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 손상과 비정질화
이온이 멈출 때까지 핵 충돌로 넘겨준 에너지는 어디로 갈까. 실리콘 원자를 격자 자리에서 밀어내는 데 쓰인다. 밀려난 원자는 다시 이웃을 밀어내고, 작은 충돌 연쇄가 생긴다. 도즈가 쌓이면 이런 손상이 겹쳐 결정이 완전히 무너지고 비정질이 된다. 손상은 도핑의 부산물이지만, 동시에 도구이기도 하다. 일부러 비정질을 만들면 9장의 채널링이 사라진다. 이 장은 손상이 생기고 쌓이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전 비정질화와 그 대가를 본다.
- 충돌 연쇄, 프렌켈 쌍(빈자리 + 격자간 원자), 킨친-피즈 변위 수를 설명한다.
- 대부분의 손상이 바로 재결합하는 동적 회복과 그 온도 의존을 이해한다.
- 핵 에너지 밀도가 문턱을 넘으면 비정질이 된다는 모델로 이온 종별 비정질화 문턱 도즈를 비교한다.
- 사전 비정질화(PAI)의 목적과, 비정질/결정 경계 아래에 남는 EOR 결함의 문제를 안다.
이온 하나가 남기는 것
원자를 격자 자리에서 떼어 내 격자 사이로 밀어 넣는 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를 변위 문턱 에너지(Displacement threshold energy) \(E_d\)라 하고, 실리콘에서는 대략 15 eV 안팎이다. 핵 충돌로 이보다 큰 에너지를 받은 원자는 빈자리(공공)를 남기고 격자 사이로 튀어 나간다. 이 한 쌍, 빈자리와 격자간 원자를 프렌켈 쌍(Frenkel pair)이라 한다. 에너지를 많이 받은 원자는 다시 다른 원자를 밀어내 작은 충돌 연쇄(Collision cascade)를 만든다.
비소 30 keV 이온은 에너지의 약 90%를 핵 충돌로 쓰므로 원자 700개 남짓을, 붕소 10 keV는 약 3분의 2를 핵 충돌로 쓰고 원자 180개 남짓을 밀어낸다(8장 시뮬레이터의 "이온 하나가 밀어낸 원자"). 무거운 이온의 손상은 짧은 거리에 몰려 빽빽한 덩어리가 되고, 가벼운 이온의 손상은 길게 흩어진다.
그런데 밀려난 원자의 대부분은 오래 남지 않는다. 실온에서 격자간 원자와 빈자리는 빠르게 움직여 서로 만나 사라진다. 이온 주입 중에 일어나는 이 재결합을 동적 회복(Dynamic annealing)이라 한다. 살아남는 것은 일부이고, 그 일부가 작은 결함 덩어리로 뭉친다. 동적 회복은 온도가 높을수록 세다. 그래서 웨이퍼를 식히며 주입하면 손상이 더 잘 쌓이고, 데우며 주입하면 덜 쌓인다(16장).
손상이 쌓이면 비정질
도즈가 늘면 손상 덩어리가 겹치고, 어느 순간 결정의 질서가 완전히 사라져 비정질층이 된다. 이 문턱을 간단히 다루는 방법은 핵 충돌로 쌓인 에너지 밀도가 일정 값을 넘으면 비정질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핵 에너지 밀도는 도즈에 비례하고, 깊이에 따라 손상 분포의 모양을 따른다. 그래서 도즈를 올리면 비정질층이 손상 분포의 꼭대기(Rp보다 조금 얕은 곳)에서 생겨 위아래로 넓어지고, 곧 표면까지 이어진다.
무거운 이온일수록 이온 하나가 짧은 거리에 많은 핵 에너지를 쏟으므로 적은 도즈로 비정질이 된다. 붕소는 가볍고 동적 회복을 이기지 못해 실온에서는 10¹⁶ cm⁻²를 넣어도 비정질이 잘 되지 않는다. 비소와 저마늄은 10¹⁴ cm⁻² 안팎이면 된다. 아래에서 이온 종, 에너지, 도즈, 웨이퍼 온도를 바꿔 본다.
손상 누적과 비정질층
일부러 비정질로: 사전 비정질화
얕은 p⁺ 접합을 만들 때 붕소의 채널링이 문제라면(9장), 붕소를 넣기 전에 무거운 이온으로 표면을 먼저 비정질로 만들면 된다. 이것이 사전 비정질화(Pre-amorphization implant, PAI)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저마늄(Ge)이나 실리콘(Si) 자신을 많이 쓴다. 저마늄은 무거워서 적은 도즈로 비정질을 만들고, 실리콘과 같은 4족이라 도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PAI의 이득은 둘이다. 첫째, 비정질층에는 통로가 없으니 채널링 꼬리가 사라진다. 둘째, 비정질층은 낮은 온도(600 °C 안팎)에서 아래의 결정을 씨앗 삼아 한 층씩 다시 결정이 되는데(11장의 고체상 에피 재성장), 이때 붕소가 격자 자리에 높은 비율로 끼어 들어가 고용 한계보다 높은 농도까지 활성화된다.
저마늄 PAI와 붕소 분포
공짜는 없다. 비정질/결정 경계 바로 아래는 손상을 많이 받았지만 비정질이 되지는 못한 영역이다. 여기에는 비정질층을 만들고 남은 과잉 격자간 원자가 몰려 있다. 재결정 때 비정질층은 깨끗하게 결정이 되지만, 경계 아래의 과잉 격자간 원자는 뭉쳐 막대 모양 결함과 전위 고리가 된다. 이것을 EOR 결함(End-of-range defect)이라 한다. EOR 결함은 두 가지 문제를 만든다. 접합의 공핍층 안에 놓이면 누설 전류의 통로가 되고(FailureBook 불량 메커니즘), 어닐 동안 격자간 원자를 내놓아 붕소의 확산을 키운다(12장의 TED). 그래서 PAI 깊이는 채널링을 없앨 만큼 깊되, EOR이 최종 접합과 너무 가깝지 않게 고른다. 탄소를 함께 넣어 격자간 원자를 붙잡는 방법도 쓰인다.
타깃 파일
붕소는 스스로 비정질을 만들지 못한다
DB-20의 붕소 0.5 keV 10¹⁵ cm⁻²는 위 모델로 실온 비정질화 문턱(약 2×10¹⁶ cm⁻²)에 한참 못 미친다. 붕소는 결정 속을 지나며 손상을 남기지만 통로를 막을 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채널링 꼬리(9장, 7° / 22°에서 xj 약 24 nm)를 없애려면 PAI가 필요하다.
이 책은 DB-20에 저마늄 10 keV, 10¹⁵ cm⁻²의 PAI를 붙인다. 모델로 비정질층이 표면에서 약 16 nm까지 생긴다. 붕소 분포(Rp 3 nm)는 그 안에 다 들어가 채널링 비율이 0.1% 아래로 떨어지고, 주입 직후 접합 깊이가 약 12.5 nm로 돌아온다. 대가는 16 nm 바로 아래의 EOR 결함 띠다. 목표 접합(20 nm 이하)과 몇 n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어닐 뒤 접합이 이 띠를 지나 내려가면 결함이 공핍층에 걸린다.
핵심 정리
- 핵 충돌이 실리콘 원자를 밀어내 프렌켈 쌍과 충돌 연쇄를 만든다. 밀려나는 원자 수는 \(N_d \approx 0.8E_n/2E_d\)(Ed ≈ 15 eV).
- 무거운 이온은 손상을 짧은 거리에 몰아 빽빽하게, 가벼운 이온은 길게 흩어 남긴다.
- 대부분의 손상은 주입 중에 재결합한다(동적 회복). 온도가 높을수록 세다.
- 핵 에너지 밀도가 문턱을 넘으면 비정질이 된다. 문턱 도즈는 As·Ge 10¹⁴ cm⁻² 안팎, 붕소는 실온에서 10¹⁶ cm⁻² 이상. 저온 주입은 문턱을 낮춘다.
- PAI(Ge, Si)는 채널링을 없애고 고체상 재성장으로 높은 활성화를 준다. 대가는 a/c 경계 아래의 EOR 결함(누설, TED의 원천)이다.
확인 퀴즈
같은 에너지·도즈에서 비정질층을 가장 쉽게 만드는 이온은?
웨이퍼를 −100 °C로 식혀 주입하면 비정질화 문턱 도즈는?
EOR 결함은 어디에 생기나?
PAI의 이득이 아닌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