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5

가속, 감속, 빔 라인과 스캔

자석이 고른 이온은 이제 두 가지를 맞춰야 한다. 하나는 에너지다. 이온이 멈출 깊이를 정하는 숫자이므로, 원하는 값에 정확히 맞춰야 한다. 다른 하나는 공간이다. 빔의 단면은 수 cm인데 웨이퍼는 지름 300 mm이므로, 빔을 웨이퍼 전체에 고르게 뿌려야 한다. 이 장은 그 두 일을 하는 빔 라인을 다룬다. 그리고 저에너지 빔이 왜 그렇게 다루기 어려운지, 이 책 첫 번째 물리 장벽인 공간 전하를 만난다.

에너지를 정하는 법

이온의 최종 에너지는 거쳐 간 전위차의 합이다. 소스에서 추출 전압 \(V_{ex}\)로 뽑고, 자석으로 고른 뒤, 가속관에서 \(V_{acc}\)를 더하거나 감속 렌즈에서 \(V_{dec}\)를 뺀다. 전하가 \(z\)가인 이온이면 에너지는 \(zq(V_{ex} \pm V)\)다. 실제 장비에서는 웨이퍼를 접지에 두고 소스와 빔 라인 일부를 높은 전위에 띄워 이 합을 만든다.

공간 전하: 빔은 스스로를 밀어낸다

이온 빔은 같은 부호의 전하 덩어리다. 이온끼리 서로 밀어내므로 빔은 날아가면서 옆으로 부푼다. 부푸는 정도는 두 가지의 경쟁이다. 단위 길이에 들어 있는 전하(전류 ÷ 속력)가 많을수록 세게 밀고, 이온이 빨리 지나갈수록 밀릴 시간이 짧다. 이 경쟁을 하나의 숫자로 묶은 것이 일반화 퍼비언스(Generalized perveance)다.

$$K = \frac{qI}{2\pi\varepsilon_0 M v^3} \;\propto\; \frac{I\sqrt{M}}{E^{3/2}}, \qquad \frac{d^2R}{dz^2} = \frac{K(1-f)}{R} + \frac{\varepsilon^2}{R^3}$$
\(I\)는 빔 전류, \(M\)은 이온 질량, \(v\)는 속력, \(E\)는 에너지다. 둘째 식은 둥근 빔의 반지름 \(R\)이 진행 거리 \(z\)를 따라 변하는 엔벌로프 방정식으로, \(f\)는 중화 비율, \(\varepsilon\)은 빔의 방출도(퍼짐각 × 크기)다.

에너지에 3/2제곱으로 반비례한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같은 전류의 붕소 빔을 30 keV에서 0.5 keV로 낮추면 \(K\)는 \((30/0.5)^{1.5} \approx 460\)배가 된다. 3장의 차일드-랭뮤어 한계에 나온 숫자와 같다. 같은 물리, 곧 이온 자신의 전하가 추출과 수송을 동시에 막는다.

그래도 저에너지 빔이 아예 못 가는 것은 아니다. 빔이 빔관 속의 잔류 기체를 이온화하면 전자가 생기고, 전자는 양전하인 빔의 전위 우물에 갇힌다. 빔 속에 전자가 쌓이면 양전하를 상쇄해 공간 전하가 크게 준다. 이것을 공간 전하 중화(Space-charge neutralization)라 한다. 다만 전자는 가볍기 때문에 전기장이 있는 곳(정전 렌즈, 감속 전극, 정전 스캐너)에서는 금방 빨려 나가 중화가 사라진다. 저에너지 빔 라인을 짧게, 전기장 구간을 적게 만드는 이유다.

아래에서 빔 반지름이 빔관을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 빔관 반지름은 40 mm다. 이보다 커진 빔은 벽에 맞아 사라진다.

SIMULATOR

공간 전하로 부푸는 빔

퍼비언스 K (도달 에너지 기준)—
웨이퍼 앞 빔 반지름—
빔관을 통과한 비율—
에너지 오염 (추정)—
해볼 것: ① ¹¹B⁺ 10 keV, 2 mA. 빔이 조금 부풀지만 2 m 뒤에도 90% 넘게 빔관을 통과한다. ② 에너지를 0.5 keV로 내린다. 중화가 있어도 빔이 부풀어 대부분 벽에 맞는다. ③ 중화를 끈다. 10 keV에서도 빔이 벌어진다. 전기장 구간에서 빔이 겪는 일이다. ④ 다시 0.5 keV에서 감속 모드를 켠다. 빔은 10배 에너지(5 keV)로 날아오다 마지막 0.4 m에서만 느려진다. 통과 비율이 크게 오른다. 대신 감속 전에 중성이 된 이온이 감속되지 않고 5 keV로 웨이퍼에 닿는다(에너지 오염). ⑤ BF₂⁺ 2.2 keV와 ¹¹B⁺ 0.5 keV를 비교한다. 붕소 몫의 에너지는 같지만 BF₂⁺의 퍼비언스가 몇 배 작다.
둥근 빔의 엔벌로프 방정식(균일 밀도, 시작 반지름 10 mm, 방출도 30 mm·mrad)을 2 m에 걸쳐 적분. 감속 구간은 에너지를 선형으로 줄이고 그 구간의 중화는 0으로 둔다. 통과 비율은 (빔관 반지름/빔 반지름)². 에너지 오염 = 1 − exp(−σnL), 전하 교환 단면적 σ = 10⁻¹⁵ cm²·압력 10⁻⁵ Torr·감속 전 직선 구간 0.5 m로 놓은 크기 가늠이다.

시뮬레이터가 보여 주는 것은 저에너지 고전류 빔 라인의 설계 원칙 그대로다. 빔 라인을 짧게, 감속은 웨이퍼 바로 앞에서, 전기장 구간은 최소로. 무거운 분자 이온(BF₂⁺)이나 클러스터 이온을 쓰면 같은 도펀트 에너지에서 이온 자체의 에너지를 높일 수 있어 공간 전하가 준다. 클러스터 이온은 이온 하나가 붕소 여러 개를 나르므로 같은 도즈에 필요한 전류(전하)도 준다. 붕소 18개짜리 이온이면 전하 하나로 붕소 18개를 넣는다.

감속 모드의 대가: 에너지 오염감속 전에 빔이 잔류 기체와 부딪혀 전자를 얻으면 중성 원자가 된다. 중성 원자는 감속 전극을 느끼지 못하므로 높은 운송 에너지 그대로 웨이퍼에 박힌다. 몇십 분의 일 퍼센트의 오염이라도 깊은 꼬리를 만들어 얕은 접합을 망친다. 그래서 감속 렌즈 직전에 빔을 살짝 꺾어 중성 입자를 걸러 내는 설계가 쓰인다. 자세한 흔적은 15장에서 본다.

웨이퍼 전체에 고르게: 스캔

빔은 웨이퍼보다 훨씬 작다. 웨이퍼 전체에 같은 도즈를 넣으려면 빔이나 웨이퍼, 또는 둘 다를 움직여야 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셋이다.

스폿 빔을 휘두를 때 빠른 방향의 한 줄과 다음 줄 사이 간격(피치)이 빔 크기에 비해 넓으면 도즈가 줄무늬로 남는다. 아래에서 피치를 빔 크기와 비교하며 균일도를 본다.

SIMULATOR

스캔 피치와 도즈 균일도

도즈 균일도 (1σ)—
최대 ÷ 최소—
해볼 것: ① 간격 ÷ σ = 1.2. 줄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1σ 0.1% 아래). ② 3까지 넓힌다. 굵은 줄무늬가 생기고 균일도가 수십 %로 나빠진다. 가우시안이 겹치는 정도가 간격의 제곱에 지수적으로 민감하다. ③ 간격을 1.2로 되돌리고 전류 흔들림을 5%로 둔다. 줄마다 도즈가 달라져 균일도가 나빠진다. ④ 반복 횟수를 4, 8로 늘린다. 한 장을 여러 번 나눠 스캔하면 무작위 흔들림이 평균되어 √N로 준다. 장비가 한 장을 여러 번 훑는 이유다.
가우시안 스폿 빔(크기 σ)이 가로로 균일 속도로 지나가고 세로로 한 간격씩 내려간다. 줄마다 전류가 정규 분포로 흔들린다. 반복할 때는 줄 위치를 무작위로 엇갈린다. 웨이퍼 가장자리, 빔 모양 변화, 스캔 속도 오차는 넣지 않았다.

빔의 방향도 고르게 해야 한다. 스폿 빔을 한 점(스캔 꼭짓점)에서 부채꼴로 휘두르면 웨이퍼 가장자리에 닿는 빔은 기울어진다. 꼭짓점이 웨이퍼에서 1 m 떨어져 있다면 지름 300 mm 웨이퍼의 가장자리에서 \(\arctan(0.15/1) \approx 8.5°\)나 된다. 이온이 들어오는 각도는 결정 통로(9장)와 마스크 그림자(15장)를 바꾸므로, 장비는 자석이나 렌즈로 부채꼴 빔을 다시 평행하게 펴 웨이퍼 전체에서 같은 각도로 들어오게 한다.

타깃 파일

TARGET DB-20타깃 파일 · 5장

0.5 keV 붕소 빔을 웨이퍼까지 보내기

퍼비언스는 \(I\sqrt{M}/E^{3/2}\)에 비례한다. 붕소 0.5 keV를 그대로 운송하면 같은 전류의 30 keV 빔보다 약 460배 큰 공간 전하를 견뎌야 한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¹¹B⁺ 0.5 keV, 2 mA는 중화가 있어도 대부분 빔관 벽에 맞는다. 선택지별로 붕소 0.5 keV에 해당하는 조건의 퍼비언스를 비교하면 이렇다(전류가 같다면).

  • ¹¹B⁺ 0.5 keV 드리프트: 기준 1.
  • BF₂⁺ 2.2 keV 드리프트: 약 0.23. 공간 전하가 4분의 1 아래로 준다. 불소가 함께 들어간다.
  • ¹¹B⁺ 5 keV로 운송 후 웨이퍼 앞 감속: 운송 구간 약 0.03. 대신 감속 전 중성화로 에너지 오염이 생긴다.

DB-20은 이 책에서 감속 모드의 ¹¹B⁺를 기본으로 놓고, 에너지 오염이 얼마나 접합 깊이를 해치는지 15장에서 따진다. 스캔은 줄 간격을 빔 크기 정도로 두어 균일도를 1% 아래로 둔다.

이 장에서 정한 것0.5 keV 붕소는 드리프트로 운송할 수 없다. 감속 모드(또는 BF₂⁺)를 쓴다. 감속 모드는 에너지 오염이라는 숙제를 남긴다.
아직 남은 문제웨이퍼에 들어간 붕소가 정확히 10¹⁵ cm⁻²인지 어떻게 아나.
다음 단계6장에서 전하를 세어 도즈를 맞춘다.

핵심 정리

  1. 에너지는 추출·가속·감속 전위의 합 \(zq(V_{ex} \pm V)\)이다. 드리프트, 가속, 감속 모드가 있다.
  2. 공간 전하의 세기는 퍼비언스 \(K \propto I\sqrt{M}/E^{3/2}\). 에너지를 낮추면 급격히 커진다.
  3. 잔류 기체 전자가 빔을 중화해 공간 전하를 줄이지만, 전기장 구간에서는 중화가 사라진다.
  4. 감속 모드는 높은 에너지로 운송해 전류를 지키지만, 감속 전 중성화된 입자가 에너지 오염을 만든다.
  5. 스폿 빔은 2차원 스캔, 리본 빔은 1차원 기계 스캔. 줄 간격을 빔 크기 정도로 두고 여러 번 나눠 훑어 균일도를 맞춘다. 웨이퍼 전체에서 입사각이 같도록 빔을 평행하게 편다.

확인 퀴즈

같은 이온·같은 전류에서 에너지를 20 keV에서 5 keV로 낮추면 퍼비언스는?

\(K \propto E^{-3/2}\)이므로 \((20/5)^{1.5} = 4^{1.5} = 8\)배.

정전 감속 렌즈 구간에서 공간 전하 문제가 특히 심해지는 이유는?

전자는 전기장에 쉽게 끌려 나가 중화가 사라지고, 감속으로 속력이 줄면 K가 v⁻³로 커진다. 그래서 감속은 웨이퍼 바로 앞 짧은 구간에서만 한다.

감속 모드에서 생기는 에너지 오염의 원인은?

중성 원자는 전기장을 느끼지 않으므로 감속 렌즈를 그대로 통과해 높은 에너지로 들어간다.

스폿 빔 스캔에서 줄 간격을 빔 크기(σ)의 3배로 넓히면?

가우시안 빔의 겹침이 부족해 줄 사이가 덜 도핑된다. 간격은 빔 크기 정도 이하로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