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링
8장의 분포는 원자가 무질서하게 놓인 비정질 실리콘의 것이다. 실제 웨이퍼는 원자가 완벽하게 줄지어 선 단결정이다. 결정을 특정 방향에서 들여다보면 원자들이 앞뒤로 겹쳐 기둥처럼 보이고, 기둥 사이로 빈 통로가 뚫려 있다. 그 방향으로 들어온 이온은 원자핵에 거의 부딪히지 않고 통로를 따라 미끄러져, 비정질에서보다 몇 배 깊이 들어간다. 이것이 채널링(Channeling)이다. 분포에 긴 꼬리가 생기고 접합이 깊어진다.
- 결정의 축 방향과 면 방향에 통로가 생기는 이유를 격자 투영으로 이해한다.
- 린하드 임계각의 크기와 에너지·이온 의존을 계산한다.
- 틸트와 트위스트를 함께 주는 이유(축 채널링과 면 채널링을 모두 피하기)를 설명한다.
- 스크린 산화막, 비정질화, 무거운 분자 이온이 채널링을 줄이는 원리를 안다.
- 저에너지에서 임계각이 커져 틸트만으로 채널링을 막기 어려워지는 이유를 안다.
결정에는 통로가 있다
실리콘은 다이아몬드 구조다. 정육면체 단위 셀(한 변 \(a\) = 0.543 nm)에 원자 8개가 들어 있다. 이 결정을 아무 방향에서나 보면 원자들이 화면을 거의 고르게 덮는다. 그런데 결정 축 방향, 예를 들어 웨이퍼 표면에 수직인 ⟨100⟩ 방향에서 보면 앞뒤의 원자가 정확히 겹쳐 원자 열(기둥)이 되고, 열 사이는 텅 비어 보인다. ⟨110⟩ 방향에서는 그 통로가 더 넓다.
통로로 들어간 이온은 원자 열에 가까이 갈 때마다 열 전체의 부드러운 반발을 받아 통로 가운데로 되돌아온다. 원자핵 하나와 세게 부딪히는 대신 열 전체가 만드는 벽에 스치듯 튕기는 셈이다. 그래서 핵 저지로 잃는 에너지가 아주 작고, 전자 저지(통로 가운데는 전자 밀도도 낮다)로 천천히 에너지를 잃으며 멀리 간다. 핵 충돌이 적으니 격자 손상도 적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왼쪽은 실리콘 결정 조각을 이온이 들어오는 방향에서 내려다본 그림이다. 두께는 단위 셀 12개(약 6.5 nm)다. 틸트(표면 법선에서 기운 각)와 트위스트(기울이는 방향의 방위각, 웨이퍼 노치 방향 ⟨110⟩에서 잰다)를 바꿔 통로가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본다. 오른쪽은 같은 조건에서의 분포다.
결정을 보는 각도와 분포의 꼬리
그림이 보여 주듯 채널링은 축 방향(기둥 사이의 관)과 면 방향(판 사이의 틈) 두 가지가 있다. 틸트만 주면 축은 피하지만 빔이 어떤 결정면과 나란하게 남을 수 있다. 특히 (100) 웨이퍼를 노치 방향(⟨110⟩)으로 기울이면 빔이 {110} 면에 정확히 놓인다. 그래서 틸트와 함께 트위스트를 주어 빔을 모든 낮은 지수의 면에서도 비켜 놓는다. 교과서에 흔히 나오는 조합이 틸트 7°, 트위스트 20° 남짓이다.
임계각
통로를 따라 미끄러지려면 이온이 원자 열과 이루는 각이 충분히 작아야 한다. 각이 크면 열의 부드러운 반발로는 되돌릴 수 없어 원자핵과 정면으로 부딪히고 통로를 벗어난다. 그 경계가 임계각(Critical angle)이고, 린하드(J. Lindhard)가 처음 계산했다.
임계각은 에너지가 낮을수록, 이온이 무거울수록(원자번호가 클수록) 커진다. 붕소 10 keV의 ⟨110⟩ 임계각은 약 4~5°, 0.5 keV에서는 9° 남짓이다. 7° 틸트가 높은 에너지에서는 넉넉하지만 초저에너지에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아래에서 에너지에 따른 임계각과, 7° / 22° 조건에서 남는 채널링 비율을 본다.
임계각과 스크린 산화막
꼬리를 줄이는 방법들
- 틸트와 트위스트. 가장 기본이다. 다만 기울이면 마스크 옆에 그림자가 생긴다(15장). 게이트가 촘촘해진 세대에서는 그림자를 피하려 0°로 넣고, 대신 빔 각도를 아주 정밀하게 맞춰 채널링을 일정하게 만드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채널링을 없애는 대신 늘 같게 만드는 전략이다.
- 스크린 산화막. 얇은 비정질 산화막을 먼저 지나게 해 이온의 방향을 흩뜨린다. 산화막에 일부 도펀트가 남고, 반동으로 산소가 실리콘에 밀려 들어가는 부작용이 있다.
- 비정질화. 표면을 미리 비정질로 만들면 통로 자체가 없다. 저마늄이나 실리콘을 먼저 넣는 사전 비정질화(PAI)가 대표다(10장). 비소처럼 무거운 이온은 주입하면서 스스로 표면을 비정질로 만들어 도즈가 커질수록 채널링이 줄어든다. BF₂⁺의 불소도 손상을 보태 붕소 단독보다 채널링을 줄인다.
- 빔 각도 균일도. 웨이퍼 전체에서 입사각이 같아야 채널링도 같다. 빔의 평행도(5장), 웨이퍼의 휨, 결정 자체의 절단 각 오차(웨이퍼 표면이 결정면과 조금 어긋나 있다)가 모두 각도 오차가 된다.
타깃 파일
결정 실리콘에 0.5 keV 붕소를 넣으면
붕소 0.5 keV의 임계각은 ⟨110⟩ 약 9°, ⟨100⟩ 약 7°다. 7° 틸트로는 ⟨100⟩ 축의 가장자리를 겨우 벗어난다. 위 시뮬레이터의 모델로 보면 채널링 비율이 0° / 0°에서 약 34%, 7° / 0°에서 약 9%, 7° / 22°에서도 약 5%가 남는다. 5%의 꼬리라도 바탕 10¹⁸은 첨두의 2천분의 1이라 접합 깊이를 크게 민다. 접합 깊이는 비정질 가정(8장)의 약 12 nm에서 7° / 22°일 때 약 24 nm, 0° / 0°일 때 약 31 nm가 된다. 어닐 전에 이미 규격(20 nm)을 넘었다.
스크린 산화막 2 nm를 두면 7° / 22°의 채널링 비율이 약 4%로 조금 준다. 충분하지 않다. 저에너지에서 채널링을 확실히 끄려면 통로 자체를 없애야 한다.
핵심 정리
- 결정 축(⟨100⟩, ⟨110⟩) 방향에서는 원자가 기둥으로 겹쳐 통로가 열린다. 통로로 들어간 이온은 깊이 들어가 분포에 꼬리를 만든다.
- 임계각은 에너지가 낮을수록, 이온이 무거울수록 크다. 붕소 10 keV ⟨110⟩ 약 4~5°, 0.5 keV 약 9°.
- 틸트만 주면 면 채널링이 남는다. 트위스트를 함께 주어 축과 면을 모두 비켜 간다(예: 7° / 20° 남짓).
- 스크린 산화막, 사전 비정질화, 자기 비정질화(무거운 이온), 분자 이온이 채널링을 줄인다. 틸트는 그림자를 만든다는 대가가 있다.
- 채널링은 도핑에서는 꼬리, 계측에서는 결정 손상을 재는 도구(RBS 채널링)다.
확인 퀴즈
(100) 웨이퍼를 노치 방향으로 7° 기울였는데도(트위스트 0°) 채널링이 남는 이유는?
같은 이온에서 에너지를 낮추면 임계각은?
채널링 꼬리가 접합 깊이에 특히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채널링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