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과 트위스팅
마스크 바로 아래에서 트렌치가 허리띠를 푼 듯 불룩해진다. 윗 폭은 규격대로인데 깊이 30~50 nm쯤에서 폭이 몇 nm 넓다. 이것이 보잉이다. 이웃 트렌치와의 벽이 얇아져 쓰러지거나 절연이 깨진다. 더 깊은 구멍에서는 바닥이 옆으로 휘어 엉뚱한 곳에 닿는 트위스팅이 생긴다. 두 결함의 범인은 같다. 바닥에 내려가지 못하고 측벽을 때린 이온이다. 이 장은 식각 흐름의 프로파일 단계에서 측벽이 어디를, 왜 맞는지를 따라간다.
- 이온 각도 퍼짐이 보잉을 만드는 과정을 입자 시뮬레이터의 시간 진화로 보고, 최대 폭의 위치와 크기를 읽는다.
- 이온이 측벽을 처음 맞는 깊이를 기하로 계산하고, 마스크 두께와 각도 퍼짐이 보잉 위치를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한다.
- 마스크 패싯에서 반사된 이온이 반대쪽 측벽의 어느 깊이에 닿는지 반사 기하로 구한다.
- 대전이 이온을 휘게 하는 원리와, 비대칭이 트위스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대응을 말한다.
배가 나온 트렌치
9장에서 측벽 각을 재는 법을 배웠다. 측벽이 위에서 아래로 곧게 좁아지거나(테이퍼) 넓어지면(역테이퍼) 각도 하나로 말할 수 있다. 보잉은 다르다. 측벽이 곧지 않고 가운데가 바깥으로 휜다. 그래서 각도 하나로는 잡히지 않고 따로 잰다.
ET.measure(s).bow와 .bowAt이다.보잉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셋이다. 첫째, 이온 각도 퍼짐. 수직에서 몇 도 벗어난 이온이 측벽 위쪽을 직접 때린다. 둘째, 마스크 패싯의 반사. 마스크 모서리가 깎여 생긴 비탈면(8장)에 맞은 이온이 튕겨 반대편 측벽을 때린다. 셋째, 대전. 측벽과 바닥에 쌓인 전하가 이온을 휘게 한다. 차례로 본다.
각도 퍼짐이 측벽을 때린다
타깃 EB-20을 다시 깎는다. 이번에는 이온 각도 퍼짐 \(\sigma\)를 바꿔 본다. 기본 레시피는 \(\sigma = 3°\)이다. 4장에서 본 대로 압력이 높아 시스 안에서 이온이 충돌하거나, 바이어스 전압이 낮아 이온의 수직 에너지에 비해 열운동이 크면 \(\sigma\)가 커진다. \(\sigma\)를 8°로 올리고 "식각 시작"을 누른다. 오른쪽 그래프는 깊이에 따른 폭이다.
EB-20 보잉: 이온 각도 퍼짐을 키우면
ET.sim 입자 시뮬레이터, 기본 산화막 레시피에서 σ만 바꿨다. 1 nm 셀이라 보잉은 2 nm 단위로 움직인다. 시간 400 = 주 식각 300 + 과식각.)측벽은 왜 하필 위쪽이 넓어지는가. 비스듬한 이온은 입구를 지나자마자 반대쪽이 아니라 자기 진행 방향 쪽 측벽을 향해 간다. 폭 \(w\)인 입구로 각도 \(\theta\)로 들어온 이온은 최대 \(w/\tan\theta\)만큼 내려가면 반드시 벽을 만난다. 각도가 클수록 얕은 곳에서 만난다. 마스크가 그 앞을 일부 가린다. 마스크 높이 \(h_m\)만큼 내려오는 동안 맞는 이온은 마스크 측벽에 흡수되고, 나머지가 산화막 측벽의 위쪽에 몰린다. 그래서 최대 폭이 마스크 바로 아래 몇십 nm에 생긴다.
또 하나, 측벽을 때리는 이온은 수직 입사가 아니라 스치는 입사다. 표면 법선과 이루는 각이 80° 넘게 크다. 6장의 수율 곡선대로 이 각에서는 이온 강화 식각 수율이 떨어지고, 일부는 반사된다. 그래도 수천 번 쌓이면 몇 nm가 된다. 아래에서 측벽을 처음 맞는 깊이의 분포를 직접 계산한다.
비스듬한 이온은 측벽 어디를 맞나
여기서 실제 보잉이 기하보다 복잡해지는 이유가 둘 있다. 하나는 되먹임이다. 측벽이 조금 부풀면 그 자리의 표면이 이온 쪽으로 기울어 입사각이 작아지고 수율이 오른다. 부푼 곳이 더 빨리 부푼다. 다른 하나는 마스크가 닳는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얇아지면 그림자가 줄고, 모서리가 패싯으로 깎이면 입구가 넓어진다. 첫 시뮬레이터에서 σ를 올렸을 때 마스크가 훨씬 빨리 닳은 것이 그 신호다.
마스크 패싯에서 튄 이온
마스크 모서리는 이온을 가장 많이 맞는다. 윗면과 옆면 양쪽에서 맞기 때문이다. 8장에서 본 대로 물리 스퍼터 수율은 입사각 약 65°에서 가장 크므로 모서리는 그 각도의 비탈면으로 깎인다. 이것이 패싯(Facet)이다. 수직으로 내려온 이온이 이 비탈면을 스치듯 맞으면 거울처럼 튕겨 나갈 수 있다. 튕긴 이온은 비탈의 기울기에 따라 정해진 각도로 트렌치 안으로 날아가 반대편 측벽을 때린다.
아래에서 왼쪽 패싯 위 끝의 손잡이를 좌우로 끌어 패싯 각을 바꾼다. 굵은 선은 수직 이온 다발이고, 꺾인 선이 반사된 이온이다. 선의 진하기는 엔진이 쓰는 반사 확률(입사각 65°부터 86°까지 0에서 1로 늘어남)이다.
패싯 반사: 튄 이온은 어느 깊이에 닿나
ET.sim의 규칙 reflect × (α − 65°)/21°, reflect = 0.7.)패싯 반사는 보잉의 위치를 정하는 데 큰 몫을 한다. 패싯이 생기기 전에는 보잉이 없다가, 식각 중반에 마스크 모서리가 깎여 패싯이 생기면 그때부터 특정 깊이가 집중적으로 맞는다. 첫 시뮬레이터에서 보잉이 시간 200 무렵에야 나타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보잉 대응은 마스크 대응이기도 하다. 마스크가 두껍고 단단하면(선택비가 높으면) 패싯이 늦게 생기고, 패싯의 위치가 높아 반사 이온이 산화막에 닿기 전에 마스크 자신에게 걸린다.
대전: 이온이 휘어진다
플라스마는 이온과 전자를 함께 보낸다. 평평한 면에서는 둘이 같은 양으로 도착해 전하가 쌓이지 않는다. 트렌치 안에서는 다르다. 이온은 수직으로 들어와 바닥까지 가지만, 전자는 온도가 높아 사방으로 퍼져 들어오므로 대부분 측벽 위쪽에 닿는다. 그래서 측벽 위쪽은 음으로, 바닥은 양으로 대전된다. 이것을 전자 그늘(Electron shading)이라 한다. 자세한 모양은 12장의 노칭에서 다룬다.
대전된 트렌치 안에서 이온은 직선으로 날지 못한다. 바닥의 양전하가 이온을 밀어내고 측벽의 음전하가 끌어당긴다. 엔진은 이것을 바닥 근처에서 이온을 가까운 벽 쪽으로 미는 가로 전기장으로 단순화했다(ion.charge). 아래에서 대전 세기를 올리며 이온 궤적을 본다. 트렌치는 이미 정지막까지 뚫린 상태다.
대전된 트렌치 안의 이온 궤적
ET.sim의 대전 모드. 바닥에 가까울수록 세제곱으로 커지고, 홈 가운데에서 멀수록 세지는 가로 힘. 실제 전위 분포를 푼 것은 아니다. 플럭스는 표면 셀마다 한 걸음 동안 받은 이온 무게다.)대전은 종횡비가 클수록, 이온 에너지 분포가 좁을수록, 막이 절연체일수록 심하다. 산화막·질화막 트렌치는 전하가 빠져나갈 길이 없어 특히 취약하다. 대응은 전하를 중화하는 것이다. 플라스마를 켰다 끄는 펄스 플라스마(Pulsed plasma)에서는 꺼진 동안 전자 온도가 빨리 식어 전자가 트렌치 깊이 들어가거나, 음이온이 바닥까지 끌려와 양전하를 상쇄한다. 바이어스 주파수를 낮추면 이온 에너지가 넓게 퍼져 일부 저에너지 시간에 전자가 들어가기 쉬워진다. 12장에서 이 대응을 직접 만져 본다.
트위스팅: 구멍이 휜다
보잉은 좌우 대칭이다. 왼쪽과 오른쪽 측벽이 같은 이유로 같은 만큼 깎인다. 그런데 무엇이든 좌우를 다르게 만들면 구멍의 축이 휜다. 마스크 구멍이 살짝 타원이거나, 이웃 구멍과의 거리가 한쪽만 가깝거나, 웨이퍼 가장자리라 시스가 기울어 이온이 비스듬히 들어오거나, 대전이 한쪽에 몰리는 경우다. 깊이가 µm에 이르는 3D 낸드 채널 홀에서는 이렇게 휜 바닥이 아래층의 접점을 빗나간다. 이것을 트위스팅(Twisting) 또는 기울어짐(Tilting)이라 한다.
아래에서는 다섯 개의 트렌치를 따로 깎는다. 각 트렌치에는 이온 입사 방향이 무작위로 조금씩 기운 상황(ion.tilt)을 준다. 비대칭의 원인이 무엇이든 결과는 "한쪽이 더 맞는다"로 같으므로 기울기 하나로 대신한다.
무작위 비대칭: 다섯 트렌치의 바닥 위치
ET.sim, EB-20 단면을 2 nm 셀로 다섯 번. 기본 레시피에 ion.tilt만 바꿨다. 시간 300까지. 바닥 위치는 가장 깊은 열 폭의 가운데.)트위스팅은 깊이에 비례해 커진다. 기울기 \(\delta\)가 같아도 깊이 \(D\)에서의 어긋남은 대략 \(D\tan\delta\)다. EB-20(깊이 160 nm)에서 1°는 3 nm지만, 깊이 6 µm의 채널 홀에서 0.1°만 기울어도 10 nm다. 그래서 고종횡비 식각(16장)에서는 웨이퍼 가장자리의 시스 기울기를 포커스 링 높이로 맞추고, 마스크 구멍의 모양과 배열을 대칭으로 다듬는 일이 중요하다.
보잉 줄이기: 실험 노트
원인이 셋이면 손잡이도 여럿이다. 아래 시뮬레이터로 직접 실험한다. 손잡이를 정하고 "식각 시작"을 누르면 EB-20을 시간 400까지 깎고 결과를 아래 표에 한 줄씩 남긴다. 여러 조건을 돌려 보고 표를 비교한다.
보잉 실험: 각도 퍼짐, 마스크 두께, 반사
| # | σ | 마스크 | 반사 | 깊이 | 보잉 | 위치 | 남은 마스크 | 판정 |
|---|---|---|---|---|---|---|---|---|
| 아직 기록이 없다. | ||||||||
ET.sim, 1 nm 셀. 한 번에 몇 초 걸린다. 판정은 보잉 ≤ 3 nm, 남은 마스크 ≥ 15 nm, 정지막 도달.)엔진으로 미리 돌려 둔 값을 표로 정리한다. 시간 400, 다른 조건은 기본 레시피다.
| 조건 | 깊이 (nm) | 보잉 (nm) | 보잉 위치 (nm) | 남은 마스크 (nm) | 판정 |
|---|---|---|---|---|---|
| σ 3° (기본) | 162 | 0 | — | 34 | 통과 |
| σ 5° | 162 | 2 | 26 | 31 | 통과 |
| σ 8° | 160 | 6 | 32 | 21 | 보잉 |
| σ 10° | 160 | 10 | 48 | 12 | 보잉 · 마스크 |
| σ 8°, 마스크 80 nm | 160 | 6 | 45 | 35 | 보잉 |
| σ 8°, 고분자 전구체 2.4 → 4.5 | 160 | 7 | 59 | 21 | 보잉 |
| σ 8°, 반사 0 | 146 | 11 | 77 | 16 | 보잉 · 미개방 |
| σ 8°, 반사 1 | 161 | 4 | 25 | 23 | 보잉 경계 |
표에서 읽을 것은 이렇다. 마스크를 두껍게 하면 마스크 예산은 살지만 보잉 크기는 그대로다. 고분자 전구체를 늘려도 이 모델에서는 보잉이 줄지 않는다. 측벽 위쪽을 때리는 이온이 얇은 보호막을 벗겨 내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에서는 측벽 보호를 강화하는 가스(고분자를 잘 만드는 C₄F₆, 측벽에 산화물을 입히는 첨가 가스)가 보잉 대응으로 널리 쓰이지만, 그것도 이온이 측벽을 덜 때리게 하는 대응과 함께여야 효과가 크다. 결국 보잉의 뿌리는 측벽을 향하는 이온이고, 가장 직접적인 손잡이는 이온 각도 분포다.
| 원인 | 대응 | 대가 |
|---|---|---|
| 이온 각도 퍼짐 | 압력 낮추기(시스 안 충돌 줄이기), 바이어스 전압 높이기, 고주파 바이어스 | 라디칼 밀도 감소(ARDE·속도), 이온 에너지가 높아져 마스크 침식·손상 |
| 마스크 패싯 반사 | 두껍고 단단한 마스크(선택비 높은 탄소막, 도핑 탄소), 마스크 모서리 보호 | 마스크 증착·제거 비용, 마스크 종횡비 증가로 쓰러짐 |
| 측벽 보호 부족 | 고분자를 잘 만드는 가스, 측벽 산화, 증착·식각을 번갈아 하는 주기 식각 | 입구 막힘과 테이퍼(9장), 정지 위험 |
| 대전 | 펄스 플라스마, 저주파 바이어스, 전자 공급 | 속도 저하, 장비 복잡도 |
| 비대칭 (트위스팅) | 포커스 링으로 가장자리 시스 기울기 보정, 마스크 구멍 모양·배열 대칭화 | 소모품 관리, 설계 제약 |
타깃 파일
이온이 몇 도 퍼지면 허리가 부푸는가
기본 레시피(σ = 3°)로 EB-20을 시간 400까지 깎으면 보잉은 0이다. 측벽은 마스크 바로 아래 한쪽 2 nm쯤 넓어진 것 말고는 곧다(윗 폭 약 24 nm). 이온 각도 퍼짐만 8°로 키우면 같은 시간에 보잉이 약 6 nm, 위치는 산화막 윗면 아래 약 30~50 nm다. σ = 5°면 약 2 nm로 규격(3 nm) 안이고, σ = 10°면 약 10 nm에 마스크가 약 12 nm만 남아 마스크 규격(15 nm)까지 깨진다.
보잉이 시간 200 무렵에야 나타나는 것은 마스크 모서리가 깎여 패싯이 생기고, 패싯에서 튄 이온이 반대편 측벽 위쪽을 때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80 nm로 키우면 마스크 예산은 살지만 보잉은 그대로다. 스치는 이온을 측벽이 잘 튕겨 내지 못하면(반사 0) 보잉이 11 nm로 커진다.
그러므로 EB-20의 보잉 규격은 이온 각도 퍼짐에 대한 규격과 같다. 기본 조건의 σ = 3°에는 여유가 있지만 5°를 넘기면 위험하다. 압력이 오르거나 바이어스가 낮아지는 쪽의 조건 변경은 보잉부터 확인해야 한다.
핵심 정리
- 보잉은 측벽의 가운데가 바깥으로 휘는 결함이다. 보잉 = 최대 폭 − 윗 폭으로 재고, 위치는 최대 폭의 깊이다. EB-20 규격은 3 nm 이하다.
- 이온 각도 퍼짐이 크면 비스듬한 이온이 입구를 지나 곧 측벽 위쪽을 때린다. 마스크가 그 앞을 가리므로 측벽 타격은 마스크 바로 아래에 몰리고, 보잉도 거기에 생긴다.
- EB-20에서 σ 3° → 보잉 0, 5° → 약 2 nm, 8° → 약 6 nm, 10° → 약 10 nm. σ가 크면 마스크도 빨리 닳는다.
- 마스크 패싯에서 수직 이온은 입사각 φ로 맞고, 반사되면 수직에서 180° − 2φ 기울어 반대편 측벽에 닿는다. 패싯이 가파를수록 착지가 깊다.
- 측벽이 스치는 이온을 잘 반사하면 보잉이 준다. 반사된 이온은 측벽 대신 바닥으로 간다.
- 전자 그늘로 바닥이 양으로 대전되면 이온이 벽 쪽으로 휘어 측벽 아래쪽과 바닥 가장자리를 때린다. 펄스 플라스마와 저주파 바이어스가 대응이다.
- 좌우 비대칭은 트위스팅을 만든다. 어긋남은 대략 \(D\tan\delta\)로 깊이에 비례해, 고종횡비 식각에서 특히 문제다.
확인 퀴즈
EB-20 식각 조건을 바꾼 뒤 보잉이 0에서 6 nm로 늘었다. 가장 먼저 의심할 변화는?
마스크 패싯이 수평면과 75°를 이룬다. 수직으로 내려온 이온이 이 패싯에서 거울 반사되면 수직에서 몇 도 기울어 날아가는가?
같은 σ = 8°에서 스치는 이온의 반사 확률을 0으로 하면 보잉이 커진다. 이유로 알맞은 것은?
이온이 수직에서 0.2° 기울어 들어오는 비대칭이 있다. 깊이 160 nm 트렌치와 깊이 6 µm 채널 홀에서 바닥의 어긋남은 대략 각각 얼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