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8

이온은 어떻게 멈추는가

웨이퍼 표면에 닿은 이온은 실리콘 원자 사이를 뚫고 들어가며 조금씩 에너지를 잃다가 멈춘다. 같은 에너지로 들어온 이온이라도 하나하나가 다른 길을 걷고 다른 깊이에서 멈춘다. 멈춘 깊이를 모으면 종 모양의 분포가 되고, 그 분포가 곧 주입 직후의 농도 곡선이다. 이 장은 도핑 흐름의 넷째 단계 고체 속의 첫 장이다. 이온이 무엇에 부딪혀 멈추는지, 그 결과로 분포가 어떤 모양이 되는지를 본다.

두 가지 브레이크

실리콘 속을 달리는 이온은 두 종류의 상대를 만난다. 하나는 원자핵이다. 이온이 원자핵 가까이를 지나면 서로의 양전하가(둘러싼 전자에 일부 가려진 채로) 밀어내 당구공처럼 튕긴다. 이온은 크게 방향을 틀고, 부딪힌 실리콘 원자는 에너지를 받아 격자 자리에서 튀어 나간다. 이것이 핵 저지(Nuclear stopping)다. 충돌은 띄엄띄엄 일어나고 한 번에 큰 에너지가 오간다.

다른 하나는 전자다. 이온은 실리콘의 전자 구름을 헤치고 지나가며 전자를 들뜨게 하고 끌어당기고 밀어낸다. 끈적한 액체 속을 지나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방향은 거의 바꾸지 않고 에너지만 잃는다. 이것이 전자 저지(Electronic stopping)다. 격자를 부수지 않는다.

표면 멈춤 핵 충돌: 크게 꺾이고실리콘 원자를 밀어낸다 전자 저지: 지나는 내내조금씩, 방향은 그대로
이온 하나의 길. 붉은 선이 이온의 궤적이다. 꺾이는 점마다 원자핵과 충돌하고, 받은 에너지가 큰 실리콘 원자는 자리에서 밀려난다(점선). 직선 구간에서도 전자 구름 때문에 계속 에너지를 잃는다.

둘의 세기는 에너지에 따라 다르게 변한다. 전자 저지는 이온의 속력에 비례해서(\(S_e \propto \sqrt E\)) 빠를수록 크다. 핵 저지는 낮은 에너지 쪽에 넓은 봉우리가 있고 높은 에너지에서 줄어든다. 빠른 이온은 원자핵 근처를 너무 짧게 지나가 큰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곡선이 만나는 교차 에너지보다 낮으면 핵 저지가, 높으면 전자 저지가 이긴다. 교차 에너지는 이온이 무거울수록 높다.

$$-\frac{dE}{dx} = N\big[S_n(E) + S_e(E)\big], \qquad S_e(E) = k_L\sqrt{E}, \qquad R = \int_0^{E_0}\frac{dE}{N\,[S_n(E)+S_e(E)]}$$
\(N\)은 실리콘 원자 밀도(5×10²² cm⁻³), \(S_n\), \(S_e\)는 원자 하나당 저지 단면적, \(k_L\)은 린하드-샤르프-쇼트(LSS) 계수, \(R\)은 이온이 실제로 걸은 총 경로 길이다. 깊이 방향으로 잰 평균 \(R_p\)는 이온이 꺾이며 걸으므로 \(R\)보다 짧다.
SIMULATOR

핵 저지와 전자 저지

세로선을 끌어 에너지를 고른다
에너지—
핵 저지 Sn—
전자 저지 Se—
교차 에너지—
멈출 때까지 핵 충돌로 잃는 몫—
해볼 것: ① 붕소의 교차 에너지는 약 13 keV다. DB-20의 0.5 keV는 그 훨씬 아래라 핵 저지가 주인이다. ② 비소로 바꾼다. 교차 에너지가 약 700 keV로 오르고, 핵 저지가 붕소보다 열 배 넘게 크다. 같은 에너지에서 비소가 훨씬 얕게 멈추고 격자를 훨씬 많이 부수는 이유다. ③ 세로선을 수백 keV로 옮겨 붕소의 두 저지를 비교한다. 전자 저지가 주인이면 이온은 곧게 가다가 끝에서야 꺾인다.
핵 저지는 ZBL 보편 퍼텐셜의 해석식, 전자 저지는 LSS 식(\(S_e \propto \sqrt{E}\))으로 계산한 비정질 실리콘 값이다. 수백 keV 이상에서는 실제 전자 저지가 LSS 식과 수십 % 다를 수 있다.

이온 하나하나의 길

이온마다 원자핵을 만나는 위치와 거리가 무작위이므로, 궤적은 이온마다 다르다. 이 무작위성을 그대로 계산하는 방법이 몬테카를로(Monte Carlo) 시뮬레이션이다. 이온 하나를 넣고, 다음 충돌까지 날아가는 동안 전자 저지로 에너지를 빼고, 충돌에서 넘겨줄 에너지와 꺾일 각도를 확률로 뽑고, 멈출 때까지 반복한다. 수천 개를 돌리면 멈춘 위치의 분포가 나온다. 공개된 SRIM/TRIM 같은 코드가 이 방법의 대표다.

아래는 이 원리를 크게 단순화한 몬테카를로다. 왼쪽에 이온 궤적을, 오른쪽에 멈춘 깊이의 막대그래프와 표에서 얻은 분포를 함께 그린다.

SIMULATOR

몬테카를로 이온 궤적

MC Rp / ΔRp—
표 Rp / ΔRp—
측면 퍼짐 (rms)—
되튀어 나간 이온—
이온 하나가 밀어낸 원자—
해볼 것: ① 붕소 10 keV. 궤적이 곧게 들어가다 끝에서 꺾인다. 측면 퍼짐이 깊이 퍼짐과 비슷하다. ② 비소 10 keV로 바꾼다. 처음부터 지그재그로 꺾이며 얕게, 좁게 멈춘다. 밀어낸 원자 수가 붕소의 몇 배다. ③ 붕소를 0.5 keV까지 내린다. 깊이가 수 nm이고, 몇 %의 이온이 표면 밖으로 되튀어 나간다. ④ 틸트를 45°로 준다. 분포가 얕아지고(깊이 ≈ Rp cos θ), 되튐이 는다.
비정질 실리콘의 단순화한 이체 충돌 몬테카를로. 충돌 사이 거리는 ZBL 평균 핵 저지에 맞추고, 넘겨주는 에너지는 거듭제곱 단면적에서 뽑고, 꺾이는 각은 운동량 보존으로 정한다. 밀려난 원자는 따라가지 않고 킨친-피즈 식으로 수만 센다. 깊이 눈금은 저지능에 보정 계수(0.9~1.9)를 곱해 표의 Rp에 맞췄다. 분포 폭과 모양, 측면 퍼짐, 되튐은 모델이 낸 값이다. SRIM 같은 연구용 코드의 결과가 아니다.

시뮬레이터가 보여 주는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가벼운 이온(B)은 전자 저지가 커서 곧게 깊이 들어가고, 무거운 원자핵과 부딪히면 크게 튕겨 뒤로도 간다. 무거운 이온(As)은 실리콘 원자를 만날 때마다 자기가 덜 꺾이고 상대를 세게 밀어내며, 짧은 거리에서 에너지를 다 쓴다. 그래서 같은 에너지면 \(R_p\)는 B > P > As 순이고, 격자 손상은 반대 순서다(10장).

분포의 모양: 가우시안에서 피어슨까지

몬테카를로 막대그래프를 가장 단순하게 요약하면 평균 깊이 \(R_p\)(Projected range)와 표준편차 \(\Delta R_p\)(Straggle) 두 숫자다. 분포를 가우시안으로 놓으면 농도는

$$N(x) = \frac{\Phi}{\sqrt{2\pi}\,\Delta R_p}\exp\!\left[-\frac{(x-R_p)^2}{2\Delta R_p^2}\right], \qquad N_p = \frac{\Phi}{\sqrt{2\pi}\,\Delta R_p}, \qquad x_j = R_p + \Delta R_p\sqrt{2\ln\frac{N_p}{N_B}}$$
\(\Phi\)는 도즈, \(N_p\)는 첨두 농도, \(N_B\)는 반대형 바탕 농도, \(x_j\)는 접합 깊이다. 이 접합식은 \(N_p > N_B\)여서 반대형 층이 존재할 때 적용한다. \(N_p \le N_B\)이면 반대형 층과 접합이 생기지 않는다. 접합이 존재하는 범위에서는 도즈를 올려도 깊이는 로그의 제곱근에 따라 완만하게 증가한다.

실제 분포는 좌우가 대칭이 아니다. 가벼운 붕소는 무거운 실리콘에 부딪혀 뒤로 튕기는 경우가 많아 얕은 쪽이 두툼하고 깊은 쪽이 가파르다(음의 비대칭도). 무거운 비소는 반대로 깊은 쪽 꼬리가 길다. 이 비대칭도 \(\gamma\)와 꼬리의 두께인 첨도 \(\beta\)까지 네 개의 모멘트를 맞춘 분포가 피어슨 IV 분포(Pearson IV distribution)다. 공정 시뮬레이터가 주입 분포를 해석식으로 계산할 때 널리 쓰는 형태다(TCADBook 이온 주입).

아래에서 이온 종, 에너지, 도즈를 바꿔 농도 곡선을 그린다. 세로축은 로그다. 바탕 농도를 정하면 그 높이에서 곡선과 만나는 깊이가 접합 깊이다.

SIMULATOR

주입 분포: 이온 종, 에너지, 도즈

Rp / ΔRp—
비대칭도 γ—
첨두 농도—
접합 깊이 xj—
실리콘에 남은 도즈—
해볼 것: ① 붕소 5 keV, 10¹⁵. "이 곡선 고정"을 누르고 비소 5 keV로 바꾼다. 같은 에너지에서 비소가 훨씬 얕고 뾰족하다. ② BF₂ 22 keV와 붕소 5 keV를 비교한다(22 × 11/49 ≈ 5). 붕소 분포가 거의 같다. ③ 붕소 30 keV에서 가우시안과 피어슨을 바꿔 본다. 피어슨은 얕은 쪽이 두툼하고 깊은 쪽이 빨리 떨어진다. 로그 축에서 꼬리 모양이 접합 깊이를 몇 nm 바꾼다. ④ 붕소 5 keV, 바탕 10¹⁸ cm⁻³에서 도즈를 10¹²에서 10¹⁶까지 올리며 접합 깊이를 본다. 첨두는 만 배가 되지만 10¹²에서는 바탕 농도에 못 미쳐 접합이 없다. 접합이 생긴 뒤에는 깊이가 도즈보다 완만하게 증가한다.
Rp·ΔRp는 비정질 실리콘의 대표값 표(문헌마다 10~20% 차이)를 보간했고, 비대칭도·첨도는 이온 질량과 에너지로 정한 경향값이다. 채널링(9장)과 표면에서의 손실은 넣지 않았다. 표면 밖으로 나간 몫(음의 깊이)은 실리콘에 남지 않은 것으로 셌다.
이온 (비정질 Si)1 keV10 keV100 keV교차 에너지
B (11)Rp ≈ 5 / ΔRp ≈ 4 nm≈ 35 / 17≈ 300 / 73약 13 keV
P (31)≈ 3.4 / 1.9≈ 14 / 7≈ 125 / 46약 120 keV
As (75)≈ 2.9 / 1.2≈ 10 / 4≈ 58 / 20약 700 keV
Sb (122)≈ 2.6 / 0.9≈ 8.5 / 3≈ 43 / 14MeV 이상

표의 값은 대표값이다. 비정질 실리콘을 가정한 것이므로, 결정 실리콘에서는 다음 장의 채널링 때문에 깊은 쪽 꼬리가 더 길다. 옆으로의 퍼짐 \(\Delta R_\perp\)도 \(\Delta R_p\)와 비슷한 크기다. 마스크 가장자리 아래로 이온이 이만큼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 단면 그림은 ProcessBook 이온 주입 장의 마스크 가장자리 시뮬레이터에 있다.

타깃 파일

TARGET DB-20타깃 파일 · 8장

0.5 keV 붕소는 어디서 멈추나

붕소 0.5 keV는 교차 에너지(약 13 keV)보다 한참 낮아 핵 저지가 주인이다. 표로 \(R_p \approx 3.0\) nm, \(\Delta R_p \approx 2.2\) nm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도즈 10¹⁵, 바탕 10¹⁸로 그리면 첨두 농도 약 1.9×10²¹ cm⁻³(실리콘 원자 25개 중 하나), 주입 직후 접합 깊이 약 12 nm다. 몬테카를로로는 이온의 약 7%가 표면 밖으로 되튀어 나간다. 피어슨 분포에서도 약 8%가 음의 깊이에 놓여 실리콘에 남지 않는다. 실제로 남는 도즈는 10¹⁵이 아니라 9×10¹⁴ 남짓이다.

BF₂⁺ 2.2 keV로 넣어도 붕소의 분포는 거의 같다(Rp ≈ 3.0 nm). 이 책은 계속 ¹¹B⁺ 0.5 keV로 간다. 주입 직후 12 nm라면 규격(20 nm)까지 여유가 8 nm다. 이 8 nm 안에 두 가지가 더 들어와야 한다. 결정의 통로로 새는 꼬리, 그리고 어닐 동안의 확산이다.

이 장에서 정한 것Rp ≈ 3 nm, ΔRp ≈ 2.2 nm, 첨두 ≈ 1.9×10²¹ cm⁻³, 주입 직후 xj ≈ 12 nm, 남는 도즈 약 92%.
아직 남은 문제이 계산은 비정질 실리콘의 것이다. 결정 실리콘에서는 꼬리가 얼마나 길어지나.
다음 단계9장에서 채널링을 본다.

핵심 정리

  1. 이온은 핵 저지(띄엄띄엄, 크게 꺾임, 격자 손상)와 전자 저지(연속, 방향 유지)로 멈춘다.
  2. 전자 저지는 \(\sqrt E\)에 비례해 높은 에너지에서, 핵 저지는 낮은 에너지에서 크다. 교차 에너지는 B 약 13 keV, P 약 120 keV, As 약 700 keV.
  3. 같은 에너지면 Rp는 B > P > As. 무거운 이온일수록 얕고 좁게 멈추고 격자를 많이 부순다.
  4. 가우시안: \(N_p = \Phi/(\sqrt{2\pi}\Delta R_p)\), \(x_j = R_p + \Delta R_p\sqrt{2\ln(N_p/N_B)}\). 도즈에 대한 접합 깊이의 의존은 약하다.
  5. 붕소는 음의 비대칭, 비소는 양의 비대칭. 네 모멘트를 맞춘 피어슨 IV가 표준 해석 분포다.
  6. 몬테카를로는 이온 하나하나를 따라가 분포·측면 퍼짐·되튐·손상을 함께 낸다.

확인 퀴즈

비소 30 keV 주입에서 이온이 에너지를 잃는 주된 방식은?

비소의 교차 에너지는 약 700 keV다. 30 keV는 훨씬 아래라 핵 저지가 주인이다.

ΔRp = 10 nm인 가우시안 주입에서 도즈를 10¹⁴에서 10¹⁵ cm⁻²로 올리면 첨두 농도는?

\(N_p = \Phi/(\sqrt{2\pi}\Delta R_p)\)는 도즈에 비례한다. 반면 접합 깊이는 \(\sqrt{\ln}\)으로만 늘어난다.

붕소 주입 분포의 얕은 쪽이 두툼한(음의 비대칭) 이유는?

가벼운 이온은 무거운 표적 원자와 충돌할 때 큰 각도로 튕길 수 있어 일부가 얕은 곳에서 멈춘다.

BF₂⁺ 49 keV로 주입한 붕소의 분포는 어떤 붕소 주입과 비슷한가?

분자가 표면에서 깨지면 붕소는 질량 비율만큼, 49 × 11/49 = 11 keV의 에너지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