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반응과 이온-라디칼 시너지
플라스마가 이온과 라디칼을 만들고(3장), 시스가 이온을 수직으로 가속하고(4장), 반응기가 그 양과 에너지를 조절한다(5장). 이제 그것들이 표면에 닿았다. 이 장은 식각 흐름의 표면 반응 단계, 곧 원자가 실제로 떨어져 나가는 순간을 다룬다. 핵심은 1979년의 실험 하나다. 라디칼만 쏘면 느리고, 이온만 쏘면 더 느린데, 둘을 함께 쏘면 열 배 넘게 빨라진다. 그 덧셈이 맞지 않는 산수가 플라스마 식각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 자발적 화학 식각, 물리 스퍼터, 이온 강화 식각의 차이를 설명한다.
- 코번-윈터스 실험에서 시너지가 나오는 이유를 표면 덮임으로 해석한다.
- 덮임률 모델 \(\theta = s\Gamma_n/(s\Gamma_n + \gamma\Gamma_i)\)로 이온 제한과 중성 제한 영역을 구분한다.
- 수율의 에너지 의존(\(\sqrt E - \sqrt{E_{th}}\))과 각도 의존(이온 강화형과 스퍼터형)을 구별한다.
- 식각 메커니즘이 단면 모양(언더컷, 수직, 패싯)을 어떻게 정하는지 본다.
원자를 떼어 내는 세 가지 방법
표면의 원자 하나를 떼어 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그 원자를 이웃과 묶어 둔 결합을 끊어야 하고, 떨어진 것이 기체가 되어 날아가야 한다. 이 둘을 누가 해 주느냐에 따라 식각은 세 가지로 나뉜다.
- 자발적 화학 식각(Spontaneous chemical etching). 라디칼이 표면에 붙어 스스로 반응해 휘발성 생성물을 만든다. 실리콘 위의 불소 원자가 대표적이다. Si + 4F → SiF₄. 이온이 필요 없고 방향이 없으므로 등방성이다. 재질을 잘 가린다(선택비가 높다).
- 물리 스퍼터(Physical sputtering). 무거운 이온(Ar⁺)이 운동량으로 원자를 쳐 낸다. 화학이 없으니 모든 재질이 비슷하게 깎이고(선택비가 낮다), 속도도 느리다. 이온이 오는 방향만 깎으므로 방향성은 있다.
- 이온 강화 식각(Ion-enhanced etching). 라디칼이 표면을 덮어 반쯤 반응한 층을 만들고, 이온이 그 층을 두드려 생성물을 떼어 낸다. 라디칼만으로는 안 되는 재질(산화막과 불화탄소, 실리콘과 염소)도 빨리 깎인다. 이온이 오는 곳만 깎이므로 이방성이다.
코번-윈터스 실험
1979년 IBM의 코번(J. W. Coburn)과 윈터스(H. F. Winters)는 플라스마를 쓰지 않고 식각의 재료를 하나씩 나눠 실리콘에 쏘았다. 반응 기체로 XeF₂(실리콘 표면에서 불소를 내놓는다)를, 이온으로 450 eV의 Ar⁺ 빔을 썼다. 수정 진동자 저울로 실리콘 막이 줄어드는 속도를 쟀다. 결과는 대략 이렇다.
| 시간 구간 | 쏜 것 | 실리콘 식각 속도 (대략) |
|---|---|---|
| 처음 | XeF₂ 기체만 | 약 0.5 nm/분 |
| 가운데 | XeF₂ + Ar⁺ 이온 | 약 5~6 nm/분 |
| 끝 | Ar⁺ 이온만 | 약 0.2 nm/분 |
둘을 따로 쏜 속도를 더하면 0.7 nm/분인데 함께 쏘면 그 여덟 배 가까이 된다. 이것이 이온-중성 시너지(Ion-neutral synergy)다. 아래에서 그 실험을 직접 해 본다. 기체 밸브와 이온 빔을 켜고 끄면서 속도 그래프를 그린다. "실험 재현"을 누르면 원래 실험 순서대로 진행된다.
코번-윈터스 실험 다시 하기
기체를 끈 뒤 속도가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이 시너지의 정체를 보여 준다. 속도를 정하는 것은 그 순간 들어오는 기체가 아니라 표면에 쌓여 있는 불소의 양이다. 기체가 표면을 불화시켜 SiFx 층을 만들고, 이온이 그 층을 두드려 SiF₄로 날려 보낸다. 이온 하나가 떼어 내는 실리콘 원자 수, 곧 수율(Yield)이 순수 스퍼터의 수십 배가 된다. 이온은 결합을 끊고 섞어 주는 역할을, 라디칼은 휘발성 생성물의 원료를 대는 역할을 나눠 맡는다.
덮임률 모델
시너지를 정량으로 다루는 가장 간단한 모델은 표면 자리를 둘로 나누는 것이다. 라디칼이 붙어 반응할 준비가 된 자리(비율 \(\theta\))와 아직 맨 자리(\(1-\theta\))다. 라디칼은 맨 자리에 붙어 덮고, 이온은 덮인 자리를 때려 생성물로 날리고 맨 자리로 되돌린다. 정상 상태에서 붙는 속도와 떼어 내는 속도가 같다.
ET.sim)이 표면 셀마다 계산하는 식이 바로 이것이다.먼저 자리 하나하나를 보자. 아래는 표면 자리 수백 개를 위에서 본 것이다. 라디칼(파랑)이 맨 자리에 붙고, 이온(빨강 점)이 덮인 자리를 때리면 생성물이 날아가 자리가 비워진다. 두 플럭스를 바꾸면 덮임 \(\theta\)가 어디로 가는지 본다.
표면 자리의 덮임과 비움
생성물의 속도는 두 플럭스 중 모자란 쪽이 정한다. 이 관계를 한 장의 그래프로 그리면 아래와 같다. 가로축은 라디칼과 이온의 플럭스 비 \(s\Gamma_n/\Gamma_i\), 세로축은 이온 하나당 떼어 낸 양(\(R/\Gamma_i\))이다. 점을 끌어 비율을 바꿔 본다. EB-20 기본 레시피의 열린 평면(\(s\Gamma_n/\Gamma_i = 40 \times 0.05 = 2\), \(\gamma = 1.2\))과, 같은 레시피에서 트렌치 바닥이 실제로 받는 비율(엔진으로 잰 값)을 함께 표시했다.
이온 제한과 중성 제한
두 영역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중성 제한(왼쪽)에서는 이온을 늘려도 소용이 없고 라디칼이 속도를 정한다. 좁은 구멍 속에서 라디칼이 모자라면 바닥이 느려진다. 이것이 10장의 ARDE의 한 원인이다. 이온 제한(오른쪽)에서는 라디칼이 넘쳐 표면이 늘 덮여 있고 이온 수가 속도를 정한다. 이온은 방향이 있으므로 이방성이 좋다. 대신 라디칼이 넘치면 측벽에서도 반응할 수 있어, 자발 식각이 있는 재질이라면 언더컷이 생긴다. 공정 엔지니어는 대개 이 둘의 경계 근처, 덮임 0.5~0.8에서 일한다.
수율의 에너지 의존
이온 하나가 떼어 내는 원자 수는 이온 에너지에 따라 달라진다. 문턱 에너지 \(E_{th}\) 아래에서는 거의 0이고, 그 위에서는 에너지의 제곱근으로 는다. 이온이 표면에 주는 운동량이 \(\sqrt{E}\)에 비례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스타인브뤼헬(Steinbrüchel)의 경험식).
문턱이 재질마다 다르다는 데서 선택비의 기회가 생긴다. 염소 이온으로 실리콘을 깎을 때 실리콘의 문턱은 십여 eV이고 그 아래의 산화막은 수십 eV다. 아래에서 이온 에너지를 끌어 두 재질의 수율과 그 비를 본다.
문턱 에너지와 선택비
여기서 공정의 두 갈래가 보인다. 주 식각은 속도를 위해 에너지를 높이고, 정지막 근처의 과식각은 선택비를 위해 에너지를 문턱 근처로 낮춘다. 끝까지 밀면, 이온 에너지를 문턱과 스퍼터 문턱 사이의 좁은 창에 두고 덮인 한 층만 떼어 내는 15장의 원자층 식각이 된다.
수율의 각도 의존
이온이 표면에 비스듬히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두 메커니즘의 답이 다르다. 이온 강화 식각은 덮인 층에 에너지를 넣기만 하면 되므로 꽤 비스듬해도(약 60°까지) 수율이 거의 같고, 그 뒤 스치는 각에서 0으로 떨어진다. 물리 스퍼터는 비스듬할수록 이온이 표면 가까이에서 충돌을 일으켜 원자를 더 잘 쳐 내다가, 약 60~70°에서 최대가 된 뒤 급히 줄어든다. 스치는 이온은 대부분 튕겨 나간다.
ET.ySP는 \(f = 1.8\), \(\Sigma = 0.76\)으로 약 65°에서 최대 약 1.67배다. 이온 강화 수율 ET.yIE는 60°까지 1, 그 뒤 89°에서 0으로 선형으로 줄어든다.아래에서 표면 조각의 기울기를 끌어 돌려 본다. 이온은 늘 위에서 수직으로 온다. 표면이 기울수록 입사각 \(\alpha\)가 커진다.
입사각에 따른 수율과 반사
ET.yIE, ET.ySP와 반사 규칙: 65°부터 86°까지 0에서 레시피의 reflect(산화막 0.7)까지 선형.)각도 의존이 단면 모양에 남기는 흔적은 분명하다. 이온 강화 식각만 있다면 바닥(0°)과 경사면(45°)이 같은 속도로 깎이고 거의 나란한 측벽(85°)만 살아남는다. 스퍼터가 섞이면 비스듬한 면이 바닥보다 빨리 깎여 모서리가 약 65°의 면으로 깎여 나간다. 이것이 패싯(Facet)이다. 마스크 모서리에 패싯이 생기면 마스크가 위에서보다 옆에서 먼저 닳는다(8장).
메커니즘이 단면을 정한다
이제 세 메커니즘을 같은 단면에서 깎아 본다. 레지스트 마스크(두께 24 nm)에 폭 30 nm로 연 실리콘이다. 레시피 셋은 엔진에 들어 있는 대표값이다. SF₆는 불소 라디칼의 자발 화학 식각이 주인 레시피, Cl₂/HBr은 이온 강화 식각과 측벽 보호막이 주인 레시피, Ar은 순수 스퍼터다. "식각 시작"을 누르면 시간에 따라 윤곽이 남는다.
화학 · 이온 강화 · 스퍼터: 같은 마스크, 다른 단면
ET.sim, 레시피 sf6, silicon, argon 그대로. 시간 40. 시간 단위는 이 책 공통 단위로, 레시피마다 실제 속도는 다르다.)세 단면을 나란히 두면 이 장의 결론이 한눈에 보인다. 방향성은 이온에서, 속도와 선택비는 화학에서 온다. 화학만으로는 방향이 없고, 이온만으로는 느리고 가리지 못한다. 이온 강화 식각은 둘의 장점을 겹친다. 다만 화학이 너무 세면(라디칼의 자발 식각) 측벽이 깎이고, 이온이 너무 세면 마스크가 깎인다. 그 사이의 균형을 잡아 주는 세 번째 재료가 측벽 보호막이고, 이것은 7장의 주제다.
열린 면과 트렌치: 같은 비율, 다른 결과
마지막으로 덮임률 모델을 EB-20의 산화막 단면으로 가져간다. 한 단면에 폭 44 nm의 넓은 트렌치와 폭 8 nm의 좁은 트렌치를 함께 연다. 라디칼 플럭스만 바꿔 \(s\Gamma_n/\Gamma_i\)를 0.2(라디칼 부족)부터 10(라디칼 과잉)까지 움직이고, 같은 시간 80 동안 깎는다. 고분자 전구체는 꺼서 표면 반응만 보이게 했다.
라디칼/이온 비와 넓은·좁은 트렌치
ET.sim 폭 80 nm, 산화막 120 nm, 탄소 30 nm, 기본 산화막 레시피에서 neu.flux만 4/10/40/200으로, pol.flux = 0. 몬테카를로라 1~2 nm 흔들린다.)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라디칼이 모자라면 덮임이 속도를 묶어 모든 것이 느려지고, 라디칼이 넘치면 이온이 속도를 정한다. 좁은 트렌치가 뒤처지는 정도는 이 범위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좁은 구멍의 바닥에는 라디칼도 이온도 덜 닿는다. 어느 쪽이 더 큰 원인인지는 붙을 확률과 각도 분포에 따라 달라지고, 그 이야기는 10장에서 따로 한다.
| sΓn / Γi | 평면 θ | 평면 속도 (기본 = 1) | 넓은 44 nm (시간 80) | 좁은 8 nm | 좁은 ÷ 넓은 |
|---|---|---|---|---|---|
| 0.2 | 0.14 | 0.32 | 약 21 nm | 약 15 nm | 약 0.71 |
| 0.5 | 0.29 | 0.53 | 약 32 nm | 약 23 nm | 약 0.70 |
| 2 (기본) | 0.62 | 1.00 | 약 61 nm | 약 43 nm | 약 0.70 |
| 10 | 0.89 | 1.38 | 약 91 nm | 약 68 nm | 약 0.75 |
타깃 파일
산화막 표면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는가
EB-20의 산화막은 C₄F₈/Ar/O₂ 플라스마의 라디칼만으로는 거의 깎이지 않는다. 엔진의 기본 레시피에서도 산화막의 자발 식각 계수는 0이다. 깎는 것은 이온 강화 식각이다. CFx 라디칼과 불소가 표면을 덮고, 수백 eV의 이온이 덮인 층을 SiF₄, CO, CO₂로 날려 보낸다. 기본 레시피의 열린 평면에서 \(s\Gamma_n/\Gamma_i = 40 \times 0.05 = 2\), \(\gamma = 1.2\)이므로 덮임은 \(\theta = 2/(2 + 1.2) \approx 0.62\)다. 이온도 라디칼도 속도에 몫이 있는 중간 영역이다.
트렌치 안은 사정이 다르다. 같은 레시피를 엔진으로 돌려 바닥 셀의 플럭스를 재면 라디칼/이온 비가 깊이 약 40 nm에서 약 1.1, 약 100 nm에서 약 0.8, 약 150 nm에서 약 0.7로 줄고, 덮임도 약 0.48, 0.41, 0.36으로 떨어진다(1~2할 흔들림). 바닥이 깊어질수록 중성 제한 쪽으로 미끄러진다. 각도 의존을 보면 이온 강화 수율은 60°까지 그대로이므로 바닥과 경사진 마스크 모서리를 같은 세기로 깎고, 스퍼터 몫은 65°에서 1.67배로 커져 마스크 모서리를 패싯으로 깎는다. 측벽(85° 넘게)은 수율이 거의 0이고 이온은 반사된다.
핵심 정리
- 식각은 자발적 화학 식각(라디칼, 등방성·선택적), 물리 스퍼터(이온, 방향성·비선택적·느림), 이온 강화 식각(둘 다, 빠르고 방향성)으로 나뉜다.
- 코번-윈터스 실험: XeF₂만 약 0.5, Ar⁺만 약 0.2, 함께 약 5~6 nm/분. 시너지는 표면에 쌓인 반응층을 이온이 떼어 내기 때문이고, 속도를 정하는 것은 표면의 덮임이다.
- 덮임률 모델 \(\theta = s\Gamma_n/(s\Gamma_n + \gamma\Gamma_i)\), 속도 \(R = Y\Gamma_i\theta\). 라디칼이 모자라면 중성 제한, 넘치면 이온 제한이다.
- 수율은 \(Y = A(\sqrt E - \sqrt{E_{th}})\). 재질마다 문턱이 달라 낮은 에너지에서 선택비가 높고, 높은 에너지에서는 선택비가 A의 비로 떨어진다.
- 이온 강화 수율은 약 60°까지 일정하고, 스퍼터 수율은 약 65°에서 최대다. 스퍼터가 섞이면 모서리에 패싯이 생긴다. 스치는 이온은 반사된다.
- 화학 식각은 언더컷을, 이온 강화 식각은 수직 측벽을, 스퍼터는 마스크 패싯과 낮은 선택비를 남긴다.
- EB-20 기본 레시피의 평면 덮임은 약 0.62이고, 트렌치 바닥으로 갈수록 라디칼이 줄어 0.4 안팎으로 떨어진다.
확인 퀴즈
코번-윈터스 실험에서 XeF₂와 Ar⁺를 함께 쏘다가 XeF₂만 껐다. 식각 속도는 어떻게 되나?
\(s\Gamma_n = 3\), \(\Gamma_i = 1\), \(\gamma = 1\)이다. 덮임률 \(\theta\)와 영역으로 맞는 것은?
실리콘과 산화막의 이온 강화 식각 문턱이 각각 12 eV, 45 eV라고 하자. 정지막(산화막) 위의 과식각에서 선택비를 가장 높게 하려면 이온 에너지를 어디에 두는가?
아르곤 이온 밀링으로 레지스트 마스크의 실리콘을 깎았더니 마스크 모서리가 비스듬한 면으로 깎여 나갔다. 그 면의 기울기를 정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