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사슬의 끝에는 칩을 사 가는 사람이 있다. 스마트폰 회사, PC 회사, 클라우드 회사, 자동차 회사다. 이들이 몇 대를 만들고 한 대에 칩을 얼마어치 넣느냐가 반도체 산업 매출의 전부다. 이 장은 수요 쪽에서 산업을 다시 본다.
세계 반도체 매출이 어떤 응용 시장으로 나뉘는지, 제품 종류와 어떻게 엇갈리는지 안다.
기기 한 대에 든 칩 금액(함량)을 비교하고, 시장 = 대수 × 함량으로 수요를 추정한다.
수요 예측에서 어떤 가정이 결과를 가장 크게 흔드는지 토네이도 도표로 찾는다.
2021년 차량용 칩 대란이 주문 취소와 용량 재배분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재현한다.
데이터센터 투자금이 칩 회사로 흘러가는 경로와 AI 가속기 한 장의 원가·마진을 분해한다.
칩은 어디로 가는가
2024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약 6,300억 달러다(WSTS 기준 근사). 이 돈을 누가 냈는지 보면 산업의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가장 큰 고객은 서버와 PC를 포함한 컴퓨팅(Computing)으로 약 36%, 다음이 스마트폰을 포함한 통신(Communication) 약 30%다. 자동차·산업·소비자 가전이 각각 10% 남짓이다.
응용 시장마다 사 가는 칩의 종류도 다르다. 데이터센터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사고, 자동차와 공장은 아날로그·전력 반도체·마이크로컨트롤러를 산다. 아래 지도는 이 두 축을 겹친 것이다. 바깥 칸이 응용 시장, 안쪽 칸이 그 시장이 사 가는 제품이다. 버튼으로 축을 뒤집을 수 있다.
SIMULATOR
6,300억 달러는 누가 내는가
칸에 올리면 금액, 누르면 설명
데이터센터·PC
칸을 누르면 그 시장(또는 제품)의 설명이 여기에 나온다.
세계 매출(2024, 약)—
고른 칸—
금액·비중—
그 안의 1위—
해볼 것: ① "데이터센터·PC" 칸 안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넓이를 본다. ② 축을 뒤집어 "아날로그"와 "개별 소자"가 어느 시장으로 가는지 본다. 자동차·산업의 비중이 데이터센터보다 크다. ③ 정부·국방 칸을 찾아본다. (응용 시장 비중과 제품별 매출은 2024년 근사치(IND.END_MARKETS, IND.PRODUCTS)다. 제품 × 시장의 안쪽 칸은 업계 추정 배분을 출발점으로 두 합계에 맞춰 조정한 교육용 추정이다.)
메모리의 약 3분의 2가 데이터센터·PC로 간다. 그래서 메모리 사이클은 서버 투자와 PC 교체 주기를 그대로 따라간다(10장). 반대로 아날로그와 개별 소자(전력 반도체)는 자동차·산업 비중이 크다. 이 시장들은 제품 수명이 길고 고객 인증에 몇 년이 걸려, 경기가 바뀌어도 매출이 덜 출렁인다.
숫자 하나를 기억해 두자. 칩을 사 가는 곳을 지역으로 나누면 중국이 약 30%로 크게 잡힌다(IND.SALES_BY_REGION). 중국 소비자가 그만큼 쓰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전자 제품 조립 공장이 그곳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칩의 최종 수요는 소비자에게 있지만 주문서는 조립 공장에서 나온다. 이 간극이 뒤에서 볼 2021년 대란의 배경이다.
기기 하나에 든 칩
수요를 세는 가장 좋은 단위는 기기 한 대다. 기기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금액을 반도체 함량(Semiconductor content per unit)이라 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는 고급형 기준 약 200달러어치, 전기차 한 대에는 약 1,500달러어치, AI 서버 한 대에는 20만 달러가 넘는 칩이 들어간다.
아래에서 기기를 하나씩 눌러 보자. 가운데 고리는 그 기기의 칩을 종류별로 나눈 것이고, 아래 막대는 여덟 기기를 나란히 놓은 것이다. 막대를 "기기 가격 대비 비중"으로 바꾸면 이야기가 뒤집힌다.
SIMULATOR
기기 한 대에 칩이 얼마어치 들었나
기기 카드를 누른다
스마트폰(고급형)
—
대당 칩 금액—
기기 가격(약)—
가격 대비 칩 비중—
가장 큰 항목—
스마트폰 몇 대분—
해볼 것: ①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번갈아 눌러 고리 모양을 비교한다. 둘 다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절반을 넘는다. ②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비교한다. 차이의 대부분이 전력 반도체(인버터의 SiC·IGBT)에서 나온다. ③ 비교 막대를 "기기 가격 대비 비중"으로 바꾼다. AI 서버는 가격의 약 4분의 3이 칩이고, 자동차는 몇 %에 불과하다. (공개 분해 분석·업계 추정을 반올림해 섞은 교육용 대표값이다. 같은 기기라도 등급·연도에 따라 몇십 % 달라진다. AI 서버의 프로세서 항목은 HBM이 패키지 안에 든 가속기 모듈 가격이다.)
두 가지가 보인다. 첫째, 함량의 차이는 몇 배가 아니라 몇천 배다. AI 서버 한 대의 칩은 스마트폰 약 1,000대분이다. 그래서 대수가 적은 서버 시장이 대수가 100배 많은 스마트폰 시장과 비슷한 매출을 낸다. 둘째, 기기 가격 대비 비중은 산업의 힘 관계를 보여 준다. AI 서버 가격의 대부분이 칩이므로 서버 회사보다 칩 회사가 협상력이 크다. 자동차에서는 칩이 가격의 몇 %에 불과해, 칩 회사는 오랫동안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 회사" 취급을 받았다.
함량은 왜 계속 오르는가기기의 기능이 소프트웨어와 센서로 옮겨 가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기계 장치(유압 조향, 기계식 계기판)가 전자 장치로 바뀌고, 운전 보조와 전기 구동이 붙으면서 대당 칩 금액이 2010년대 이후 꾸준히 늘었다. 스마트폰은 카메라 수와 메모리 용량이 늘었다. 대수가 정체해도 시장이 자라는 이유다.
스마트폰 약 12억 대 × 약 110달러(평균) ≈ 약 1,300억 달러. 평균 함량은 보급형까지 섞은 값이라 앞의 고급형 대표값보다 작다.
이 곱을 그림으로 그리면 로그 축 위에서 시장 크기가 같은 점들이 대각선 위에 놓인다. 아래 그림에서 원의 넓이가 시장 크기다. 원을 끌어 대수나 함량을 바꿔 보자. 대수를 두 배로 늘리는 것과 함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같은 대각선 거리만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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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 × 함량: 원을 끌어 가정을 바꾼다
원을 끈다
고른 기기—
그 시장(대수 × 함량)—
아홉 기기 합계—
세계 매출(2024) 대비—
해볼 것: ① 스마트폰과 AI 가속기의 원 크기를 비교한다. 대수는 약 270배 차이지만 시장 크기는 비슷하다. ② 산업용 로봇의 원을 찾는다. 한 대의 칩 금액은 크지만 대수가 적어 시장은 아주 작다. ③ AI 가속기 원을 위로(가격) 또는 오른쪽(대수)으로 끌어 합계가 세계 매출의 몇 %까지 오르는지 본다. (2024년 근사 출하량과 평균 함량을 반올림한 교육용 값이다. AI 가속기는 서버가 아니라 가속기 한 개 단위이고, 일반 서버의 함량에는 가속기가 빠져 있다. 아홉 기기 밖에 네트워크 장비·산업 설비·IoT 등이 있어 합계는 세계 매출보다 작다.)
원들이 대각선을 따라 흩어져 있다. 왼쪽 위는 적게 팔리지만 비싼 칩이 많이 들어가는 기기, 오른쪽 아래는 많이 팔리지만 칩이 적게 드는 기기다. 반도체 회사의 전략도 이 평면 위에서 갈린다. 미디어텍이나 퀄컴 같은 모바일 칩 회사는 오른쪽 아래의 대수에, 엔비디아 같은 가속기 회사는 왼쪽 위의 함량에 건다.
수요 예측: 어느 가정이 결과를 흔드는가
반도체 회사와 투자자는 몇 년 뒤의 시장을 추정해야 한다. 팹 하나를 짓는 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3장). 추정의 뼈대는 앞의 곱셈이다. 응용 시장마다 대수와 함량을 가정하고 더한다. 문제는 가정이 틀린다는 것이다. 어느 가정이 틀렸을 때 결과가 가장 크게 바뀌는지 알면, 조사를 어디에 집중할지 정할 수 있다.
이를 보는 도구가 토네이도 도표(Tornado chart)다. 가정 하나만 위아래로 흔들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 채 결과가 얼마나 움직이는지 막대로 그린다. 가장 긴 막대를 위에 놓으면 회오리 모양이 된다.
SIMULATOR
수요 예측의 토네이도: 가장 위험한 가정은?
막대를 누르면 설명
막대를 누른다
각 가정이 무엇이고 왜 그만큼 불확실한지 설명한다.
기준 추정(가상, 2030)—
가장 큰 흔들림—
그 폭—
합친 불확실성(제곱합)—
해볼 것: ① "현실적 폭"에서 맨 위 두 막대를 읽는다. AI 가속기의 출하와 가격이다. ② "모두 같은 폭"으로 바꾼다. 이번에는 금액이 큰 가정("그 밖의 시장")이 위로 온다. 순위는 금액 크기 × 불확실성으로 정해진다. ③ AI 가속기 출하 기준값을 3,000만 개까지 올려 합계와 막대 순위가 어떻게 바뀌는지 본다. (2030년 값은 예측이 아니라 연습용 가정이다. 시장 = Σ 대수 × 함량, 각 가정을 ±폭만큼 따로 흔들었다. 합친 불확실성은 가정들이 서로 독립이라고 보고 반폭을 제곱합한 것이다.)
현실적 폭으로 보면 스마트폰과 PC의 대수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성숙한 시장이라 몇 년 뒤 출하량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결과를 흔드는 것은 새 시장의 두 숫자, AI 가속기가 몇 개 팔리고 한 개에 얼마를 받느냐다. 2020년대 중반의 시장 전망이 기관마다 수천억 달러씩 다른 이유가 여기 있다.
수요 예측이 어려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칩 회사가 보는 것은 최종 소비자의 수요가 아니라 고객의 주문이다. 소비자 → 기기 회사 → 조립 공장·유통 → 칩 회사 → 파운드리로 올라가는 동안, 각 단계가 재고를 조금씩 더 쌓거나 덜어 내면서 주문의 출렁임이 커진다. 이것이 채찍 효과(Bullwhip effect)다.
채찍 효과. 각 단계는 자기 바로 아래의 주문만 보고, 안전 재고를 더하거나 빼며 주문한다. 리드타임이 길수록 미리 많이 주문하므로 출렁임이 커진다. 파운드리와 장비 회사가 가장 큰 진폭을 겪는 이유다.
2021년 차량용 칩 대란
채찍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2021년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다. 2020년 봄 코로나 봉쇄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자동차 회사들은 칩 주문을 취소했다. 같은 시기 재택근무로 노트북·태블릿·게임기·TV 수요가 치솟았다. 파운드리는 비게 된 생산 능력을 가전용 칩에 돌렸다. 하반기에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을 때, 자동차 회사의 새 주문은 이미 꽉 찬 대기열의 뒤에 섰다.
자동차 업계는 재고를 거의 두지 않는 적기 생산(Just-in-time) 방식에 익숙했다. 몇 달러짜리 마이크로컨트롤러 하나가 없어 수만 달러짜리 차가 공장에 멈춰 섰다. 업계 추정으로 2021년 한 해에만 세계 자동차 생산이 약 1,000만 대 줄었다. 아래 모형에서 직접 재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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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취소한 대가: 2021년 차량용 칩 대란 재현
차량용 칩 최대 리드타임—
가전용 칩 최대 리드타임—
칩이 없어 못 만든 차—
지금 시점—
해볼 것: ① 기본값으로 재생한다. 2020년 하반기에 자동차 수요(실선)가 돌아오는데 칩 도착(점선)이 바닥을 친다. ② 주문 취소 폭을 0으로 내린다. 같은 가전 특수에도 잃은 차가 거의 사라진다. 대기열에서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③ 취소 폭은 그대로 두고 재고를 3개월로 늘린다. ④ 취소 80%, 가전 30%, 재고 0.5개월로 무너뜨려 본다. (교육용 모형: 성숙 공정 용량 100 중 자동차 10, 가전 85로 시작한다. 공급이 모자라면 파운드리는 최근 주문 실적에 비례해 용량을 나눈다. 웨이퍼 투입부터 칩 도착까지 3개월, 2021년 하반기부터 용량을 월 1.2%씩 늘린다. 칩 1단위 = 차량 약 75만 대분으로 환산했다.)
모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공급이 모자랄 때 파운드리는 꾸준히 주문해 온 고객에게 먼저 용량을 준다. 주문을 취소한 고객은 몇 달 동안 순위에서 밀린다. 둘째, 부족이 생기면 모두가 더 주문한다. 리드타임이 길어지면 고객은 미리, 많이 주문하고, 그것이 리드타임을 더 늘린다. 2022년 하반기 가전 수요가 꺾이자 이 이중 주문이 한꺼번에 재고로 쌓였다. 2023년의 재고 과잉과 메모리 불황이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 칩은 최첨단이 아니었다부족했던 칩의 대부분은 40~180 nm급 성숙 공정의 마이크로컨트롤러·전원 관리 칩이었다. 성숙 공정 팹은 이미 감가상각이 끝나 값싸게 돌아가지만, 새로 짓기에는 수익성이 낮아 증설이 거의 없던 영역이다. 사건 뒤 자동차 회사들은 칩 회사와 직접 장기 계약을 맺고 재고를 늘렸으며, 각국 정부는 성숙 공정 팹 유치에도 보조금을 걸기 시작했다(14장).
데이터센터: 새 최대 고객
2023년 이후 반도체 수요의 무게 중심은 데이터센터로 옮겨 갔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의 설비투자는 2024년 4사 합계 약 2,300억 달러였고, 2025년에는 약 3,500억 달러 이상으로 계획됐다(각 사 실적 발표 기준 근사). 이 돈은 건물·전력·냉각, 서버, 네트워크로 나뉘고, 서버 안에서 다시 가속기·CPU·메모리로 나뉘어 결국 칩 회사의 매출이 된다.
아래 흐름도에서 그 경로를 따라가 보자. 띠의 굵기가 금액이다. 서버에 쓰는 비중과 서버 안에서 AI 가속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바꿀 수 있다. 가속기 한 개의 매출이 다시 어떻게 나뉘는지는 이 책의 타깃 AX-1의 원가 구조를 썼다.
SIMULATOR
데이터센터 투자 1달러는 어디로 흘러가나
띠에 올리면 금액
반도체 회사로 가는 돈—
설비투자 대비—
가속기 설계사 몫—
AX-1급 가속기 환산—
해볼 것: ① 기본값에서 가장 굵은 띠를 따라간다. 설비투자 → 서버 → AI 가속기 → 가속기 설계사다. ② 가속기 비중을 20%로 내린다(AI 이전의 범용 서버에 가깝다). 칩 회사 몫이 얼마나 줄고, 누가 가장 많이 잃는가. ③ 메모리 회사 띠가 두 갈래(HBM, 서버 DRAM·SSD)에서 모이는 것을 본다. 테두리가 있는 막대가 반도체 회사다. (교육용 근사: 네트워크 장비는 설비투자의 10%로 고정, 서버 금액 중 CPU 7%·메모리와 SSD 10%, 나머지는 보드·조립·마진이다. 가속기 매출은 AX-1의 원가 구조(다이·HBM·패키징·보드, 패키징 수율 95%)로 나눴다. 실제 비율은 회사·연도마다 다르다.)
기본값에서 설비투자의 절반 가까이(약 45%)가 반도체 회사로 간다. 그중 가장 큰 몫은 가속기 설계사의 매출총이익이다. 이 돈으로 설계사는 다음 세대의 설계비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산다. 메모리 회사는 HBM과 서버 DRAM 두 경로로 돈을 받고, 파운드리가 받는 웨이퍼 값은 띠가 생각보다 가늘다. 가치가 어디에 쌓이는지는 원가가 아니라 대체 불가능성이 정한다.
이번에는 단위를 바꿔 보자. 데이터센터 업계는 투자 규모를 달러보다 전력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는 원자력 발전소 한 기가 내는 전력을 먹는 시설이다. 그 안에 AX-1 같은 가속기가 몇 개 들어갈까?
SIMULATOR
AI 서버 한 대, 그리고 1 GW 데이터센터
부품에 올리면 가격
서버 한 대 가격—
그중 칩—
들어가는 서버—
AX-1 개수—
서버 구매액—
해볼 것: ① 서버 그림의 가속기 모듈, CPU, 메모리, 네트워크 카드에 차례로 올려 가격을 본다. ② 전력을 1,000 MW(1 GW)에 두고 AX-1 개수를 읽는다. 작은 칸 하나가 서버 1,000대다. 강조색 칸은 AX-1 첫해 목표 40만 개(서버 5만 대)만큼이다. ③ PUE를 1.8로 올린다. 냉각에 전력을 더 쓰면 같은 발전소에 들어가는 칩이 줄어든다. (교육용 가정: AX-1 1,000 W × 8 + 나머지 부품 약 2.2 kW = 서버당 IT 전력 약 10.2 kW. PUE는 시설 전체 전력 ÷ IT 전력이다. 부품 가격은 공개 보도·추정을 반올림한 대표값이다. 건물·전력 설비 비용은 빼고 서버만 셌다.)
1 GW급 데이터센터 하나에 AX-1이 약 60만 개 들어간다. 노바실리콘의 첫해 목표 40만 개보다 많다. 하이퍼스케일러 몇 곳이 이런 시설을 동시에 짓는다는 발표가 이어진 2024~2025년, 가속기와 HBM, 2.5D 패키징이 동시에 부족했던 이유다. 그리고 그 칩들을 실제로 묶는 한계는 돈보다 전력이 되어 가고 있다.
AX-1 한 장의 원가와 마진
이제 이 책의 타깃으로 돌아온다. 앞 장들에서 AX-1의 다이 원가(9장), HBM 원가(10장), 패키징 원가와 수율(11장)을 정했다. 이것을 한 줄로 쌓으면 완성품 한 개의 원가가 된다. 패키징 단계에서 불량이 나면 다이와 HBM까지 함께 버려지므로, 패키징 수율로 나눠 준다.
아래 폭포 도표에서 각 항목이 원가를 얼마나 쌓는지, 판매가와 비교해 얼마가 남는지 보자. 가정을 바꿔 원가가 판매가를 넘는 지점도 찾아보자.
SIMULATOR
AX-1 원가 폭포: 4,257달러로 25,000달러를 번다
완성 원가—
매출총이익률—
HBM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설계비 5억 달러 손익분기—
해볼 것: ① "원가만 확대"를 눌러 가장 긴 막대를 찾는다. 다이가 아니라 HBM이다. ② 패키징 수율을 70%로 내린다. "수율 손실" 막대가 다이 원가보다 커진다. 패키징에서 버린 것은 다이와 HBM 전부이기 때문이다. ③ 결함 밀도를 0.5로 올린다. 다이 원가가 몇 배가 되는데도 마진은 여전히 크다. ④ 판매가를 4,000달러 근처로 내려 적자로 돌아서는 지점을 찾는다. (IND.AX1과 IND.dieCost로 계산한다: 3 nm급 웨이퍼 20,000달러, 다이 26 × 31 mm, 머피 수율 모델. 매출총이익은 판매가 − 완성 원가로, 설계비·소프트웨어·영업비는 들어 있지 않다.)
기본값에서 완성 원가는 약 4,257달러, 판매가 25,000달러에 매출총이익률은 약 83%다. 이 마진이 지나쳐 보일 수 있지만, 팹리스는 이 돈에서 설계비(NRE) 5억 달러, 매년의 소프트웨어 개발비, 다음 세대 연구비를 낸다(6장). 실제 데이터센터 가속기 회사들의 공시 매출총이익률도 2024년 기준 70%대에 이른다.
폭포 도표가 보여 주는 또 하나는 원가의 구조다. 3 nm 다이는 원가의 약 6분의 1에 불과하고, HBM이 약 40%를 차지한다. 패키징과 수율 손실까지 더하면 다이 바깥에서 생기는 원가가 다이의 다섯 배다. 첨단 공정 웨이퍼 값이 올라도 가속기 원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이자, 메모리 회사와 패키징 회사가 AI 붐의 큰 수혜자가 된 이유다.
TARGET AX-1타깃 파일 · 12장
원가 4,257달러, 판매가 25,000달러, 서버 한 대에 8개
앞 장들에서 정한 숫자를 쌓으면 AX-1 한 개의 완성 원가는 (다이 약 696 + HBM 1,728 + 패키징 900 + 테스트 150) ÷ 0.95 + 보드 600 ≈ 약 4,257달러다. 판매가 25,000달러에서 매출총이익은 약 20,743달러, 매출총이익률은 약 83%다. 설계비 5억 달러는 약 2.4만 개를 팔면 회수된다.
AX-1은 서버 한 대에 8개씩 들어간다. 서버 한 대의 칩 금액 약 23만 달러 가운데 AX-1이 20만 달러로, 서버 가격(약 28만 달러)의 약 72%다. 첫해 목표 40만 개는 서버 5만 대, 매출 100억 달러다. 하이퍼스케일러 4사의 2025년 설비투자 계획(약 3,500억 달러)의 약 3%이고, 전력으로는 1 GW급 데이터센터 하나(AX-1 약 60만 개)의 3분의 2 정도를 채우는 양이다.
이 장에서 정한 것완성 원가 약 4,257달러, 매출총이익률 약 83%. 원가의 약 40%는 HBM, 다이는 약 16%. 서버당 8개, 첫해 서버 약 5만 대분.
아직 남은 문제수요는 몇 개 고객사(하이퍼스케일러)에 몰려 있다. 그들이 자체 칩으로 돌아서거나 투자를 줄이면 40만 개가 흔들린다. 또 이 칩이 국경을 몇 번 넘는지, 한 지역이 멈추면 어디가 막히는지는 아직 모른다.
다음 단계13장에서 AX-1이 설계에서 데이터센터까지 지나는 경로(IND.AX1.route)를 지도 위에 그린다.
핵심 정리
2024년 세계 반도체 매출 약 6,300억 달러는 컴퓨팅(데이터센터·PC) 약 36%, 통신 약 30%, 자동차·산업·소비자 가전이 각각 10% 남짓으로 나뉜다. 메모리는 대부분 컴퓨팅으로, 아날로그·전력 반도체는 자동차·산업으로 간다.
기기 한 대의 반도체 함량은 TV 약 60달러에서 AI 서버 20만 달러 이상까지 수천 배 차이 난다. AI 서버는 가격의 약 4분의 3이 칩이고, 자동차는 몇 %다.
응용 시장의 칩 수요 = 연간 대수 × 대당 함량이다. 성숙 시장(스마트폰·PC)은 대수가 정체해도 함량으로 자라고, 새 시장(AI 가속기)은 두 숫자 모두가 크게 불확실하다.
토네이도 도표는 금액 × 불확실성이 큰 가정을 위로 올린다. 2030년 추정을 가장 크게 흔드는 것은 AI 가속기의 출하량과 가격이다.
칩 회사는 소비자 수요가 아니라 주문을 본다. 단계마다 재고와 리드타임이 쌓여 주문의 출렁임이 커진다(채찍 효과). 2021년 차량용 칩 대란은 주문 취소 → 용량 재배분 → 수요 복귀 → 이중 주문의 결과였다.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2025년 약 3,500억 달러 이상 계획)의 큰 몫이 가속기 설계사·메모리 회사·파운드리·패키징 회사로 흐른다. 1 GW급 데이터센터 하나에 AX-1급 가속기 약 60만 개가 들어간다.
AX-1 한 개의 완성 원가는 약 4,257달러, 판매가 25,000달러, 매출총이익률 약 83%다. 원가의 약 40%가 HBM이고 다이는 약 16%다.
확인 퀴즈
1. 이 장의 대표값 기준으로, 기기 가격 대비 반도체 금액의 비중이 가장 큰 기기는?
AI 서버는 약 30만 달러 가운데 약 23만 달러, 즉 가격의 약 4분의 3이 칩이다. 전기차는 칩 금액(약 1,500달러)이 내연기관차의 두 배 이상이지만 차값 대비로는 몇 %에 불과하다. 기기 가격 대비 비중이 클수록 그 제품의 가치를 칩 회사가 가져간다.
2. 2021년 차량용 칩 부족의 주된 원인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부족했던 칩은 대부분 성숙 공정의 MCU·전원 관리 칩이었다. 적기 생산으로 재고가 적었던 자동차 회사들이 봉쇄 때 주문을 취소했고, 재택 특수로 늘어난 가전 주문이 그 자리를 채웠다. 공급이 모자라면 파운드리는 꾸준히 주문해 온 고객에게 먼저 배분한다. 시뮬레이터에서 취소 폭을 0으로 하면 피해가 거의 사라진다.
3. AX-1 한 개의 완성 원가(약 4,257달러)에서 가장 큰 항목은?
HBM이 원가의 약 40%로 가장 크다. 다이는 약 16%다. 패키징 수율로 나누면 수율 손실도 약 200달러가 더해진다. 가속기 원가에서 다이 바깥의 몫이 크기 때문에 메모리·패키징 회사가 AI 수요의 큰 수혜를 받는다.
4. 대수 × 함량으로 2030년 시장을 추정할 때, 현실적인 불확실성을 넣으면 결과를 가장 크게 흔드는 가정은?
토네이도 막대의 길이는 그 가정이 담당하는 금액 × 불확실성 폭이다. 스마트폰·PC는 금액은 크지만 성숙 시장이라 대수가 크게 틀리지 않는다. AI 가속기는 금액도 크고 불확실성(±30~40%)도 커서 맨 위에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