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

이온 소스

이온 주입기는 길이 수 미터의 진공 장치지만, 모든 것은 손바닥만 한 상자 하나에서 시작한다. 이온 소스다. 붕소를 넣고 싶으면 붕소를 품은 기체를 이 상자에 흘리고, 뜨거운 필라멘트에서 나온 전자로 기체를 두드려 플라스마를 만들고, 수십 kV의 전압으로 양이온을 빨아낸다. 여기서 나온 이온의 양이 장비의 생산성을, 이온의 종류가 다음 장 질량 분석의 일을 정한다. 이 장은 도핑 흐름의 둘째 단계 이온 만들기다.

원료: 도펀트를 품은 기체와 고체

이온 소스에 넣는 원료는 대부분 기체다. 붕소는 삼불화붕소(BF₃), 인은 포스핀(PH₃), 비소는 아르신(AsH₃), 저마늄은 사불화저마늄(GeF₄), 탄소는 일산화탄소(CO)나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를 쓴다. 기체가 아닌 원소는 고체를 오븐에서 데워 증기로 넣는다. 인듐이나 안티모니 같은 원소다. 어떤 원료든 이온 소스 안에서는 분자가 깨지고 이온화된다.

도펀트 기체 가운데 포스핀과 아르신은 맹독성이다. 그래서 고압 실린더 대신 기체를 다공성 흡착제에 붙잡아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으로 저장하는 용기를 많이 쓴다. 새어도 밖으로 뿜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이온 주입기는 고전압과 독성 기체를 함께 다루므로 소스 주변이 장비에서 가장 엄격한 안전 구역이다.

도펀트대표 원료원하는 이온함께 나오는 것
붕소 (p형)BF₃ 기체¹¹B⁺, ⁴⁹BF₂⁺¹⁰B⁺, BF⁺, F⁺, 다가 이온
인 (n형)PH₃ 기체, 고체 인³¹P⁺P₂⁺, PH⁺, H⁺, P²⁺
비소 (n형)AsH₃ 기체, 고체 비소⁷⁵As⁺As₂⁺, AsH⁺, H⁺, As²⁺
저마늄 (비정질화)GeF₄ 기체⁷⁴Ge⁺ 등다른 동위원소(70, 72, 73, 76), F⁺
탄소 (공동 주입)CO, CO₂ 기체¹²C⁺O⁺, CO⁺

무거운 분자 이온을 일부러 쓰기도 한다. BF₂⁺는 붕소 하나에 불소 둘이 붙은 이온이라, 같은 가속 전압에서 붕소가 받는 에너지가 전체의 11/49밖에 되지 않는다. 붕소를 얕게 넣으려는 요령이다. 같은 생각을 끝까지 밀면 붕소 원자 십여 개를 품은 큰 분자(클러스터) 이온이 된다. 이런 이온 하나로 붕소 여러 개를 한 번에, 각자 아주 낮은 에너지로 넣는다. 그 이야기는 5장과 7장에서 다시 한다.

플라스마 만들기: 열전자와 자기장

가장 널리 쓰여 온 소스는 아크 방전형이다. 원리는 형광등과 비슷하다. 금속 상자(아크 챔버) 안에 원료 기체를 낮은 압력으로 채우고, 한쪽 끝의 뜨거운 음극(텅스텐 필라멘트나, 필라멘트가 뒤에서 데우는 음극판)에서 열전자를 내보낸다. 음극과 상자 벽 사이에 수십~100 V 남짓의 아크 전압을 걸면 전자가 가속되어 기체 분자에 부딪히고, 분자를 깨고 이온화한다. 새로 생긴 전자도 다시 가속되어 같은 일을 한다. 이렇게 유지되는 방전이 아크 플라스마다.

아크 챔버 (양극, 몰리브덴·텅스텐) 음극(열전자 방출) 반사판(전자를 되돌린다) 전자: 자기장을 따라 나선 추출 슬릿 ↓ 이온 빔 B (소스 자석) 기체 주입
아크 방전형 이온 소스. 음극에서 나온 열전자가 아크 전압으로 가속되어 원료 기체를 이온화한다. 바깥의 소스 자석이 전자를 자기력선에 감아 나선으로 오가게 하고, 반대편 반사판(음극과 같은 전위)이 전자를 되돌려 보낸다. 이온은 챔버 벽의 슬릿으로 빨려 나간다.

문제는 전자가 너무 빨리 벽에 닿는다는 것이다. 전자 하나가 벽에 닿기 전에 기체 분자에 몇 번 부딪히느냐가 이온화 효율을 정한다. 그래서 챔버 밖에 자석을 둔다. 자기장 속의 전자는 자기력선을 감고 도는 나선을 그리므로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자기력선을 따라 오간다. 반대편 끝에 음극과 같은 전위의 반사판을 두면 전자는 양 끝 사이를 여러 번 왕복한다. 같은 상자 안에서 전자의 실제 비행 거리가 몇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아래에서 직접 확인한다. 음극에서 나온 전자 하나를 따라간다. 자기장을 0에서부터 올리며 전자의 궤적과 벽에 닿기까지의 비행 거리, 그동안 일어나는 이온화 횟수를 본다.

SIMULATOR

자기장이 전자를 붙잡는다

라머 반지름—
벽까지 비행 거리 (20개 평균)—
전자 하나당 이온화—
해볼 것: ① 자기장 0. 전자는 옆벽으로 곧장 흩어져 몇 cm 만에 사라진다. ② 자기장을 10 mT, 20 mT로 올린다. 라머 반지름이 몇 mm 이하로 줄고 전자가 자기력선을 감고 양 끝을 오간다. 비행 거리와 이온화 횟수가 몇 배로 는다. ③ 반사판을 끈다(벽과 같은 전위로). 전자가 반대편 끝에서 사라져 효과가 반으로 준다. ④ 압력을 올리면 충돌이 잦아져 이온화는 늘지만, 실제 장비에서는 기체가 추출 영역과 빔 라인으로 새어 나가 다른 문제를 만든다(6장).
전자 하나의 2차원 궤적. 100 eV 전자의 라머 회전을 자기력선 방향 운동과 겹쳐 그렸다. 충돌은 평균 자유 행로(상대 압력에 반비례)마다 무작위 방향 산란, 충돌의 40%를 이온화로 셌다. 전기장 분포, 에너지 손실, 공간 전하는 넣지 않았다. 크기와 횟수는 경향을 보이기 위한 값이다.

자기장을 10~20 mT 정도만 걸어도 100 eV 전자의 라머 반지름 \(r_L = m_e v_\perp/(eB)\)은 2~4 mm로 줄어든다. 챔버 높이(수 cm)보다 훨씬 작다. 전자는 자기력선을 따라서만 자유롭게 움직이고, 가로질러 벽으로 가려면 충돌로 한 반지름씩 옆으로 걸어가야 한다. 이 차이가 이온화 효율을 몇 배로 올린다. 이온은 무거워서 같은 자기장에서도 반지름이 수 cm 이상이라 전자만큼 붙잡히지 않는다.

소스의 수명음극은 뜨겁고, 플라스마의 이온에 두드려 맞고, 불소 같은 반응성 원소에 깎인다. 필라멘트가 플라스마에 직접 노출되면 금방 끊어지므로, 필라멘트를 음극판 뒤에 숨겨 음극판을 전자 충격으로 데우는 간접 가열형 음극이 많이 쓰인다. 불소 화합물 원료는 챔버 벽의 텅스텐·몰리브덴을 깎아 다른 곳에 쌓기도 하는데, 이렇게 떨어져 나온 금속이 빔에 섞이는 것이 금속 오염의 한 원인이다(15장).

분자는 조각난다

BF₃ 분자 하나에 100 eV 전자가 부딪히면 무슨 일이 생길까. 붕소와 불소의 결합이 하나 끊어져 BF₂⁺가 될 수도, 둘이 끊어져 BF⁺가 될 수도, 모두 끊어져 B⁺가 될 수도 있다. 불소만 떨어져 F⁺가 될 수도 있고, 전자 두 개를 잃어 2가 이온이 될 수도 있다. 붕소에는 질량 10과 11의 동위원소가 약 20 : 80으로 섞여 있으니 조각마다 두 질량이 있다. 결국 소스에서 나오는 빔은 질량이 다른 이온 수십 가지의 혼합물이다.

어떤 조각이 많은지는 아크 전력, 압력, 원료에 따라 다르다. 아크 전력을 올리면 분자가 더 잘게 깨져 원자 이온(B⁺) 비율이 늘고, 낮추면 분자 이온(BF₂⁺)이 많이 남는다. 그래서 같은 장비로 B⁺를 뽑을 때와 BF₂⁺를 뽑을 때 소스 조건이 다르다. 어느 경우든 원하는 이온은 빔 전류의 일부이고, 나머지는 다음 장의 자석이 걸러 버린다.

추출: 전압으로 이온을 빨아내기

아크 챔버의 슬릿 바로 앞에 음의 고전압을 건 추출 전극이 있다. 슬릿에 닿은 플라스마의 표면에서 이온이 전극 쪽으로 가속되어 빔이 된다. 이때 빔으로 뽑을 수 있는 전류에는 한계가 있다. 가속되는 이온 자신의 양전하가 전기장을 깎아 먹기 때문이다. 이온이 너무 많으면 뒤에 오는 이온을 밀어내는 전위 언덕이 생긴다. 평행판 사이에서 이 공간 전하 한계를 계산한 것이 차일드-랭뮤어 법칙(Child–Langmuir law)이다.

$$J_{\max} = \frac{4\varepsilon_0}{9}\sqrt{\frac{2q}{M}}\;\frac{V^{3/2}}{d^{2}}$$
\(J_{\max}\)는 뽑을 수 있는 최대 전류 밀도, \(V\)는 추출 전압, \(d\)는 슬릿과 전극 사이 간격, \(M\)은 이온 질량이다. 무거운 이온일수록, 간격이 넓을수록, 전압이 낮을수록 적게 뽑힌다.

여기서 \(V^{3/2}\)가 이 책의 첫 번째 큰 장애물이다. 붕소를 0.5 keV로 넣고 싶다고 추출 전압을 0.5 kV로 낮추면, 30 kV로 뽑을 때보다 전류가 \((0.5/30)^{1.5} \approx 1/460\)로 줄어든다. 간격을 좁혀 만회하려 해도 전극 사이 방전 때문에 한계가 있다. 저에너지 빔을 많이 얻기가 근본적으로 어려운 이유다.

또 하나, 플라스마 쪽에서 공급되는 이온의 양(플라스마 밀도로 정해지는 봄 플럭스)과 전극이 뽑을 수 있는 양(차일드-랭뮤어 한계)이 맞아야 빔이 곱게 나온다. 경계면, 곧 플라스마 메니스커스(Plasma meniscus)의 모양이 그 균형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두 양을 바꿔 본다.

SIMULATOR

추출 전압, 간격, 플라스마 밀도와 빔 모양

차일드-랭뮤어 한계—
플라스마 공급 (봄 플럭스)—
공급 ÷ 한계—
빔 퍼짐각 (추정)—
뽑힌 전류 (슬릿 1 cm²)—
해볼 것: ① 기본값(¹¹B⁺, 30 kV, 6 mm)에서 플라스마 밀도를 움직여 공급 ÷ 한계가 0.7 근처가 되게 한다. 메니스커스가 살짝 오목하고 빔이 가장 곱다. ② 밀도를 올려 비가 1을 넘게 한다. 메니스커스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빔이 벌어지고 전극을 때린다. ③ 밀도를 낮추면 메니스커스가 깊이 오목해져 빔이 한 점에 모였다가 다시 벌어진다. ④ 추출 전압을 0.5 kV까지 내린다. 한계 전류가 수백 분의 일로 떨어진다. 이때 곱게 뽑으려면 플라스마를 그만큼 묽게 해야 하고, 결국 빔 전류가 거의 남지 않는다. ⑤ BF₂⁺와 As⁺로 바꾼다. 무거울수록 같은 조건에서 덜 뽑힌다(\(\sqrt{M}\)에 반비례).
차일드-랭뮤어 식(평행판, 1차원)과 봄 플럭스 0.6·e·n·√(kTe/M)(Te = 4 eV)는 정확한 공식이다. 메니스커스 곡률과 퍼짐각은 두 플럭스의 비로만 정한 교육용 경향 그림이다. 실제 추출 광학은 전극 모양과 다단 전극으로 3차원 계산한다.

추출 광학을 맞추는 일을 퍼비언스 맞춤(Perveance matching)이라 한다. 장비는 아크 전력(플라스마 밀도), 추출 전압, 전극 간격을 함께 조절해 메니스커스를 최적 모양 근처에 둔다. 전극 간격을 움직일 수 있는 장비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원하는 최종 에너지와 상관없이 추출은 가능한 한 높은 전압으로 하고, 에너지는 뒤에서 다시 맞추는 쪽이 유리하다. 그 방법이 다음다음 장의 감속이다.

타깃 파일

TARGET DB-20타깃 파일 · 3장

붕소 이온을 어디서 얻나

DB-20의 붕소는 BF₃ 기체에서 나온다. 아크 플라스마가 BF₃를 깨면 ¹¹B⁺, ¹⁰B⁺, BF⁺, BF₂⁺, F⁺ 등이 섞여 나온다. 붕소를 0.5 keV로 넣어야 하는데, 추출을 0.5 kV로 하면 차일드-랭뮤어 한계가 30 kV 추출의 약 1/460로 떨어진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¹¹B⁺, 간격 6 mm로 계산하면 30 kV에서 약 230 mA/cm², 0.5 kV에서 약 0.5 mA/cm²다.

도즈 10¹⁵ cm⁻²를 300 mm 웨이퍼 한 장(약 707 cm²)에 넣으려면 이온 7×10¹⁷개, 전하로 약 0.11 C이 필요하다. 빔 전류 1 mA면 113초, 10 mA면 11초다. 0.5 kV로 직접 뽑은 빔으로는 이 전류를 얻기 어렵다. 선택지는 셋이다. 높은 전압으로 뽑은 B⁺를 웨이퍼 앞에서 감속하거나, 붕소 몫의 에너지가 작은 BF₂⁺(약 2.2 keV로 붕소 0.5 keV에 해당)를 쓰거나, 붕소 여러 개를 품은 클러스터 이온을 쓴다.

이 장에서 정한 것원료는 BF₃. 저에너지에서는 추출 전류가 V3/2로 무너진다. 10¹⁵ cm⁻² 한 장에 약 0.11 C.
아직 남은 문제여러 조각 가운데 ¹¹B⁺만 어떻게 골라내나.
다음 단계4장에서 자석으로 ¹¹B⁺(또는 BF₂⁺)만 고른다.

핵심 정리

  1. 원료는 BF₃, PH₃, AsH₃, GeF₄ 같은 기체나 고체 증기다. 포스핀·아르신은 맹독성이라 감압 저장 용기를 많이 쓴다.
  2. 아크 방전형 소스는 열전자를 아크 전압으로 가속해 기체를 이온화한다. 소스 자석과 반사판이 전자를 붙잡아 비행 거리를 늘린다.
  3. 분자 원료는 여러 이온 조각과 동위원소로 깨진다. 원하는 이온은 빔의 일부일 뿐이다.
  4. 추출 전류는 차일드-랭뮤어 한계 \(J \propto \sqrt{q/M}\,V^{3/2}/d^2\)에 묶인다. 저에너지로 직접 뽑으면 전류가 급격히 준다.
  5. 플라스마 공급과 추출 한계의 균형(퍼비언스 맞춤)이 메니스커스 모양과 빔 퍼짐을 정한다.

확인 퀴즈

아크 소스 바깥에 자석을 두는 주된 이유는?

전자의 라머 반지름은 10 mT 안팎의 자기장에서 수 mm로 줄어 옆벽으로 가지 못하고 자기력선을 따라 오간다. 비행 거리가 늘어 이온화가 는다. 무거운 이온은 거의 휘지 않는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추출 전압을 40 kV에서 10 kV로 낮추면 차일드-랭뮤어 한계 전류는?

\(J \propto V^{3/2}\)이므로 \((10/40)^{1.5} = (1/4)^{1.5} = 1/8\).

같은 추출 조건에서 ¹¹B⁺ 대신 ⁷⁵As⁺를 뽑으면 한계 전류는 대략?

\(J \propto 1/\sqrt{M}\)이므로 \(\sqrt{11/75} \approx 0.38\).

플라스마 밀도를 지나치게 올려 공급이 추출 한계를 넘으면?

추출이 공급을 다 받아 내지 못하면 플라스마 경계가 전극 쪽으로 볼록하게 밀려 나와 발산하는 렌즈처럼 동작한다.