, 1.0 MΩ | 1.37, 1.10 MΩ | 엔진은 (1+λVDS)까지 반영 |
| 1단 이득 | ≈ 237 µS × 0.56 MΩ ≈ 132 | ≈ 102(40.2 dB) | gm을 엔진 값으로 쓰면 102 |
| 출력 직류 전압 | VDD − |VGS3| | 1.12 V | M3·M4 대칭 |
오프셋 맛보기와 다음 걸음
지금까지는 M1과 M2가 완벽히 같다고 했다. 실제 두 소자의 문턱 전압은 수 mV씩 다르다(펠그롬 법칙, 12장). M1의 \(V_{TH}\)가 2 mV 높으면, 출력을 균형점에 두려면 입력에 2 mV를 더 줘야 한다. 이 "필요한 입력"이 입력 오프셋 전압(Input Offset Voltage)이다. 이득이 100이면 vid = 0에서도 출력이 200 mV 비켜난다.
어긋난 쌍은 곡선을 옆으로 민다
입력 소자의 \(\Delta V_{TH}\)는 그대로 입력에 더해지고, 부하 쪽 오차는 \(I_D/g_m\)(\(=1/(g_m/I_D)\) ≈ 58 mV)을 곱해 입력으로 환산된다. 입력 쌍의 \(g_m/I_D\)를 크게 잡는 것이 오프셋에도 유리한 이유다. 오프셋의 통계(몬테카를로)와 공통 중심 배치는 12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AB-1에 적용: 1단 입력 쌍
이 장의 방법으로 AB-1 OTA의 1단을 정한다. 입력 쌍은 NMOS로 두고, 3장의 결론대로 중간 반전(\(g_m/I_D\) ≈ 17)에 놓는다. 엔진으로 동작점을 풀면 아래와 같다.
1단 5T OTA: gm1 ≈ 169 µS, 이득 약 102(40 dB)
입력 쌍 M1·M2는 NMOS 10/1 µm, 능동 부하 M3·M4는 PMOS 6/1 µm, 꼬리 M5는 5장의 미러로 20 µA를 받는다. 엔진(AN.ota2Open()의 1단)에서 M1의 \(I_D\) ≈ 9.7 µA, \(g_{m1}\) ≈ 169 µS(\(g_m/I_D\) ≈ 17.3), \(r_{o2}\) ≈ 1.37 MΩ, \(r_{o4}\) ≈ 1.10 MΩ이고 1단 이득 \(g_{m1}(r_{o2}\parallel r_{o4})\) ≈ 102(40.2 dB)다. 1단 출력 직류 전압은 약 1.12 V, 꼬리 마디는 약 0.32 V로 M5에 \(V_{DS,sat}\)(0.21 V)보다 약 0.1 V 여유가 있다. 공통 모드 입력 범위는 엔진에서 약 0.77~1.68 V이고, 센서 공통 모드 0.9 V는 그 안에 있다. 5T 단독의 저주파 CMRR은 약 89 dB다.
핵심 정리
- 차동 회로는 두 입력의 차이 \(v_{id}\)만 증폭하고 평균 \(v_{cm}\)은 거른다. 두 경로가 대칭이면 공통 간섭과 짝수 고조파가 차이에서 사라진다.
- 차동 쌍은 꼬리 전류 \(I_{SS}\)를 두 가지로 나눈다. \(|v_{id}| \ge \sqrt2V_{ov}\)면 한쪽이 전부를 가져간다. 같은 전류에서 \(g_m\)과 선형 범위는 맞바꿈이다.
- 차동 신호에서 꼬리 마디는 가상 접지다. 반쪽 회로로 보면 차동 이득은 \(g_m(R_D\parallel r_o)\)다.
- ICMR의 아래 한계는 꼬리 전류원(\(V_{GS1}+V_{DS,sat5}\)), 위 한계는 입력 소자(\(V_{DD}-|V_{GS3}|+V_{TH1}\))가 정한다. 아래로 벗어나면 전류와 \(g_m\)이, 위로 벗어나면 이득이 무너진다.
- CMRR은 꼬리 출력 저항(\(1+2g_mR_{SS}\))과 대칭의 정도(\(R_D/\Delta R_D\))의 곱이다. 고주파에서는 꼬리 커패시턴스가 이를 깎는다.
- 능동 부하 5T OTA는 차동을 단일 출력으로 바꾸면서 이득 \(g_{m1}(r_{o2}\parallel r_{o4})\)를 준다. AB-1 1단은 \(g_{m1}\) ≈ 169 µS, 이득 약 102(40 dB).
확인 퀴즈
1. 저항 부하 차동 쌍에 순수한 차동 입력을 넣었다. 작은 신호에서 꼬리 마디 P의 전압은 어떻게 되는가?
2. 꼬리 전류 20 µA, 입력 쌍의 균형점 과구동 전압 \(V_{ov}\) = 100 mV(제곱 법칙)이다. 한쪽 소자가 꼬리 전류를 모두 가져가는 \(|v_{id}|\)는 약 얼마인가?
3. 5T OTA에서 \(g_{m1}\) = 200 µS, \(r_{o2}\) = 1 MΩ, \(r_{o4}\) = 1 MΩ이다. 저주파 차동 이득은?
4. NMOS 입력 5T OTA의 공통 모드 전압을 계속 내렸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5. 저항 부하 차동 쌍의 CMRR을 올리는 방법으로 효과가 없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