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3

재료별 식각 화학

같은 반응기, 같은 이온, 같은 단면 모델인데 가스만 바꾸면 깎이는 막이 바뀐다. 산화막을 잘 깎던 플라스마가 실리콘 앞에서는 고분자를 쌓으며 멈추고, 탄소막을 태우던 산소 플라스마는 산화막을 거의 건드리지 못한다. 앞 장들이 이온과 라디칼이 어떻게 표면에 닿는지를 다뤘다면, 이 장은 닿은 뒤 무엇이 생겨서 날아가는지를 다룬다. 재료마다 맞는 화학이 있고, 그 화학의 차이가 곧 선택비다.

깎인다는 것은 날아간다는 것이다

플라스마 식각에서 막이 줄어드는 길은 하나다. 표면 원자가 기체 분자의 일부가 되어 펌프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온이 아무리 세게 두드려도, 라디칼이 아무리 많이 붙어도, 반응의 결과물이 표면에 눌어붙어 있으면 막은 얇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식각 화학을 고르는 첫 질문은 "무엇이 반응하나"가 아니라 "반응해서 생긴 것이 날아가나"다. 이 성질을 휘발성(Volatility)이라 한다.

6장에서 본 이온 강화 식각도 이 틀 안에 있다. 이온은 반응을 거들고 덜 휘발성인 중간 생성물(SiCl₂ 같은)을 떼어 내지만, 최종적으로 날아가는 분자는 여전히 그 재료의 할로젠화물이나 산화물이다. 휘발성이 없으면 이온이 할 수 있는 일은 물리 스퍼터뿐이고, 스퍼터는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8장).

재료대표 생성물끓는점·승화점 (1기압, °C)판단
실리콘SiF₄ / SiCl₄ / SiBr₄−86(승화) / 58 / 153셋 다 날아간다. 불소가 가장 쉽다
탄소(탄소막, 레지스트)CO / CO₂−192 / −78(승화)산소로 태우면 바로 기체
텅스텐WF₆ / WCl₆17 / 347불소로 깎는다
티타늄(TiN)TiCl₄ / TiF₄136 / 284(승화)염소로 깎는다
알루미늄AlCl₃ / AlF₃180(승화) / 약 1280(승화)염소만. 불소는 표면을 막는다
구리CuCl / CuF₂약 1490 / 약 1680보통 온도에서는 날아가지 않는다

끓는점은 1기압의 이야기다. 식각 챔버는 수 Pa(수십 mTorr)이고 생성물의 분압은 그보다 낮으므로, 끓는점이 실온보다 꽤 높아도 증기압이 수 Pa만 되면 날아간다. 증기압이 온도에 따라 어떻게 오르는지는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식으로 근사한다. 증발 엔트로피가 물질에 관계없이 대략 같다는 트루턴 규칙(Trouton's rule, ΔS ≈ 88 J/mol·K)을 쓰면 끓는점 하나로 곡선 전체를 그릴 수 있다.

$$p(T) \approx p_{\text{atm}}\,\exp\!\left[-\frac{\Delta S}{R}\left(\frac{T_b}{T} - 1\right)\right], \qquad \frac{\Delta S}{R} \approx 10.6$$
\(T_b\)는 1기압 끓는점(K), \(T\)는 웨이퍼 온도(K)다. 끓는점이 웨이퍼 온도의 두 배쯤 되면 증기압이 1기압의 \(e^{-10.6} \approx 2.5\times10^{-5}\)배, 약 2.5 Pa로 떨어진다. 이 근처가 "날아가느냐 마느냐"의 경계다.

아래 그래프에 재료별 생성물의 증기압 곡선을 그렸다. 웨이퍼 온도 슬라이더를 움직이고, 위쪽 단추로 재료를 바꿔 본다. 가로 점선(1 Pa)보다 위에 있으면 그 생성물은 표면에 머물지 않고 빠져나간다고 본다.

SIMULATOR

생성물의 증기압과 웨이퍼 온도

그래프를 좌우로 끌어 온도를 바꾼다
불화물염화물브롬화물산화물
생성물 ①—
생성물 ②—
생성물 ③—
이 재료를 깎는 할로젠—
해볼 것: ① Si를 고른다. SiF₄는 영하 50 °C에서도 수만 Pa라 무엇으로든 깎인다. ② Al로 바꾼다. AlCl₃는 실온에서 수백 Pa인데 AlF₃는 그래프 바닥에 붙어 있다. 알루미늄을 불소 플라스마에 넣으면 AlF₃ 껍질이 생겨 오히려 식각이 멈춘다. ③ Cu를 고르고 온도를 300 °C까지 올려 본다. 그래도 1 Pa 선에 한참 못 미친다. 구리를 플라스마로 깎지 않고 다마신으로 만드는 이유다. (모델: 트루턴 규칙으로 끓는점·승화점 하나에서 그린 증기압. 승화하는 고체나 다량체(Cu₃Cl₃, Al₂Cl₆)로 날아가는 물질은 실제와 수십 배 어긋날 수 있다. 판정선 1 Pa는 교육용 기준이다.)

그래프에서 얻을 결론은 단순하다. 실리콘이 든 막(실리콘, 산화막, 질화막)은 불소로 깎인다. 탄소가 주인 막은 산소로 태운다. 금속은 할로젠화물이 휘발성인 쪽을 고른다. 텅스텐은 불소, 티타늄과 알루미늄은 염소다. 그리고 구리처럼 어떤 할로젠화물도 날아가지 않는 재료는 식각으로 무늬를 만들지 않는다. 구멍을 먼저 파고 채운 뒤 갈아 낸다.

온도를 올리면 되지 않나구리 염화물은 200~300 °C 넘게 데우면 조금씩 날아가고, 실제로 고온 염소 식각이나 수소를 섞은 구리 식각이 연구됐다. 하지만 레지스트와 탄소막은 그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생성물이 차가운 챔버 벽에 다시 쌓인다. 반대로 실리콘의 극저온 식각(−100 °C 안팎)은 웨이퍼를 차갑게 해 측벽에 SiOₓFᵧ 보호막을 붙잡아 두는 기법이다. 온도는 휘발성을 고르는 손잡이이기도 하다(16장).

같은 시편, 다섯 가지 플라스마

이 책의 엔진에는 레시피 다섯 개가 들어 있다. 각 레시피는 이온·라디칼·고분자 전구체의 양과, 재료마다 이온 강화 식각(ie), 자발 식각(ch), 스퍼터(sp), 고분자가 쌓이는 정도(pol)를 정한 표다(7장).

레시피가스(대표)겨냥하는 막주된 기구
oxideC₄F₈ / Ar / O₂산화막CFₓ 이온 강화 식각 + 고분자. 산화막은 자기 산소로 고분자를 태운다
siliconCl₂ / HBr / O₂실리콘, 폴리실리콘Cl·Br 덮임 + 이온. 측벽에 SiOₓBrᵧ 보호막
sf6SF₆실리콘불소 라디칼의 자발 식각. 이온은 거들 뿐
argonAr(무엇이든)물리 스퍼터만. 화학이 없다
oxygenO₂탄소막, 레지스트O 라디칼 + 이온으로 CO, CO₂

아래 시편에는 실리콘, 산화막, 질화막, 비정질 탄소가 나란히 놓여 있고, 그 위를 크롬 마스크가 덮고 있다. 마스크에는 재료마다 폭 16 nm의 창이 하나씩 뚫려 있다. 레시피를 고르고 "식각 시작"을 누르면 네 창이 같은 플라스마를 같은 시간 동안 받는다. 시간은 레시피마다 겨냥하는 막이 25~30 nm쯤 파이도록 맞췄다.

SIMULATOR

네 재료 시편에 레시피 바꿔 대기

실리콘산화막질화막비정질 탄소크롬 마스크고분자
실리콘—
산화막—
질화막—
비정질 탄소—
시간 · 마스크—
해볼 것: ① C₄F₈/Ar/O₂로 깎는다. 산화막 창만 30 nm 가까이 내려가고, 실리콘과 질화막 창에는 갈색 고분자가 쌓여 숫자 앞에 +(쌓임)가 붙는다. ② SF₆로 바꾼다. 실리콘만 깎이는데 마스크 아래로 둥글게 파고든다. ③ Ar은 재료를 거의 가리지 않는다. 크롬 마스크까지 금방 닳아 없어지고, 그 뒤로는 시편 전체가 내려앉는다. ④ O₂는 탄소만 태운다. 같은 이온 에너지인데 결과가 레시피마다 이렇게 다르다. (모델: ET.sim 입자 시뮬레이터, 폭 160 nm × 높이 88 nm, 셀 1 nm. 깊이는 창 가운데에서 잰 시편 윗면 아래의 깊이. 시간은 기본 산화막 레시피로 열린 산화막이 1 nm 깎이는 시간을 1로 잡은 상대 단위.)

열린 평면에서 엔진이 계산한 재료별 식각 속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기본 산화막 레시피의 산화막 = 1). 같은 줄에서 겨냥하는 막의 속도를 다른 막의 속도로 나눈 것이 선택비다.

레시피실리콘산화막질화막탄소막대표 선택비
C₄F₈/Ar/O₂0.0111.000.0110.042산화막 : 질화막 약 90, 산화막 : 탄소 약 24
Cl₂/HBr/O₂0.640.0530.0690.15실리콘 : 산화막 약 12
SF₆0.430.0060.0150.010실리콘 : 산화막 약 70 (그러나 등방성)
Ar0.710.570.500.36어느 쌍이든 1~2
O₂0.030.030.030.36탄소 : 산화막 약 12

표의 숫자는 열린 평면의 값이고, 시편에서 본 것처럼 실제 창 안에서는 고분자가 쌓이거나(음의 식각) 측면이 파여 숫자가 달라진다. 특히 C₄F₈ 줄의 실리콘·질화막 0.011은 "느리게 깎인다"가 아니라 "고분자 아래에서 거의 멈춘다"는 뜻이다. 이 멈춤이 어디서 오는지가 뒤의 F/C 비 이야기다.

실리콘: 불소냐, 염소·브롬이냐

실리콘은 세 할로젠 모두와 휘발성 생성물을 만든다. 차이는 이온 없이도 반응하느냐다. 불소 원자는 작고 전기 음성도가 커서 실리콘 표면에 붙자마자 Si–Si 결합 사이로 파고든다. 표면 몇 층이 SiFₓ로 바뀌고, SiF₄가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이온이 없어도 진행되는 자발 식각(Spontaneous etching)이다. 불소 라디칼은 방향을 가리지 않으므로 결과는 등방성이다.

염소와 브롬은 다르다. 도핑하지 않은 실리콘 표면에 한 층 붙고는 그 아래로 잘 들어가지 못한다. 표면에 SiClₓ 덮개가 생긴 채 멈춰 있다가, 이온이 와서 두드려야 SiCl₂, SiCl₄로 떨어진다. 이온이 오는 바닥만 깎이고 이온이 오지 않는 측벽은 덮개로 남는다. 그래서 염소·브롬 식각은 본래 이방성이다. 브롬은 염소보다 더 무겁고 덜 반응적이라 산화막 대비 선택비가 높고, 산소를 조금 섞으면 측벽에 SiOₓBrᵧ 보호막이 쌓여 더 수직이 된다. 게이트 폴리실리콘과 STI 트렌치 식각에 HBr/Cl₂/O₂를 쓰는 이유다.

불소: 파고든다 F 라디칼 (모든 방향) SiF₄ ↑ 이온 없이도 진행 → 등방성, 마스크 아래로 파고든다 염소·브롬: 한 층에 머문다 Ar⁺ / Cl⁺ 이온 SiClₓ ↑ 이온이 닿는 바닥만 진행 → 이방성
두 가지 할로젠. 불소(파랑)는 표면 아래 몇 층까지 들어가 결합을 끊으므로 이온이 없어도 SiF₄가 떨어진다. 염소(분홍)는 표면에 한 층으로 붙어 덮개가 되고, 이온이 두드린 자리에서만 SiClₓ가 떨어진다. n형으로 진하게 도핑한 실리콘에서는 전자가 많아 염소도 파고들어 자발 식각이 일어난다.

불소 식각이 등방성이라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산소를 섞으면 측벽에 SiOₓFᵧ 막이 생기고, 바이어스로 바닥의 막만 벗겨 내면 불소의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수직에 가깝게 깎을 수 있다. 불소 식각과 C₄F₈ 보호막 증착을 몇 초씩 번갈아 하는 보쉬 공정(Bosch process)은 MEMS와 실리콘 관통 전극(TSV)에서 수십 µm 깊이를 판다. 아래에서 두 화학을 같은 실리콘 트렌치에 대 본다. SF₆ 쪽에서는 O₂ 첨가와 바이어스를 바꿀 수 있다.

SIMULATOR

실리콘 트렌치: SF₆ 대 Cl₂/HBr

실리콘산화막 마스크보호막
깊이—
언더컷(한쪽)—
측벽 각—
상태—
해볼 것: ① SF₆, O₂ 0, 바이어스 0.3으로 깎는다. 마스크 아래가 둥글게 파여 언더컷이 10 nm를 넘는다. ② 바이어스를 1로 올리고 O₂를 1.3~1.5로 올린다. 측벽에 보호막이 쌓이고 바닥은 이온이 벗겨 내 언더컷이 3 nm 안팎으로 준다(점선은 바로 앞의 결과). ③ 바이어스를 0.3으로 되돌리고 O₂를 1.5로 둔다. 이번에는 바닥까지 보호막에 덮여 식각이 멈춘다. ④ Cl₂/HBr로 바꾼다. 손잡이 없이도 수직이다. (모델: ET.sim. SF₆ 레시피에서 O₂ 첨가는 보호막 전구체 유량, 바이어스는 이온 플럭스와 에너지 배수로 넣었다. 시간 80(SF₆), 70(Cl₂/HBr).)

깎이는 속도만 보면 불소가 빠르다. 하지만 측벽 모양을 정하는 것은 "이온이 없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다. 불소는 이온이 없어도 깎고, 염소·브롬은 이온이 없으면 멈춘다. 이 차이 하나가 등방성과 이방성을 가른다. 실리콘 식각 속도의 온도 의존도 이 차이를 따른다. 불소 원자에 의한 실리콘의 자발 식각은 활성화 에너지가 약 0.1 eV로 작아 온도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Flamm 외). 이온 강화 식각은 그보다 더 둔감하다.

불화탄소와 F/C 비: 산화막이 실리콘보다 빨리 깎이는 이유

산화막(SiO₂)도 실리콘을 품고 있으니 불소로 깎인다. 문제는 산화막 아래에 실리콘이나 질화막이 있다는 것이다. 그냥 불소를 쓰면 실리콘이 산화막보다 수십 배 빨리 깎인다. 반대가 필요하다. 해법은 불소 대신 탄소가 섞인 불화탄소(CF₄, C₄F₈, CHF₃ 등)를 쓰는 것이다.

불화탄소 플라스마는 F 라디칼과 함께 CF, CF₂ 같은 조각을 만든다. 이 조각들은 표면에 불화탄소 고분자(Fluorocarbon polymer, CFₓ)로 쌓인다. 고분자 막이 두꺼우면 식각이 멈추고, 얇으면 이온이 그 막을 뚫고 아래 막과 반응한다. 고분자 막의 두께를 정하는 것은 세 가지다.

마지막 항목이 선택비의 비밀이다. 같은 조건에서 산화막은 스스로 길을 뚫고, 실리콘은 고분자에 묻혀 멈춘다. 가스에 수소를 섞으면 수소가 불소를 HF로 붙잡아 실효 F/C 비가 내려가고, 산소를 섞으면 산소가 탄소를 CO로 데려가 실효 F/C 비가 올라간다.

$$\left(\frac{F}{C}\right)_{\text{실효}} \approx \frac{n_F - n_H}{n_C - \eta\, n_O}$$
\(n_F, n_C, n_H, n_O\)는 공급 가스 전체의 원자 수(몰 비율 × 분자당 개수), \(\eta\)는 산소가 탄소를 CO로 데려가는 효율(여기서는 1)이다. 수소 원자 하나가 불소 하나를 HF로 묶는다고 본 거친 셈법이다. Coburn과 Winters(1979)는 이 비와 이온 에너지로 "식각"과 "고분자 증착"의 경계를 한 장의 지도로 그렸다.

아래 지도의 가로축이 실효 F/C 비, 세로축이 바이어스(이온 에너지)다. 곡선 아래는 고분자가 쌓이는 영역이고 위는 식각 영역이다. 산화막은 표면의 산소 덕분에 경계가 왼쪽 아래로 밀려 있다. 두 경계 사이의 띠가 "산화막은 깎이고 실리콘은 멈추는" 선택 식각의 창이다. 점을 위아래로 끌어 바이어스를 바꾸고, 가스와 첨가물로 점을 좌우로 옮겨 본다.

SIMULATOR

F/C 비와 바이어스의 지도

점을 위아래로 끈다
실효 F/C—
바이어스—
산화막 위—
실리콘·질화막 위—
판정—
해볼 것: ① C₄F₈, 바이어스 150 V에서 점이 초록 띠 안에 있다. 산화막만 깎인다. ② 바이어스를 260 V 넘게 올린다. 실리콘도 깎이기 시작해 선택비가 무너진다. ③ CF₄로 바꾼다. 어떤 바이어스에서도 두 막이 다 깎인다. CF₄만으로는 산화막 대 실리콘 선택비를 얻기 어렵다. ④ CF₄에 H₂를 40% 가까이 섞고 바이어스를 100 V 아래로 내린다. 점이 왼쪽으로 와서 좁은 창 안에 들어온다. 예전에 CF₄/H₂로 산화막 접촉 구멍을 판 이유다. ⑤ C₄F₈에 O₂를 30% 넘게 넣으면 점이 오른쪽으로 가서 창을 벗어난다. 산소는 고분자를 줄이는 손잡이다. (개념 모델: 경계 곡선은 Coburn & Winters(1979)의 그림을 본떠 만든 모양이고 숫자는 교육용이다. 실효 F/C는 위 식, η = 1.)

실제 공정은 이 지도의 한 점을 고르는 일이다. 기본 레시피로 C₄F₈/Ar/O₂를 쓰는 것은 C₄F₈이 고분자를 넉넉히 만들어 정지막 위에서 멈추게 하고, Ar 이온이 산화막 바닥을 계속 열어 주고, O₂가 고분자가 지나쳐 구멍을 막지 않도록 조절하기 때문이다(8장, 9장). 탄소가 더 많은 C₄F₆, C₅F₈은 고분자가 더 잘 쌓여 선택비가 높고, 그만큼 입구 막힘에 주의해야 한다.

고분자는 측벽에서도 일한다바닥의 고분자 두께가 선택비를 정한다면, 측벽의 고분자는 이방성을 정한다. 측벽에는 이온이 거의 오지 않으므로 고분자가 남아 라디칼의 옆 공격을 막는다. 이 보호막이 너무 두꺼우면 측벽이 기울고(테이퍼), 너무 얇으면 휘어진다(보잉). F/C 비 하나가 선택비와 프로파일을 함께 움직이는 이유다.

질화막: 산화막과 실리콘 사이

질화막(Si₃N₄)은 산화막과 실리콘의 중간쯤 되는 재료다. 불화탄소 플라스마에서 질화막 위의 고분자는 산화막보다 두껍고 실리콘보다 얇다. 질소가 탄소 일부를 CN, HCN으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이 중간 성질 때문에 질화막에는 두 가지 숙제가 생긴다.

두 번째 경우를 간단한 모델로 본다. CH₃F에 섞는 O₂의 비율을 바꾸면 세 막의 속도가 달라진다. 산소가 적으면 고분자가 너무 두꺼워 모든 막이 멈추고, 산소가 많으면 고분자가 사라져 산화막도 깎이기 시작한다. 실리콘은 산소가 많아지면 표면이 산화돼 다시 느려진다. 그래프 위의 세로선을 끌어 O₂ 비율을 고른다.

SIMULATOR

CH₃F/O₂에서 O₂ 비율 고르기

세로선을 좌우로 끈다
O₂ 비율—
질화막 속도(상대)—
질화막 : 산화막—
질화막 : 실리콘—
판정—
해볼 것: ① O₂를 5% 아래로 내린다. 선택비는 높지만 질화막 속도도 바닥이라 15 nm를 여는 데 한참 걸린다. 더 내리면 고분자가 쌓여 아예 멈춘다. ② 10~15% 근처에서 질화막 속도와 두 선택비가 함께 괜찮은 곳을 찾는다. ③ O₂를 40% 넘게 올린다. 질화막은 빠르지만 산화막 선택비가 4 아래로 떨어진다. 실리콘 선택비는 오히려 다시 오른다. 표면이 산화돼서다. (개념 모델: 고분자 두께 \(P = 4e^{-x/0.1}\) nm, 속도 = 공급항 × \(e^{-kP}\), 막마다 k가 다르고 실리콘에는 산화 항을 곱했다. 경향을 보이는 교육용 곡선이다.)

여기서 고르는 값은 늘 절충이다. 정지막 15 nm를 여는 데 걸리는 시간, 그 밑의 실리콘을 얼마나 파는가, 옆의 산화막 측벽이 얼마나 넓어지는가를 함께 본다. 원자 몇 층의 손실도 허락되지 않을 때는 화학을 고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때 쓰는 것이 한 층씩 떼는 원자층 식각이다(15장).

금속과 그 밖의 재료

배선과 게이트에는 금속과 금속 화합물이 들어간다. 원리는 같다. 휘발성 생성물을 만드는 할로젠을 고르고, 마스크와 아래층이 그 할로젠에 버티는지를 본다.

재료대표 가스날아가는 것주의할 점
폴리실리콘·실리콘HBr/Cl₂/O₂, SF₆SiBrₓ, SiClₓ, SiF₄게이트 산화막 위에서 멈춰야 한다(선택비 100 이상 요구)
산화막C₄F₈/Ar/O₂, C₄F₆, CHF₃SiF₄, CO, COF₂고분자와 F/C 비로 선택비를 만든다
질화막CH₃F/O₂, CH₂F₂, CHF₃/O₂SiF₄, HCN, FCN산화막·실리콘 양쪽에 대한 선택비
탄소막·레지스트O₂, N₂/H₂, CO₂, O₂/COSCO, CO₂, HCN측면 식각(언더컷)을 막는 보호 첨가물
알루미늄Cl₂/BCl₃AlCl₃(Al₂Cl₆)자연 산화막 Al₂O₃를 BCl₃로 먼저 뚫는다. 식각 뒤 남은 염소가 공기 중 수분과 만나 부식
텅스텐SF₆, NF₃ (+Cl₂)WF₆아래 TiN·산화막과의 선택비
TiNCl₂ (+BCl₃, CH₄)TiCl₄금속 하드마스크로 쓸 때는 반대로 불화탄소에 버틴다
HfO₂ (고유전막)BCl₃, Cl₂HfCl₄, BOCl 계열휘발성이 낮아 이온 에너지·온도가 필요
구리(식각하지 않는다)—다마신: 절연막을 파고 채운 뒤 CMP

알루미늄 줄이 보여 주는 것처럼, 같은 재료라도 표면이 다르면 다른 화학이 필요하다. 알루미늄 위에는 공기에 닿는 순간 2~3 nm의 Al₂O₃가 생기고, Al₂O₃는 염소와 잘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산소를 빼앗는 BCl₃를 섞어 처음 몇 초 동안 이 껍질을 뚫는다. 이것을 돌파 단계(Breakthrough)라 한다. EB-20의 정지막 질화막을 여는 단계도 넓게 보면 같은 일이다. 주 식각과 다른 화학으로 얇은 막 하나를 걷어 낸다.

EB-20의 공정 흐름: 단계마다 화학을 바꾼다

이제 EB-20을 처음부터 다시 본다. 지금까지 이 책은 탄소막에 구멍이 이미 뚫려 있다고 보고 산화막 식각만 다뤘다. 실제로는 그 앞뒤에 단계가 더 있다. 레지스트 무늬가 SiON 하드마스크로 옮겨진 상태에서 출발해, 단계마다 화학을 바꿔 다섯 번 깎는다.

  1. 탄소막 열기 (O₂ + 보호 첨가물). SiON이 가림막이다. 산소가 탄소막만 태운다. 옆으로 파이지 않도록 보호막을 조금 쌓는다.
  2. 산화막 주 식각 (C₄F₈/Ar/O₂). 탄소막이 가림막이다. 위의 SiON은 이 화학에 금방 깎여 사라진다. 질화막에서 멈춘다.
  3. 정지막 열기 (CH₃F/O₂). 질화막 15 nm를 걷어 내고 실리콘에서 멈춘다.
  4. 실리콘 식각 (HBr/Cl₂/O₂). 필요하면 아래 실리콘을 조금 판다(접촉 저항을 낮추는 리세스).
  5. 애싱 (O₂, 이온 거의 없이). 남은 탄소막과 고분자를 태워 없앤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단추를 순서대로 누른다. 각 단계는 트렌치 가운데에서 그 단계가 겨냥하는 막이 다 열릴 때까지 깎은 뒤 20%를 더 깎는다. 순서를 바꿔 눌러 보는 것도 좋다. 화학이 맞지 않으면 그 단계는 열지 못하고 시간 한도에서 멈춘다.

SIMULATOR

EB-20 다섯 단계 이어 깎기

SiON탄소막산화막질화막실리콘
지금 단계—
단계 시간(도달 + 20%)—
SiON · 탄소막(가운데)—
정지막 · 실리콘(바닥)—
상태—
해볼 것: ① ①부터 ⑤까지 차례로 누른다. ①에서 SiON은 3~4 nm만 닳는데, ②가 시작되자마자 SiON이 사라지고 탄소막이 가림막을 넘겨받는다. ③은 짧다. 질화막 15 nm가 열리는 동안 실리콘은 1 nm 안쪽만 닳는다. ② 처음으로 돌아가 ①을 건너뛰고 ②를 누른다. C₄F₈은 탄소막을 거의 깎지 못해 시간 한도에서 멈춘다. ③ ②를 마친 뒤 ③ 대신 ④를 누른다. 실리콘 화학은 질화막을 느리게만 깎는다. (모델: ET.sim, 폭 40 nm × 높이 299 nm, EB-20의 치수에 SiON 10 nm와 실리콘 40 nm를 더했다. ①의 보호 첨가물과 ②의 SiON 속도, ③의 CH₃F/O₂, ⑤의 애싱은 엔진 레시피를 이 장에서 덮어써 만든 것이다.)

한 단계씩 끝날 때마다 가림막이 바뀐다. ①에서는 SiON이, ②부터는 탄소막이 가림막이다. ③에서 질화막을 여는 화학은 산화막 측벽과 실리콘을 함께 견뎌야 하고, ⑤의 애싱은 이온이 거의 없어 등방성으로 탄소만 태운다. LithoBook 15장의 "선택비 이어달리기"가 식각 쪽에서 본 모습이다. 엔진으로 돌린 숫자는 아래 타깃 파일에 정리한다.

단계화학깎는 막가림막멈추는 막날아가는 것
① 탄소막 열기O₂ (+COS, SO₂ 등)비정질 탄소 60 nmSiON산화막CO, CO₂
② 주 식각C₄F₈/Ar/O₂산화막 160 nm탄소막질화막SiF₄, CO, COF₂
③ 정지막 열기CH₃F/O₂질화막 15 nm탄소막실리콘SiF₄, HCN
④ 실리콘 리세스HBr/Cl₂/O₂실리콘 수 nm탄소막, 산화막 측벽(시간으로)SiBrₓ, SiClₓ
⑤ 애싱O₂ (다운스트림)남은 탄소막, 고분자—산화막, 실리콘CO, CO₂, COF₂

타깃 파일

TARGET EB-20타깃 파일 · 13장

앞뒤 공정까지: 다섯 단계, 다섯 가지 화학

EB-20의 트렌치는 산화막 식각 한 번으로 생기지 않는다. 이 장의 시뮬레이터로 돌린 다섯 단계는 이렇다(시간은 기본 산화막 레시피로 열린 산화막이 1 nm 깎이는 시간이 1인 상대 단위, 몬테카를로라 몇 % 흔들린다). ① O₂ 계열로 탄소막 60 nm를 여는 데 약 230, SiON은 10 nm에서 약 6.5 nm로 준다. ② C₄F₈/Ar/O₂로 산화막 160 nm를 파는 데 약 290. SiON은 이 단계 초반에 사라지고, 탄소막은 가운데 약 46 nm, 가장 얇은 곳 약 43 nm가 남는다. 정지막은 약 1.3 nm 닳는다. ③ CH₃F/O₂로 정지막 15 nm를 여는 데 약 45, 그동안 실리콘은 1 nm 안쪽만 닳는다. ④ HBr/Cl₂/O₂를 시간 40 동안 대면 실리콘이 약 7 nm 파인다. ⑤ 애싱으로 남은 탄소막을 태운다.

각 단계가 성립하는 이유는 휘발성과 고분자다. 탄소는 CO, CO₂로, 실리콘은 SiF₄, SiBrₓ로 날아간다. 산화막은 자기 산소로 고분자를 태워 C₄F₈ 속에서 깎이고, 질화막과 실리콘은 고분자에 덮여 멈춘다. 정지막을 열 때는 수소가 많은 CH₃F로 질화막의 질소를 HCN으로 데려간다.

이 장에서 정한 것단계별 화학: O₂(+보호) → C₄F₈/Ar/O₂ → CH₃F/O₂ → HBr/Cl₂/O₂ → O₂ 애싱. 주 식각의 선택비는 실효 F/C와 표면 산소가 만든다.
아직 남은 문제② 단계를 "질화막에 닿을 때까지"라고 했다. 장비는 그 순간을 어떻게 아는가. 웨이퍼 가운데와 가장자리가 동시에 닿지 않는다면 언제 멈춰야 하는가.
다음 단계14장에서 발광 신호로 정지막 도달을 잡고, 웨이퍼 균일도로 과식각 예산을 정한다.

핵심 정리

  1. 식각은 표면 원자가 휘발성 분자가 되어 빠져나가는 일이다. 생성물의 증기압이 챔버 압력 근처 이상이어야 한다.
  2. 실리콘이 든 막은 불소로, 탄소막은 산소로, W는 불소로, Ti·Al은 염소로 깎는다. 구리는 휘발성 할로젠화물이 없어 다마신으로 만든다.
  3. 불소는 실리콘 속으로 파고들어 이온 없이 깎으므로 등방성이다. 염소·브롬은 표면에 한 층 머물다 이온이 와야 떨어지므로 이방성이다. 산소를 섞으면 측벽 보호막이 생긴다.
  4. 불화탄소 플라스마의 고분자 두께는 F/C 비, 이온 에너지, 표면의 산소가 정한다. H₂는 실효 F/C를 낮추고 O₂는 높인다.
  5. 산화막은 자기 산소로 고분자를 태워 깎이고, 실리콘·질화막은 고분자에 덮여 멈춘다. 이것이 산화막 식각 선택비의 바탕이다.
  6. 질화막은 그 중간이다. 질화막을 열 때는 CH₃F/O₂처럼 수소가 많은 가스로 질소를 HCN으로 데려가고, O₂ 비율로 속도와 선택비를 절충한다.
  7. 실제 식각은 여러 단계다. 단계마다 가림막과 멈출 막이 바뀌고, 화학도 함께 바뀐다.

확인 퀴즈

알루미늄 배선을 SF₆ 플라스마로 깎으려 했더니 식각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AlF₃는 승화점이 약 1280 °C로 공정 온도에서 날아가지 않는다. 반응은 일어나지만 생성물이 표면에 남아 껍질이 되고 식각이 멈춘다. 알루미늄은 승화점 약 180 °C의 AlCl₃를 만드는 염소 계열(Cl₂/BCl₃)로 깎는다.

같은 C₄F₈/Ar/O₂ 플라스마에서 산화막은 깎이고 그 아래 실리콘은 거의 깎이지 않는다. 그 주된 이유는?

SiF₄는 산화막이든 실리콘이든 같은 생성물이고 휘발성이 높다. 차이는 표면의 불화탄소 고분자 두께다. 산화막의 산소가 고분자의 탄소를 CO, CO₂로 데려가 막이 1~2 nm로 얇고, 실리콘 위에서는 수 nm로 두꺼워 이온이 아래까지 닿지 못한다.

CF₄ 플라스마에 H₂를 섞으면 산화막 대 실리콘 선택비가 좋아진다. 이유로 알맞은 것은?

수소는 불소와 만나 HF가 된다. 불소가 줄면 실효 F/C가 내려가 CFₓ 고분자가 잘 쌓인다. 산소를 품은 산화막은 고분자를 태우며 계속 깎이고 실리콘은 고분자에 덮여 멈춘다. 산소를 섞으면 반대로 F/C가 올라간다.

실리콘 트렌치를 SF₆만으로 깎았더니 마스크 아래로 둥글게 파였다. Cl₂/HBr로 바꾸면 수직에 가까워진다. 두 화학의 결정적 차이는?

불소는 실리콘 격자 속으로 파고들어 자발 식각을 하므로 이온이 오지 않는 측벽도 깎인다. 염소·브롬은 표면 한 층에 머물러 이온이 떼어 내야 하므로 이온이 오는 바닥만 깎인다. 휘발성은 오히려 SiF₄가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