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메모리 산업

로직 칩은 저마다 다르다. 같은 GPU는 한 회사만 만든다. 메모리는 다르다. 삼성전자의 16 Gb DDR5와 SK하이닉스의 16 Gb DDR5는 같은 규격이라 서로 바꿔 끼울 수 있다. 그래서 메모리는 비트(bit)라는 원자재처럼 팔리고, 값은 수요와 공급이 정한다. 공급이 조금만 넘쳐도 값이 반 토막 나고, 조금만 모자라도 두 배가 된다. 이 산업은 그 출렁임 속에서 수십 개 회사가 서너 개로 줄어든 역사이고, 최근에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이라는, 원자재가 아닌 메모리가 그 규칙을 바꾸고 있다.

HHI 색 구간의 기준이 책의 색 구간은 비교를 위해 미국 2010년 합병 지침의 1,500·2,500 기준을 사용한다(2,500 초과가 고집중). 그 지침은 2023년에 철회되었으며, 2023년 지침은 HHI 1,800 초과를 고집중으로 본다. HHI만으로 합병의 위법성이나 공급 중단을 판정할 수 없다. 국가·지역별 HHI는 지리적 쏠림을 비교하는 지표이며 기업 간 경쟁을 직접 측정하지 않는다.

세 개의 시장, 몇 안 되는 회사

메모리는 크게 둘이다. DRAM(Dynamic RAM)은 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 프로세서 옆에서 데이터를 잠깐 들고 있는 작업대다. 빠르지만 전원이 꺼지면 내용이 사라진다. NAND 플래시(NAND Flash)는 전원이 꺼져도 남는 창고다. SSD와 스마트폰 저장 공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HBM은 DRAM 다이를 여러 장 수직으로 쌓아 AI 가속기 바로 옆에 붙이는 DRAM의 한 형태다. 셀 구조와 공정은 MemoryBook이 자세히 다룬다.

2024년 메모리 매출은 약 1,650억 달러로 세계 반도체 매출(약 6,300억 달러)의 약 4분의 1이다. 그중 DRAM이 약 950억 달러, NAND가 약 700억 달러이고, HBM은 DRAM 안에서 약 170억 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수는 놀랄 만큼 적다. 아래 지도에서 막대의 폭은 시장 크기, 블록의 높이는 점유율이다.

SIMULATOR

메모리 시장 지도: 누가 얼마나 쥐고 있나

블록을 누른다

블록을 누르면 그 회사의 2024년 매출과 특징이 여기에 나온다.

DRAM HHI—
HBM HHI—
NAND HHI—
강조 지역 점유(DRAM / HBM / NAND)—
해볼 것: ① 세 시장의 HHI를 비교한다. 2,500을 넘으면 '고집중'이다. ② 지역 강조에서 '한국'을 골라 DRAM·HBM에서 한국 두 회사가 가진 몫을 읽는다. ③ '중국'을 골라 아직 작은 몫을 확인한다. ④ 블록을 눌러 회사 설명을 본다. (막대 폭은 2024년 매출 추정 DRAM 약 950억, HBM 약 170억, NAND 약 700억 달러에 비례하되 좁은 막대는 최소 폭을 둔다. HBM은 DRAM의 일부다. 점유율은 2024년 전후 시장 조사 보도치를 반올림한 교육용 근사다.)

DRAM은 세 회사가 95% 이상을, HBM은 세 회사가 사실상 전부를 만든다. HHI는 DRAM 약 3,200, HBM 약 4,100으로 어느 쪽이든 이 책의 2010년 비교 기준(2,500 초과)을 훌쩍 넘는다. NAND는 다섯 무리로 나뉘어 상대적으로 덜 집중돼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RAM의 약 4분의 3, HBM의 약 85%를 가진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셋째이고, 중국의 CXMT와 YMTC가 빠르게 따라오는 중이다.

같은 규격이 만드는 원자재 시장DRAM과 NAND의 인터페이스는 표준화 기구 JEDEC이 정한다. 규격이 같으니 고객은 가장 싼 곳에서 산다. 그래서 메모리 회사의 무기는 디자인이 아니라 원가다. 같은 웨이퍼에서 비트를 더 많이 뽑는 회사(공정 미세화·3D 적층이 앞선 회사)가 불황에서 살아남는다.

비트로 파는 산업

메모리 회사의 실적은 두 숫자로 요약된다. 몇 비트를 팔았나(비트 출하(Bit shipment)), 비트당 얼마에 팔았나(평균 판매가(ASP)). 매출은 그 곱이다.

$$\frac{\Delta \text{매출}}{\text{매출}} \approx g_{\text{bit}} + \frac{\Delta \text{ASP}}{\text{ASP}}$$
\(g_{\text{bit}}\)는 비트 출하 증가율. 예를 들어 비트가 20% 늘고 가격이 30% 떨어지면 매출은 약 16% 준다(정확히는 \(1.2 \times 0.7 = 0.84\)).

미세화와 3D 적층 덕분에 비트당 원가는 해마다 내려간다. 원가가 내려가니 가격도 길게 보면 내려간다. 아래 그래프는 GB당 가격의 긴 흐름이다. 세로축이 로그라서 같은 높이의 계단이 같은 '배수'를 뜻한다. 두 손잡이를 끌어 원하는 구간의 연평균 변화율을 재 보자.

SIMULATOR

GB당 가격은 해마다 얼마나 떨어지나

세로 손잡이 A·B를 좌우로 끈다
구간—
DRAM 연평균 변화—
NAND 연평균 변화—
구간 전체 배수(DRAM / NAND)—
해볼 것: ① 손잡이를 2000년과 2024년에 두고 DRAM의 연평균 하락률을 읽는다(약 −20%). ② NAND를 2003~2024년으로 잰다. 3D 적층이 들어온 NAND가 더 가파르다. ③ 2016→2018, 2022→2023처럼 짧은 구간을 재면 장기 추세와 반대로 크게 오르거나 떨어진다. 그것이 사이클이다. ④ 선형 축으로 바꾸면 최근 10년이 바닥에 깔려 보이지 않는다. (연평균 계약가 수준을 여러 시장 조사 보도치에서 어림한 교육용 근사다. 연도별 값은 ±30% 이상 틀릴 수 있고 흐름만 보는 용도다.)

24년 동안 DRAM은 해마다 약 20%, NAND는 약 30%씩 싸졌다. 문제는 그 길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2017~2018년에는 오히려 올랐고, 2019년과 2023년에는 한 해에 30~50%씩 떨어졌다. 원가는 매끄럽게 내려가는데 가격은 계단을 타니, 이익은 크게 출렁인다.

왜 이렇게 출렁일까. 메모리 수요는 가격에 둔하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DRAM 용량은 값이 싸졌다고 금방 두 배가 되지 않는다. 경제학 말로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이 낮다. 탄력성 \(\varepsilon\)이 낮으면 남는 비트를 팔아 치우기 위해 값을 크게 내려야 한다.

$$\frac{P_1}{P_0} = \left(\frac{1+g_D}{1+g_S}\right)^{1/\varepsilon}$$
\(g_D\)는 비트 수요 증가율(같은 가격에서 사려는 양), \(g_S\)는 비트 공급 증가율, \(\varepsilon\)은 수요의 가격 탄력성. \(\varepsilon = 0.5\)이면 공급이 수요보다 10% 많을 때 가격은 약 \(1/1.1^2 \approx 0.83\), 즉 17% 떨어진다.
SIMULATOR

비트를 조금 더 만들면 가격은 얼마나 떨어지나

올해 공급선(S₁)을 좌우로 끈다
가격(ASP) 변화—
비트 출하 변화—
매출 변화—
판정—
해볼 것: ① 처음 화면은 수요 +20%, 공급 +30%다. 10%p 차이에 가격이 몇 % 떨어지고 매출은 어떻게 되는가. ② 공급선을 20%로 끌어 수요와 맞추면 가격이 그대로다. ③ 탄력성을 2.0으로 바꿔 같은 일을 한다. 둔감한 시장일수록 출렁임이 크다. ④ 공급을 수요보다 적게 늘리면 비트를 덜 팔고도 매출이 오른다. 이것이 '공급 규율'의 유혹이다. (한 해짜리 정태 모델이다. 수요 곡선은 등탄력 곡선 \(Q = D\,P^{-\varepsilon}\)이고 만든 비트는 모두 팔린다고 본다. 재고·장기 계약은 넣지 않았다.)

탄력성이 0.5일 때 공급이 수요보다 10%p만 더 늘어도 가격은 약 15% 떨어지고, 비트를 더 팔았는데도 매출이 줄어든다. 메모리 회사가 해마다 "올해 업계 비트 공급 증가율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반대로 공급을 덜 늘리면 비트를 덜 팔고도 돈을 더 번다. 하지만 혼자만 덜 늘리면 점유율을 잃는다. 이 긴장이 뒤에 나올 치킨 게임의 씨앗이다.

비트는 어디로 가는가

수요 쪽을 보자. DRAM 비트의 가장 큰 고객은 이제 서버다.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DRAM만 1~2 TB가 들어가고, 가속기마다 HBM이 따로 붙는다. 스마트폰은 대수가 많지만(연 약 12억 대) 한 대에 약 8 GB 수준이다. NAND는 스마트폰과 SSD가 나눠 쓴다. 아래 원에서 응용 하나를 눌러 그 수요를 늘리거나 줄여 보자. 전체 비트 수요와 가격이 얼마나 흔들리는지가 아래에 나온다.

SIMULATOR

응용 하나가 흔들리면 메모리 전체가 흔들린다

조각이나 줄을 눌러 고른다

조각을 누르면 그 응용의 기기당 메모리 용량과 특징이 나온다.

전체 비트 수요 변화—
고른 응용 비중(전 → 후)—
공급이 그대로일 때 가격 변화(ε 0.7)—
해볼 것: ① DRAM에서 서버를 +50%로 올린다. 전체 수요는 몇 % 늘고, 공급이 그대로라면 가격은 얼마나 뛰는가. ② 모바일을 −20%로 낮춘다(스마트폰 불황). ③ 시나리오 버튼을 누르고 NAND로 바꿔 같은 일을 한다. (2024년 전후 비트 수요 비중을 시장 조사 보도치에서 어림한 교육용 근사다. 조각의 바깥 반지름이 변화량에 따라 늘고 준다. 가격은 앞 시뮬레이터의 등탄력 모델에 ε = 0.7을 넣은 값이다.)

DRAM 비트의 약 40%를 가져가는 서버가 절반만 더 사도 전체 수요가 약 20% 늘고, 공급이 그대로라면 가격은 30% 가까이 뛴다. 2017~2018년의 이른바 '슈퍼사이클'은 클라우드 서버 투자가, 2024~2025년의 반등은 AI 서버가 끌었다. 반대로 스마트폰·PC가 동시에 꺾인 2022~2023년에는 재고가 쌓이며 가격이 폭락했다. 응용이 한쪽으로 쏠릴수록 메모리는 그 응용의 경기를 증폭해서 따라간다.

메모리 사이클: 진폭이 큰 이유

3장에서 반도체 전체의 사이클을 봤다. 메모리는 그 사이클의 가장 거친 부분이다. 가격이 수급에 민감하고(낮은 탄력성), 팹을 짓는 데 2년이 걸리고, 모두가 같은 시점에 같은 신호(가격)를 보고 증설한다. 위쪽 그래프는 실제 메모리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아래쪽은 그 구조를 흉내 낸 모델을 보여 준다.

SIMULATOR

메모리 가격 사이클: 공급 규율이 진폭을 정한다

위 그래프의 막대에 올리면 값이 보인다
모델 가격 최고—
모델 가격 최저—
최고 ÷ 최저—
원가 아래 분기(15년 중)—
해볼 것: ① 위 그래프에서 메모리 막대(초록)와 메모리 제외 선을 비교한다. 같은 해에 메모리가 몇 배 더 크게 움직이는가. ② 아래 모델에서 '공격적'을 고르면 가격이 원가선(0.7) 아래로 자주 내려간다. '규율'로 바꾸면 진폭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③ 증설 지연을 12분기(3년)로 늘린다. ④ 수요 충격을 켜서 2019·2023년 같은 급락을 흉내 낸다. (위: IND.MEMORY와 IND.MARKET의 연간 매출, 2025년은 추정. 아래: IND.cycle의 분기 모델로 가격은 균형 1 기준 지수다. 원가선 0.7은 교육용 가정이다.)

2017년 메모리 매출은 약 61% 늘었고 2019년에는 약 33% 줄었다. 2023년에는 약 29% 줄었다가 2024년에 약 80% 늘었다. 같은 해 메모리를 뺀 반도체 매출은 대체로 ±15% 안에서 움직였다. 모델에서도 같은 것이 보인다. 업계가 가격 신호에 공격적으로 반응할수록, 그리고 증설이 늦게 도착할수록 진폭이 커진다.

2018년 호황기에는 대형 메모리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었고, 2023년 불황기에는 같은 회사들이 수조 원 규모의 영업 적자를 냈다. 한 산업 안에서 1~2년 만에 이익률이 이렇게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메모리 회사들이 "증설보다 수익성"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규율' 쪽으로 옮겨 가려는 시도다. 하지만 규율은 모두가 지켜야 효과가 있고, 한 회사가 깨면 나머지가 손해를 본다.

치킨 게임: 마지막까지 버틴 회사가 이긴다

불황에 모두가 증설을 멈추면 가격이 회복된다. 하지만 혼자 멈추면 원가 경쟁에서 밀리고, 남이 멈출 때 혼자 늘리면 점유율을 가져온다. 그래서 메모리 회사들은 적자 속에서도 투자를 계속하며 누가 먼저 쓰러지는지를 기다렸다. 두 차가 마주 보고 달려 먼저 핸들을 꺾는 쪽이 지는 치킨 게임(Game of chicken)이다.

연도DRAM 업계에서 일어난 일(약)
1985일본 업체의 공세 속에 인텔이 DRAM 사업에서 철수한다. 1980년대 중반 DRAM은 미국·일본의 수십 개 회사가 만들었다.
1999NEC와 히타치의 DRAM 사업이 합쳐져 엘피다가 된다(2003년 미쓰비시 합류). 한국에서는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고,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이름을 바꾼다.
2006인피니언의 메모리 사업이 키몬다로 분사한다.
2007~2008대만 업체들까지 공격적으로 증설한 끝에 DDR2 가격이 원가 아래로 떨어지고, 금융 위기가 겹친다. 업계 대부분이 적자를 낸다.
2009독일 키몬다가 파산을 신청한다(1월).
2012일본 엘피다가 회생 절차를 신청하고(2월) 2013년 마이크론에 인수된다. 같은 해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해 SK하이닉스가 된다.
2013~2016대만 업체들이 마이크론에 흡수되거나 틈새로 물러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회사의 DRAM 점유가 90%를 넘는다.
2016~중국 CXMT가 설립되어 DRAM 양산에 들어간다. 새로운 경쟁자가 국가 지원을 받아 등장한 첫 사례다.

직접 해 보자. 당신은 세 메모리 회사 중 하나를 경영한다. A사는 가격과 관계없이 공격적으로 늘리고, B사는 가격을 보고 신중하게 움직인다. 해마다 증설 폭을 고르고 '1년 진행'을 누른다. 현금이 0 아래로 내려가면 퇴출되고, 그 회사 설비의 절반은 현금이 가장 많은 회사가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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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게임: 10년을 버텨라

연차—
가격 지수—
내 점유율—
내 현금—
해볼 것: ① 해마다 35%를 골라 본다. A사와 함께 가격을 무너뜨리고 누가 먼저 쓰러지는가. ② 해마다 0%를 고르면 살아남지만 점유율과 원가 경쟁력이 어떻게 되는가. ③ 가격이 1보다 높을 때만 늘리고 낮을 때는 멈추는 전략으로 10년을 버텨 본다. ④ 한 회사가 퇴출된 다음 해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본다. (교육용 게임이다. 비트 수요는 매년 15% 늘고, 가격 지수는 (수요/공급)^2.2, 단위 원가는 약 0.8에서 점유율이 클수록 낮아진다(규모의 경제). 이익 = (가격 − 원가) × 공급 × 0.12 − 증설비. 숫자는 지수이며 실제 회사와 무관하다.)

몇 판 해 보면 규칙이 보인다. 혼자 몸을 사리면 살아남아도 점유율과 원가에서 밀리고, 무리하게 늘리면 가격을 무너뜨려 자기 현금부터 마른다. 버티는 회사는 불황에도 원가가 가장 낮고 현금이 가장 많은 회사다. 그리고 한 회사가 쓰러지는 순간 남은 회사들의 가격이 뛴다. 2009년과 2012년 이후 실제로 그랬다. 업체가 셋으로 줄어든 2013년 이후 DRAM의 이익률은 그 이전보다 구조적으로 높아졌다.

새 참가자가 오면 게임이 다시 시작된다치킨 게임은 '퇴출 뒤의 보상'을 기대하고 버티는 게임이다. 국가가 손실을 메워 주는 참가자가 들어오면 그 보상이 사라진다. 중국의 CXMT·YMTC가 성숙 제품부터 점유를 넓히는 것이 기존 회사들에게 위협인 이유다. 지정학은 14장에서 다룬다.

HBM이 바꾼 판도

AI 가속기는 계산보다 데이터를 나르는 속도에 막힌다. 그래서 DRAM 다이를 8~16장 쌓고, 다이를 위아래로 뚫은 수천 개의 구멍(TSV(Through-Silicon Via))으로 연결해, 가속기 바로 옆 인터포저 위에 놓는다. 이것이 HBM이다. 1,024개(HBM4는 2,048개)의 데이터 선을 한꺼번에 써서 스택 하나가 초당 1테라바이트 넘게 나른다. 아래 단면도에서 층을 눌러 각 부분이 무엇인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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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스택 해부: 높이 쌓을수록 무엇이 어려워지나

층을 누른다

층을 누르면 그 부분의 역할과 누가 만드는지가 여기에 나온다.

스택 용량(24 Gb 다이)—
스택 대역폭(약)—
코어 다이 두께(약)—
적층 수율—
해볼 것: ① 8단에서 16단으로 올린다. 용량은 두 배가 되지만 전체 높이 제한 안에 넣으려면 다이를 얼마나 얇게 갈아야 하는가. ② 층당 접합 수율을 98%로 낮추고 16단을 고른다. 스택의 몇 %가 버려지는가. ③ HBM4로 바꿔 데이터 선이 두 배가 되면 대역폭이 어떻게 되는가. (교육용 근사: 코어 다이 24 Gb(3 GB), HBM3E 1,024선 × 약 9.6 Gb/s, HBM4 2,048선 × 약 8 Gb/s, 스택 높이 한도 HBM3E 약 720 µm·HBM4 약 775 µm에서 베이스·접합층 약 120 µm를 뺐다. 적층 수율 = 층당 수율^(적층 수 + 1)이며 다이는 미리 시험한 좋은 다이라고 본다.)

12단·16단으로 갈수록 다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아지고, 층이 하나 늘 때마다 접합 불량의 기회가 하나 는다. 층당 99.5%면 16단 스택은 약 92%만 살아남고, 98%면 70%도 안 된다. 불량 스택에는 이미 좋은 DRAM 다이 16장이 들어 있다. HBM 경쟁은 이 적층·접합 기술(열압착 본딩, 매스 리플로, 하이브리드 본딩) 경쟁이기도 하다. 패키징 쪽 이야기는 11장과 PackagingBook을 참조한다.

웨이퍼를 빨아들이는 HBM

HBM은 같은 비트를 만드는 데 일반 DRAM보다 웨이퍼를 훨씬 많이 쓴다. TSV와 넓은 입출력 회로 때문에 다이가 커지고, 적층 수율 손실이 더해지고, 베이스 다이도 따로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대략 일반 DRAM의 약 3배 웨이퍼가 든다고 말한다. 메모리 회사가 웨이퍼를 HBM에 돌리면 범용 DRAM 공급이 줄어든다. 아래 웨이퍼 격자에서 HBM으로 돌릴 몫을 끌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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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에 웨이퍼를 돌리면 범용 DRAM이 비싸진다

웨이퍼 격자를 끌어 HBM 몫을 정한다
범용 DRAM 가격—
웨이퍼 한 장 매출 HBM ÷ 범용—
HBM 비트 비중 / 매출 비중—
총 매출(15% 기준 = 100)—
해볼 것: ① HBM 비중을 0%로 내린다. 남는 비트가 범용 시장으로 쏟아져 가격이 떨어진다. ② 30%로 올린다. HBM 비트는 전체의 몇 %에 불과한데 범용 DRAM 가격은 얼마나 오르는가. ③ 범용 가격이 오르면 '웨이퍼 한 장 매출 HBM ÷ 범용'이 1에 가까워진다. 웨이퍼를 어디에 쓸지가 매번 저울질되는 이유다. ④ 배수를 4로 올려 HBM 수율이 나쁜 경우를 본다. (교육용 모델: DRAM 웨이퍼 100장 고정, 범용 수요는 HBM 15% 때 수급이 맞도록 85로 두었고 탄력성 0.7. 균형 가격 약 3달러/GB, HBM 가격 12달러/GB 고정. 숫자는 2024년 전후 보도치를 어림한 근사다.)

HBM 비중을 15%에서 30%로 올리면 HBM이 차지하는 비트는 몇 %에 불과한데도 범용 DRAM 가격이 약 30% 오른다. 2024~2025년 메모리 시장이 정확히 이랬다. AI 가속기용 HBM 수요가 웨이퍼를 빨아들이자, PC·스마트폰용 범용 DRAM까지 빠듯해졌다. HBM은 범용 DRAM과 달리 고객과 1년 단위로 물량·가격을 미리 정하는 경우가 많아, 메모리 회사에 원자재가 아닌 '주문 제작' 사업의 성격을 더한다. 그리고 그 기술을 가장 먼저 양산 수준으로 끌어올린 회사가 점유율을 쓸어 담았다. 2024년 HBM 점유는 SK하이닉스 약 55%, 삼성전자 약 30%, 마이크론 약 15%로 추정된다.

베이스 다이가 파운드리로 간다HBM4부터는 스택 맨 아래의 베이스(로직) 다이를 DRAM 공정이 아닌 로직 공정으로, 때로는 파운드리에서 만든다. 고객이 베이스 다이에 자기 회로를 넣는 '맞춤형 HBM'도 논의된다. 메모리 회사·파운드리·가속기 회사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이다. 파운드리의 경제학은 9장에서 다뤘다.

AX-1의 메모리: 144 GB의 값

9장에서 AX-1의 좋은 로직 다이 하나가 약 700달러라는 것을 계산했다. 그 옆에 붙을 HBM은 6스택, 스택당 24 GB(24 Gb 다이 8단)로 모두 144 GB다. GB당 약 12달러면 HBM만 약 1,728달러, 로직 다이의 약 2.5배다. 범용 DRAM이 GB당 약 3달러 안팎이니 같은 용량을 일반 DRAM으로 산다면 400~500달러 수준이다. HBM의 프리미엄은 약 4배다.

노바실리콘은 이 HBM을 누구에게서 사는가. 선택지는 세 곳뿐이고, 가속기 회사는 각 공급사의 HBM을 따로 시험하고 인증해야 한다. 인증된 공급사가 적을수록 공급사의 협상력이 커진다. 아래에서 공급사 카드를 눌러 인증을 빼거나 넣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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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1 원가의 40%: 공급사가 셋뿐일 때

공급사 카드를 눌러 인증을 켜고 끈다

인증된 공급사가 셋이면 경쟁 가격(프리미엄 없음), 둘이면 약 25%, 하나면 약 60%의 프리미엄을 붙인다고 가정한다.

HBM 원가—
칩 하나 원가(추정)—
HBM 비중—
HBM ÷ 로직 다이—
해볼 것: ① 기본값에서 HBM 비중이 약 40%임을 확인한다. ② 공급사 하나의 인증을 끈다. 둘만 남으면 HBM 원가가 얼마나 오르는가. ③ 하나만 남기고, 마지막 하나까지 끄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④ 스택을 8개로 늘려 용량을 키운다. (로직 다이 원가는 9장의 IND.dieCost 결과, 나머지(패키징·테스트·보드·패키징 불량 손실)는 IND.AX1의 값을 그대로 쓴 추정이며 11~12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공급사 수에 따른 프리미엄은 협상력을 보여 주기 위한 교육용 가정이다.)
TARGET AX-1타깃 파일 · 10장

칩 원가의 40%는 메모리다

AX-1의 HBM은 6스택 × 24 GB = 144 GB, GB당 약 12달러로 약 1,728달러다. 로직 다이(약 700달러)의 약 2.5배이고, 패키징·테스트·보드를 더한 칩 하나 원가 약 4,257달러의 약 40%를 차지한다. 같은 용량의 범용 DRAM이라면 400~500달러 수준이니 HBM 프리미엄은 약 4배다. 공급사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세 곳뿐이고 셋 다 인증받아도 HHI가 4,000을 넘는 고집중 시장이다. 인증된 공급사가 하나로 줄면 HBM만으로 원가가 수백~1,000달러 늘 수 있다. 첫해 40만 개를 만들려면 HBM 스택 240만 개가 필요하다.

이 장에서 정한 것HBM 6스택 원가 약 1,728달러, 칩 원가의 약 40%. 공급사 둘 이상을 인증해 두어야 협상력을 지킨다.
아직 남은 문제HBM 6스택과 로직 다이를 인터포저 위에 함께 올리는 패키징은 누가, 얼마에 하고, 거기서 불량이 나면 무엇을 버리게 되는가.
다음 단계11장에서 2.5D 패키징의 원가와 수율, 용량 병목을 따진다.

핵심 정리

  1. 2024년 메모리 매출은 약 1,650억 달러(DRAM 약 950억, NAND 약 700억)로 반도체의 약 4분의 1이다. DRAM은 세 회사가 95% 이상, HBM은 세 회사가 사실상 전부를 만든다.
  2. 메모리는 규격이 같은 원자재처럼 팔린다. 매출 증가율 ≈ 비트 출하 증가율 + 가격 변화율이고, 장기적으로 GB당 가격은 DRAM 연 약 20%, NAND 연 약 30%씩 내려왔다.
  3.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아 공급이 수요보다 조금만 많아도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메모리 매출은 한 해에 ±30~80%씩 움직인다.
  4. 불황 속 증설 경쟁(치킨 게임)으로 키몬다(2009)·엘피다(2012)가 쓰러지며 DRAM은 세 회사 체제가 되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새 참가자는 이 구도를 다시 흔든다.
  5. HBM은 비트당 웨이퍼를 약 3배 쓴다. 웨이퍼가 HBM으로 가면 범용 DRAM 공급이 조여 가격이 오른다. HBM은 메모리에 '주문 제작' 성격을 더했다.
  6. AX-1의 HBM 144 GB는 약 1,728달러로 칩 원가의 약 40%다. 공급사가 셋뿐이라 인증 공급사 수가 곧 협상력이다.

확인 퀴즈

1. 메모리 회사가 DRAM 웨이퍼 중 HBM에 돌리는 비중을 늘렸다. HBM은 같은 비트에 웨이퍼를 약 3배 쓴다. 범용 DRAM 시장에서 가장 그럴듯한 결과는?

웨이퍼는 한정돼 있다. HBM에 웨이퍼를 돌리면 그만큼 범용 DRAM 비트가 줄어든다. HBM은 비트당 웨이퍼를 더 쓰므로 전체 비트 공급은 오히려 줄고, 범용 DRAM 가격이 오른다. 2024~2025년에 실제로 관찰된 현상이다.

2. 올해 업계 비트 수요가 20%, 비트 공급이 30% 늘었다.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0.5로 낮다면 가격과 매출은?

\(P_1/P_0 = (1.2/1.3)^{1/0.5} = (0.923)^2 \approx 0.85\)이므로 가격이 약 15% 떨어진다. 매출은 \(1.3 \times 0.85 \approx 1.10\)으로 약 10% 증가에 그친다. 공급 초과 폭이 더 커지거나 탄력성이 더 낮으면 매출이 줄어든다.

3. 메모리 불황기에 회사들이 적자를 내면서도 투자를 계속해 온 가장 큰 이유는?

치킨 게임의 구조다. 규모와 공정 전환이 원가를 정하므로 투자를 멈추면 다음 호황에서 불리하다. 그리고 경쟁사가 먼저 쓰러지면 남은 회사가 점유율과 가격을 가져간다. 키몬다(2009)와 엘피다(2012) 이후 DRAM이 세 회사 체제가 된 과정이 그 예다.

4. AX-1은 24 GB HBM 스택 6개를 GB당 약 12달러에 산다. 칩 하나의 원가가 약 4,257달러라면 HBM의 비중은?

6 × 24 GB × 12달러 = 1,728달러, 1,728 ÷ 4,257 ≈ 0.41. 칩 원가의 약 40%가 메모리이고, 로직 다이(약 700달러)의 약 2.5배다. 7%는 판매가 25,000달러 대비 비율과 헷갈린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