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닐
주입이 끝난 웨이퍼는 쓸 수 없다. 격자는 이온에 부서져 있고, 넣은 도펀트 대부분은 격자 자리가 아닌 곳에 끼어 있어 캐리어를 내놓지 않는다. 열을 가하면 원자가 움직여 격자가 제자리를 찾고, 도펀트도 격자 자리로 들어간다. 이것이 어닐(Anneal), 곧 열처리다. 문제는 열이 도펀트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장은 도핑 흐름의 다섯째 단계 활성화·확산의 첫 장이다. 어닐 방식들의 온도 이력과, 온도와 시간이 활성화와 분포를 어떻게 바꾸는지 본다. 확산의 물리는 12장, 둘 사이의 균형은 13장에서 다룬다.
- 어닐의 두 가지 일(손상 회복, 활성화)과 부작용(확산)을 구분한다.
- 퍼니스, RTA, 스파이크, 플래시, 레이저 어닐의 온도와 시간 규모를 비교한다.
- 고용 한계가 활성 농도의 상한이 된다는 것과, 짧고 뜨거운 어닐이 준안정적으로 그 한계를 넘는 원리를 안다.
- 비정질층이 아래 결정을 씨앗 삼아 다시 자라는 고체상 에피 재성장(SPER)의 속도를 계산한다.
어닐이 하는 일
어닐의 첫째 일은 손상 회복이다. 주입으로 밀려난 격자간 원자와 빈자리가 다시 만나 사라지고, 비정질이 된 층은 아래의 결정을 따라 다시 결정이 된다. 손상이 남아 있으면 캐리어가 결함에 붙잡혀 이동도가 떨어지고, 접합에서 누설 전류가 흐른다.
둘째 일은 활성화다. 도펀트가 실리콘 자리에 들어가야 전자나 정공을 내놓는다(1장). 주입 직후의 도펀트는 격자 사이에 있거나, 다른 도펀트·결함과 덩어리(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열이 이들을 흩어 격자 자리로 보낸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셋째 일, 확산이 함께 일어난다. 원자를 움직이게 하는 열은 도펀트도 움직인다. 얕게 넣은 분포가 퍼지고 접합이 깊어진다. 그래서 어닐은 언제나 "충분히 뜨겁게, 그러나 짧게"를 목표로 진화해 왔다.
퍼니스에서 레이저까지
어닐 방식은 시간 규모로 나뉜다. 같은 1000 °C라도 30분과 1초와 1밀리초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아래 표는 교과서와 공개 자료에 나오는 대표 범위다.
| 방식 | 가열 | 대표 최고 온도 | 고온 유지 시간 | 특징 |
|---|---|---|---|---|
| 퍼니스 | 전기로, 웨이퍼 수십~백여 장 | 800~1100 °C | 분~시간 | 균일, 대량. 확산이 크다. 웰 드라이브인, 산화. |
| RTA | 할로겐 램프, 한 장씩 | 900~1100 °C | 수~수십 초 | 초당 수십 °C 이상으로 오르내린다. |
| 스파이크 | 램프 | 1000~1100 °C | 유지 없음, 꼭대기 근처 약 1초 | 올리자마자 내린다. 오랫동안 소스·드레인 활성화의 주력. |
| 플래시 | 예열 후 섬광 램프 | 1200~1350 °C | 수 ms | 표면만 순간적으로 뜨거워지고 몸체가 식힌다. |
| 레이저(용융하지 않음) | 훑는 레이저 | 1200~1350 °C | 0.1~1 ms | 좁은 띠를 훑는다. 패턴에 따라 흡수가 다르다. |
| 레이저(용융) | 펄스 레이저 | 녹는점(1414 °C) 이상 | 수십~수백 ns | 표면 층을 녹였다 굳힌다. 상자 모양 분포. |
시간이 짧아질수록 웨이퍼 전체를 데울 수 없게 된다. 1 ms 동안 열이 퍼지는 거리는 실리콘에서 약 \(\sqrt{Dt} \approx \sqrt{0.9\ \text{cm}^2/\text{s} \times 10^{-3}\ \text{s}} \approx 0.3\) mm로, 웨이퍼 두께(약 0.78 mm)보다 짧다. 플래시와 레이저 어닐에서는 표면 수십 µm만 뜨거워지고 차가운 몸체가 열을 빨아들여 순식간에 식는다. 시간을 줄이는 대가로 패턴마다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달라 온도가 고르지 않은 문제(패턴 효과)가 생긴다.
활성화와 고용 한계
도펀트를 격자 자리에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에는 상한이 있다. 어떤 온도에서 실리콘 결정이 녹여 품을 수 있는 도펀트의 최대 농도, 곧 고용 한계(Solid solubility)다. 붕소는 1000 °C 안팎에서 약 10²⁰ cm⁻³, 인은 그보다 몇 배 높다. 이보다 많이 넣은 몫은 덩어리를 이루어 움직이지도, 캐리어를 내놓지도 않는다. 얕고 진한 접합에서 이것이 저항의 하한을 정한다.
고용 한계는 온도가 오를수록 높아진다. 그리고 활성화는 원자가 자리를 찾는 일이라 빠르고, 덩어리로 다시 묶이는 비활성화는 원자가 모여야 하는 일이라 상대적으로 느리다. 그래서 아주 높은 온도에 아주 짧게 다녀오면, 높은 온도의 고용 한계까지 활성화된 상태가 낮은 온도로 내려와서도 얼어붙은 채 남는다. 플래시와 레이저 어닐이 활성화에 유리한 이유다. 다만 이렇게 얻은 준안정 활성화는 그 뒤의 공정에서 열을 받으면 서서히 풀린다(비활성화).
고용 한계: 넣은 농도와 녹일 수 있는 농도
고체상 에피 재성장
PAI나 무거운 이온의 높은 도즈로 생긴 비정질층은 독특한 방식으로 되살아난다. 비정질층 아래의 결정이 씨앗이 되어, 경계면이 한 원자층씩 표면 쪽으로 올라오며 비정질을 결정으로 바꾼다. 이것을 고체상 에피 재성장(Solid phase epitaxial regrowth, SPER)이라 한다. 녹이지 않고 고체 상태에서 일어나며 속도는 온도에 아레니우스 형태로 의존한다.
재성장하는 경계면이 지나가며 도펀트를 격자 자리에 그대로 끼워 넣는다. 그래서 600 °C 근처의 낮은 온도에서도 고용 한계보다 높은 농도의 활성화를 얻을 수 있다. 낮은 온도라 도펀트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비정질/결정 경계 아래의 EOR 결함(10장)은 이 온도에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자란다.
비정질층이 다시 결정이 되는 속도
온도와 시간을 바꿔 보기
이제 DB-20 분포(붕소 0.5 keV 10¹⁵ cm⁻², 저마늄 PAI로 비정질층 16 nm)에 어닐을 걸어 본다. 방식을 고르고 최고 온도와 유지 시간을 바꾸면, 위쪽 작은 그래프에 온도 이력이, 아래 그래프에 어닐 뒤의 분포가 나온다. 실선이 화학 농도(넣은 붕소 전부), 칠한 영역이 활성 농도(캐리어를 내놓는 붕소), 회색 점선이 주입 직후 분포다. 과도 확산(TED)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보고, 여기서는 켜고 끄며 크기만 확인한다.
어닐: 온도·시간 → 분포와 활성화
시뮬레이터를 이리저리 돌려 보면 패턴이 보인다. 온도가 같으면 시간이 길수록 확산만 늘고 활성화는 고용 한계에서 멈춘다. 시간이 같으면 온도가 높을수록 활성화가 오르지만 확산은 지수적으로 는다. 그런데 시간을 수천 배 줄이고 온도를 수백 도 올리면, 활성화는 오르고 확산은 오히려 준다. 확산 계수의 활성화 에너지(붕소 약 3.5 eV)가 활성화 쪽(고용 한계, 약 0.7 eV)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 비대칭이 13장의 줄다리기다.
타깃 파일
스파이크로는 부족하다
DB-20(PAI 포함)에 어닐을 걸어 본 결과는 이렇다(위 시뮬레이터, TED 포함). 스파이크 1050 °C: xj 약 37 nm, Rs 약 245 Ω/□. 저항은 넉넉하지만 접합이 규격의 두 배 가까이 깊다. 스파이크를 1000 °C로 낮추면 xj 약 34 nm로 여전히 깊다. 플래시 1300 °C: xj 약 17.5 nm, Rs 약 233 Ω/□로 두 규격을 모두 맞춘다. 레이저(용융하지 않음) 1350 °C: xj 약 12.8 nm, Rs 약 320 Ω/□.
PAI의 비정질층은 어떤 방식이든 온도를 올리는 도중(600~700 °C 구간)에 재성장을 마친다. 그 덕에 붕소가 고용 한계보다 높은 농도로 격자에 들어간다. 그런데 스파이크에서 xj가 이렇게 깊어지는 데에는 단순한 확산 말고 다른 것이 섞여 있다. TED를 끄면 스파이크 1050 °C의 xj가 약 27 nm로 줄어든다. 그 차이 10 nm가 어디서 오는지 다음 장에서 본다.
핵심 정리
- 어닐은 손상을 고치고 도펀트를 활성화한다. 부작용은 확산이다.
- 퍼니스(분~시간) → RTA(초) → 스파이크(약 1초) → 플래시·레이저(ms 이하) → 용융 레이저(ns). 짧아질수록 표면만 데우고 패턴 효과가 생긴다.
- 활성 농도의 상한은 고용 한계(붕소 1000 °C 약 10²⁰ cm⁻³). 짧고 뜨거운 어닐은 높은 온도의 한계를 준안정적으로 얼려 둔다. 뒤의 열에 비활성화된다.
- 비정질층은 SPER로 600 °C 근처에서 nm/s 속도로 재결정되며 도펀트를 높은 비율로 활성화한다. EOR 결함은 남는다.
- 확산의 활성화 에너지가 활성화 쪽보다 커서, 더 뜨겁고 훨씬 짧은 어닐이 활성화는 높이고 확산은 줄인다.
확인 퀴즈
붕소 첨두 농도가 10²¹ cm⁻³인 얕은 분포를 1000 °C에서 아무리 오래 어닐해도 면저항이 어느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주된 이유는?
올슨-로스 식에서 SPER 속도가 600 °C에서 약 1 nm/s라면, 650 °C에서는 대략?
플래시 어닐이 스파이크보다 얕은 접합과 높은 활성화를 함께 얻는 이유로 맞는 것은?
1 ms 어닐에서 웨이퍼의 표면만 뜨거워지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